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1년 차입니다
SNS에 섬유탈취제품 하나가 소개됐다. 정확히는 향기와 섬유탈취 효과가 합쳐진 제품이었다. 이 제품은 천연향균 99.9%, 탈취력 99.6%, 알레르기 유발물질 0%, 오래 지속되는 향기를 특징으로 한다. 하지만 시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대기업 제품이 팔리고 있고 비슷한 성능의 섬유탈취제품도 다수 존재했다. 이 회사는 어떻게 마케팅했을까?
'니즈 needs’와 ‘원츠 wants’라는 마케팅 용어가 있다. 물건을 넣을 때 필요한 가방은 니즈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불편함을 해소하는 기능 제품이다. 그런데 할리우드 스타들이 들고 다니는 고가의 명품 가방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같은 기능을 제공하지만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원츠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명품들은 전형적인 원츠 제품이다.
여러분이 섬유탈취제로 사업을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현재 섬유탈취제는 비슷한 성능의 니즈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기능이 비슷하니 브랜드·디자인·스토리와 같은 추가적인 속성을 넣어 원츠형 제품으로 차별화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 가치는 하루아침에 만들기 어렵고 디자인은 고객마다 취향이 다르고 스토리는 만들어도 알리기가 쉽지 않다. 특히 스타트업에게는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 주로 큰 기업들이 진행하는 방식이다.
스타트업은 가급적 명확한 니즈 제품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기술혁신을 통해 남들이 따라할 수 없는 니즈 제품을 만들면 좋겠지만 새로운 고객 니즈를 찾는 노력으로도 가능하다. 사례 제품으로 그런 방법을 생각해 보자.
첫째, 목표고객을 찾는다. 먼저 기존 제품의 사용고객에서 찾아보자. 기존 섬유탈취제를 사용하면서 불편·불만을 느끼는 고객들이 있는지 살피는 것이다. 또 기존 제품의 비사용고객도 찾을 필요가 있다. 섬유탈취제를 사용하지 않는 고객군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들에게 섬유탈취제의 필요성을 느끼게 할 수 있다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사례 제품의 경우 젊은 흡연 남성에 주목했다. 이들은 평소 섬유탈취제를 사용하지 않는 비고객군이었다.
둘째, 고객 불편이 무엇인지 알아내자. 불만족을 가진 고객들의 이유를 찾으면 개선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 비사용고객군이라면 왜 사용하지 않는지 또는 제품이 필요한 상황이 언제일지 생각해 보자. 젊은 흡연 남성은 담배 냄새로 인해 여자친구의 불평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향수를 뿌려봤지만 오히려 담배 냄새와 섞여 더 이상해진다. 무언가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셋째, 해결책을 제시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라. 사례 제품은 담배 냄새를 없애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거기다 이름을 OO퍼퓸이라 정해 향수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SNS에는 젊은 여성들이 담배 냄새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OO퍼퓸 향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보여주는 동영상을 올렸다. 젊은 흡연가들이 환호했다. 갑자기 이 제품이 필요해졌다. 원츠 제품이 니즈 제품으로 바뀐 것이다.
이미 제품이 존재하고 있는 시장에 새로 진입할 때 생각해 볼 만한 전략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창업가들에게!
서울경제신문 절찬 연재 <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전격 출간!!
「스타트업 1년 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