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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지적 작가 시점 Jun 30. 2022

우리 집 댕댕이는 장수할 예정이다.

정체 모를 냄새 때문에 수사를 시작했다.

코코가 우리 가족이 된 이후, 우리 집 쓰레기통은 모두 사라졌다. 정확히는 코코 발이 닿지 않는 높은 곳으로 이동시켰다.

가끔 혼자 남겨졌던 코코가 걱정되어서 일을 마치고 얼른 집에 오면, 널브러진 쓰레기통으로 개판(?)이 되어있던 집 때문에 걱정이 역정으로 바뀌곤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쓰레기통 이동 프로젝트를 마친 후, 우리 집에는 평온이 찾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주지도 않은 생선 냄새가 코코 입에서 풍겨왔다.

어디 아픈 건가? 토했나? 아니면 개 버릇(?) 남 못준다더니 쓰레기통을 또 뒤져서 생선을 훔쳐먹었나?

냄새 출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일단, 입 냄새를 맡고, 입 주변을 살폈다. 음식의 흔적을 찾기 위해.

냄새 외에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쓰레기통 뒤진 흔적은 없다.


- 자기! 혹시 코코한테 생선 줬어?

- 아니.


- 얘들아 혹시 코코한테 생선 준 거 있니?

- (셋 모두) 아니, 없어~


음, 분명히 냄새는 나는데... 각 방 수색을 시작했다. 안방, 아들 1호 방, 아들 2, 3호 방...

물증이 없다.

그러면 거실... 에 있...

헉! 거실에 있었다.


내 비타민 팩을 훔쳐 먹은 거다.

포장을 뜯어서는 그중에서 오메가-3 캡슐만 골라서 빼먹었다.

내 독사 같은 눈빛을 보고 켄넬로 숨어 들어가는 코코를 불러냈다.


- 이리 나와~~

- 이거 먹으면 돼? 안돼? 응? 이거 아빠가 먹는 건데 훔쳐 먹으면 어떻게 해? 다음부터 먹지 마~ 알았어? 알았냐고?


알아듣든 말든 일단 타일렀다. (미안한 기색을 보이는 거 보니 알아들은 건가??)

(3단 콤보 사진) 사람처럼 말을 하는 것 같다.
- 이거 먹으면 돼? 안돼?
1. 그게 아니라...
2. 죄송합니다.
3.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화난 상사에게 결재를 받으라는 심리학적인 이야기가 있다.

화를 낸 다음에는 미안한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오히려 화난 다음에 결재를 받으면 승인이 잘 된다는 말이다.


나 또한 코코에게 뭐라 해 놓고는 마음이 안 좋았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역시 양발잡이 우리 집 코코는 똑똑하다. 그 어려운 포장을 뜯고, 수많은 비타민 중에서 자기 몸에 좋~은 오메가-3만 쏙 골라서 빼먹었으니 말이다.

반려견이 사람보다 먼저 생을 마감해야 한다는 현실이 가끔 마음에 걸리곤 했는데, 우리 코코는 장수할 거다.

몸에 좋은 오메가-3를 벌써 몇 개나 절도해 드셨는지 모른다.

식약처 기준 오메가-3의 기능성은 혈중 중성지질 개선, 혈행 개선, 기억력 개선, 건조한 눈을 개선하여 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 후 체중에 맞춰서 적정량 오메가-3를 간식으로 주곤 한다.


코코야~ 오래 살자~~


https://brunch.co.kr/@10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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