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천미르 Dec 26. 2019

저 달에는 당신이 있을까요?

<23번째 커버곡>

Over the Moon - The Hues




더 이상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자꾸 기억에 남는 사람.

함께하는 동안 소중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줬고, 힘든 순간 나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존재.

그런 사람이 이제는 곁에 없다는 사실이 한없이 슬프지만, 내가 없는 그 사람의 미래에 행복을 빌어주고 싶은 마음.

배신감, 절망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아닌 소중함, 고마움과 같은 긍정적인 마음이 더 크게 남아있는 그 사람.

지금의 나를 있도록 만들어준, 나를 성장시켜 준 당신이 참 그리운 밤이다.


당신과의 이별 후 여러 사람을 만나봤지만, 그 어떤 사랑도 당신의 사랑 같지 않네요.

그 어떤 순간도 당신 옆에서 경험한 순간 같지 않아요.

아직도 당신을 잊지 못한 것이겠죠.

저기 떠 있는 밤하늘의 달, 저편에 당신이 있을까요?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당신이 기다리는, 하늘에 외로이 떠있는 달이 아닐까요?

당신이 나에게 준 모든 기억들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아름답기에 더더욱 당신이 그립고, 잊을 수 없는 것이겠죠.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준 당신을 추억하게 만드는 달이네요.



미운 감정 하나 없이, 끝까지 고마운 감정만이 남아있는 그런 이별을 경험한다는 것은 정말 흔치 않은 소중한 경험일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은 언제까지나 가슴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 사람을 잊고, 새롭게 출발하기란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힘든 법이다.

이 곡의 화자가 바로 그 순간을 걸어가고 있지 않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서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어쿠스틱 기타와 공허한 마음을 대변하는 듯 저 멀리서 들려오는 한음한음의 피아노 소리.

가슴 깊은 곳에서 서서히 차오르는 눈물 같은 *관악기와 쓸쓸한 옆자리를 스쳐가는 차가운 바람 같은 *현악기.

거기에 쏟아질 것만 같은 눈물을 참아내며 말하는 듯 한 보컬의 표현까지 어느 것 하나 분위기에 이질적인 것이 없는, 참 아름답게 슬픈 곡이다.

감정이 고조되고, 모든 악기들이 합쳐지는 자칫 오버스러울 수 있는 하이라이트에서도 시작부터 이어온 서정적인 분위기를 잘 잡아내고 있다.

과하지 않은, 진짜 이별을 경험한 사람의 속마음을 표현한 것 같은 현실감 있는 표현이 이 곡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차오르는 눈물 같은 곡'이라 하고 싶다.


*어쿠스틱 기타 : 금속 줄을 사용하는 통기타, 포크기타를 포함하는 기타의 총칭으로 나일론 줄을 사용하는 클래식 기타와는 음색이 다르다.

*관악기 : 금속·나무·대 등의 관을 입으로 불어서 관 속의 공기를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악기.

*현악기 : 현(줄)을 사용하여 음을 내는 악기.


치밀어 오르는 슬픔을 참을 때,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지로 억눌러 잠시 괜찮은 듯 하지만 이내 터져버리는 모습이 상상되는 곡 후반부가 너무나도 인상적이다.

감정이 터져 나오는 2절의 *코러스 뒤에 잠시 동안의 정적과 같은 *브릿지를 배치하고, 곧이어 다시 한번의 코러스로 마무리 짓는 곡 후반부의 구성이 앞서 말했던 느낌을 정말 잘 표현했다.

또한, 가사 중 'but loving her ain't like loving you'라는 문장은 곡의 멜로디와 어우러져 너무나도 서글픈 문장이 되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새로운 인연들이 있지만, 소중했던 그 사람을 잊지 못해 아무도 받아들일 수 없는 마음을 표현한 가사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곡이다.


*코러스(Chorus) : 노래의 끝이나 중간 부분에 같은 멜로디를 반복해서 부르는 부분 (=훅, Hook)

*브릿지(Bridge) : 훅과 벌스를 이어주는 구간


이 곡의 주인공 더 휴스(The Hues)(The Hues)는 두 명의 *버클리 음대 졸업생이 결정한 포크 밴드로, 아직까지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컨트리 음악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테네시 주, *내슈빌 출신의 밴드로 그들의 출신지답게 7,80년대 스타일의 포크 사운드를 뽐낸다.

오늘 소개한 'Over the Moon'은 그들의 첫 번째 *EP앨범 [Blue-Tangerine]의 수록곡이다.

그들은 아직까지 정식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하지 않은 만큼, 정식적인 데뷔가 사뭇 기대되는 듀오이다.

컨트리 팝, 포크, 어쿠스틱 사운드를 좋아하는 리스너라면 주목할만한 아티스트라 생각된다.


*버클리 음대(Berklee College of Music) :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세계 최대의 사립 음악대학.

*컨트리 음악 : 미국의 산간과 초원 지대를 배경으로 한 백인들의 삶이 녹아있는 음악.

*내슈빌(Nashville) : 미국 테네시주의 주도,  미국 독립운동 장군인 프랜시스 내시(Francis Nash)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EP : '싱글판'이라고 불리는 한 면에 한곡만이 녹음 가능한 레코드, 싱글 음반과 정규 음반의 중간에 위치하는 음반을 가리킨다.



 'over the moon'은 '황홀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표현이지만, 곡을 가만히 듣고 있자면 개인적으로 '저 달에 가면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의 발은 땅에 머물러 있기에 그 사람이 있는 달로 갈 수 없는 현실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서글픈 마음이 곡의 멜로디와 함께 밀려들었다.

누군가가 그립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증거이다.

자신의 사랑의 크기를 알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별을 하고 나서야 알 수 있는 서글픈 증거.

그 사랑의 증거가 여기 이 곡에 스며들어있다.




P.S. 그리운 누군가를 생각하는 그대에게

매거진의 이전글 한 걸음, 그 위대한 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