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좋은 카페 1_경주 테라로사
경치가 좋은 카페는 많으나 책 읽기 좋은 카페는 의외로 드물다.
적절한 소음과 조명, 공기와 온도, 거기에 편안한 의자와 탁자가 딱 맞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의자와 책상 그리고 의자와 책상의 높이에 민감한 나는, 여태까지 수많은 카페를 다녔지만 '책 읽기에 딱 좋은' 카페를 만나본 적이 드물다.
물론 카페의 용도가 독서의 장소는 아닌 만큼 많은 것을 까다롭게 따질 수는 없지만 가끔, 아주 우연히, 저절로 책을 읽고 싶은 곳을 만날 때가 있다.
그리고 마침 책이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고.
경주에 갔다. 카페 검색 중 테라로사 한옥 카페가 오픈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카페 건설 중에 무덤이 발견돼 발굴 작업이 이어졌다니 호기심이 더했다. 황리단길에서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즐거운 마음으로 향했다.
"와우!"
한옥 한 동이 아니었다. 규모에 놀라고 뷰에 또 놀라고...
뒤편으로 돌아가니 툇마루가 있었다!
무덤이 보이는 툇마루라니!
벽에 기대앉아 파란 하늘과 둥둥 떠 있는 구름과 비현실적으로 덩그러니 놓인 무덤과 뜬금포처럼 서 있는 나무까지, 평화 그 자체였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사람도 별로 없어서(주말에는 아침부터 북적거린다) 그야말로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같이 간 이와 아무 말하지 않고 한참을 멍하니 풍경과 바람을 만끽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마침 가져간 책이 정세랑 작가의 설자은 시리즈였다.
설자은 시리즈는 신라 탐정 설자은이 신라 시대 금성을 배경으로 활약하는 미스터리 탐정 수사 소설로 역사와 추리, 수사를 결합한 흥미진진한 시리즈 물이다.
1권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와 2권 <설자은, 불꽃을 쫓다>가 출간되었고 3권이 예정이라는데 언제 나올지 미정이란다. (빨리! 빨리 3권을 주세요!)
경주에서 통일신라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읽으니 소설 속 이야기에 더 깊이 빠져드는 것도 같고, 뭔가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건 착각이었을까?
주차는 1시간 30분이 무료인 걸 보니 "머무는 시간은 최대 1시간 30분이어요~" 하고 은근히 권하는 것 같았다.
손님 많은 주말엔 1시간 30분도 충분할 것 같다.
하지만 손님이 적은 평일에는 조금 더 있었도 되지 않을까나?
풍경이 너무 좋아 은근슬쩍 엉덩이를 더 붙이고 앉아 있고 싶은 곳이다.
특히 툇마루에서 벽에 기대고 앉아 있으면 책을 읽다 하늘 한 번 보고, 바람 한 번 느끼고, 스르륵 잠이 들 것 같다.
이런 곳을 검색한 나 자신을 칭찬하며 다음에 경주에 가면 꼭 다시 들러야지, 다짐씩이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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