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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지적 작가 시점 Jun 02. 2022

우리 집 댕댕이는 양발잡이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도 양발잡이라던데... 코코도?

나는 강아지를 무척 좋아한다.

결혼하고 첫째가 태어날 때까지도 나는 딸기와 걸구라는 강아지 2마리와 함께 살았었다.

육아 문제로 강아지들은 속초 친가로 보내졌고, 그 후로는 아들 셋 육아로 반려견이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


아들 3호가 4학년이던 2020년 6월, 우리 집에 변화가 찾아왔다.

강아지 키우면 모든 뒷바라지가 다 자기 일이 된다며 극구 반대하던 아내가 반려견 입양 카페에 가입을 했다. 이제 아이들에게 손이 덜 가서 강아지를 키워볼까 생각한다면서 말이다.


카페에서 우연히 1년 된 비숑을 입양 희망한다는 글을 발견했다. 그날 밤 잠깐 보러 간다고 방문했을 뿐인데, 그날이 바로 코코 생일이 되어 버렸다.

보자마자 우리 집 가족인 양 반기는 그 녀석이 마음에 들었다.


- 가능하면 지금 바로 데려가셔도 돼요.


하시는 주인 분의 말씀에 따라 우리는 강아지 집도 료도 없이 덜컥 코코를 데려오고 말았다.

2020년 6월 처음 우리 가족이 된 날 / 아이들이 뚝딱 만든 임시 하우스

그렇게 큰아들 1 + 아들 3 + 코코까지 아들 다섯(?)이 되어버렸고, 아이들이 커서 절간이 되어 가던 우리 집에는 다시 대화의 장이 펼쳐졌다.

센스쟁이 둘째가 평소 강아지 키우게 되면 생각한 이름이 있다고 해서 코코로 바로 개명을 했다.


- 아빠, 개들은 손 흔드는 건 싫어한대. 살짝만 얹으래. 자, 코코, 손!

- 엄마, 개들은 사람한테 기대면 신뢰한다는 거래.

- 자기, 코코 똥! 등등... 온통 강아지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개훌륭, 동물농장 같은 프로그램도 열심히 챙겨 보면서 개 교육에 진심 가족이 되어 갔다.


그러던 중... 이상한 점 발견!

수컷스럽게(?) 마킹을 하는데, 어떤 때는 왼발을, 어떤 때는 오른발을 들고 마킹을 하는 거다.

진행방향에 따라 한 쪽으로 하나 보다 생각하고 자료를 찾아보니 개도 오른발잡이, 왼발잡이가 있다는 거다.

진행방향이 바뀌어도 지탱하는 발은 똑같았다.(스펀지 애니멀포유 캡처)

흥미로웠다.


코코가 틈틈이 마킹하는 순간을 캡처했다.

왼발로 지탱하고 오른발 들고 마킹(왼발잡이)
오른발로 지탱하고 왼발 들고 마킹(오른발잡이)


헐... 우리 집 코코는 천재 강아지 아닐까?

양발잡이인 거다!!


나 혼자 개(?) 흥분했다.

평소 비숑일 때와 미용했을 때, 빡숑일 때 얼굴이 너무 달라 신기했는데, 양발잡이라는 게 더 대단해 보였다.

미용 전 후
헤어 스타일(?)에 따라 얼굴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손흥민처럼 세계적인 축구스타는 양발잡이가 많던데, 우리 코코도 양발잡이여서 그렇게 잔머리가 뛰어난가 보다 하고 자뻑하는 요즘이다.


- 오른손, 왼손, 빵 하면 죽은 척은 기본이고,

- 간식 놓고 기다려하면 몇 분도 기다리고,

- 축구하는 아들 2호가 헤더로 공 밀어주면 되받아 밀어주는 티키타카도 하고,

- 쓰레기통 뒤지다 걸려서, 이 놈~ 하면 뭔가 잘못을 뉘우치고 켄넬에 들어가 불쌍한 척하거나,

- 사료 다 먹고 나서 응가하면 간식을 주니, 요즘은 사료 먹은 다음 간식 하나 얻어먹고 한 템포 쉬었다가 응가해서 간식을 하나 더 얻어먹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한다.  


우리 집 코코는 남들이 뭐라 하든 내 마음속의 월드 클래스 천재 강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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