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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다 May 19. 2023

기회는 아직도 뛰고 있는 사람에게 슬며시 말을 건다

그러니 우리는 지속을 해야만 한다








좋은 기회라는 건 언제쯤 찾아올까?

어쨌거나 한 분야에서 꾸준히 3년쯤은 발을 담그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힘들지 않게’ 3년을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


사실 위대한 예술가들이 얼마나 배고프고, 고되게 예술을 했는지에 대한 일화는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들은 배수의 진을 치고 작품 활동에 전념했고,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을 때까지 자신을 몰아세워 오직 예술만 바라본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도박이라면 도박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도박에 성공한 예술가들만을 기억한다.

나라면 어떨까. 어떤 일을 하는 데에 있어서 배수의 진을 치고, 벼랑 끝까지 몰아세워 높은 경지에 올라서는 일 말이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과연 그만큼 몰아세운다고 높은 경지에 오를 수가 있느냐’는 것이겠지만, 정말 길게 잡으면 몇 달쯤은 버텨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다음은?


아마 나를 이렇게나 고되고 힘들게 만든 예술을 한동안 쳐다도 보고 싶지 않을 것 같다. 결국 지름길을 가려다 결국 더 돌아가버린 꼴이 되어버린다.



지속력을 기르려면 자주 굴러 떨어져야 한다

그래서 요즘은 ‘지속을 어떻게 쉽게 지속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반복하고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우선 ‘버틴다’는 생각 자체를 버리는 것이다. ‘버틴다’는 건 사실 끝이 있기에 가능한 말이 아닐까.

오래 지속되는 버팀의 끝은 포기하거나, 끊어지거나 둘 중 하나다. 물론 그 끝에 어떤 깨달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버티는 건 결코 지속이라 할 수 없다.


운동으로 생각하자면, 처음엔 힘이 들어도 점차 체력이 늘면서 지속할 수 있는 한계점이 높아진다.

1~10까지의 단계가 있는데 처음을 10부터 시작하면 안간힘을 다해 버티게 된다. 그리고 얼마 못 가 포기하거나, 끊어지게 된다. 10부터 시작하는 게 단순히 지름길로 보여도 분명 한계가 있는 길이다.


그러니 1에서부터 지속력을 기르며 아주 천천히 올라가야만 한다. 힘들게 4까지 왔는데, 예상치도 못 하게 다시 1로 주저앉을 수도 있다. 아니, 생각보다 훨씬 자주 굴러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분명 다시 4로 오르는 건 처음보다 훨씬 빠를 것이다.


1에서 10으로 가는 게 어렵고 오래 걸리는 이유는 끊임없이 굴러 떨어지기 때문이다. 1 다음은 2, 2 다음은 3 이아니라, 4쯤 왔는데 1로 굴러 떨어지고, 6 정도 왔는데 2로 굴러 떨어지는 걸 계속 반복한다. 지속력을 기르며 천천히 올라가는 건 정말이지 오래 걸리는 일이다. 어쩌면 평생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대신 그 끝이 없어 지속이 가능하다.


10만큼의 기회가 말을 건다면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창작을 하는 걸 1이라고 생각한다면, 일정한 수준의 창작을 주기적으로 해내면서 돈을 버는 걸 10이라고 생각해 보자.

주마다 정기적으로 웹툰이나, 칼럼, 글을 기고하는 창작노동자들이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튼튼한 지속력이 있었기 때문이다.(물론 마감이라는 데드라인이 덕분에 지속적인 창작이 가능한 것도 무시할 순 없다.) 10의 경지까지 올라가려면 그전에 지속력을 10으로 만드는 부단한 노력, 반복, 실패를 거듭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기회는 아직도 뛰고 있는 사람에게 예고도 없이 다가와 슬며시 말을 건다. 기회가 다가왔을 때 놓치지 않으려면 믿을 건 그동안 쌓아온 체력밖에 없을 것이다. 기회가 찾아왔을 때 체력을 쌓으려 하면 기회는 이미 저만치 멀어진다.


그러니 우리는 지속을 해야만 한다.

지속을 해야 기회를 만날 수 있고, 지속을 해야 체력을 쌓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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