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접산역>

하늘에 계신 어머니가 오실 역

by 꺼벙이



시인 이일권이 처음으로 시집을 냈다.

육십은 넘었고 곧 대학에서 정년퇴직한다.

책을 낸 것은 처음은 아니지만 시집은 처음이다.


시집을 우편으로 받고 눈으로 대충 훑었다.

눈에 띄는 건 어머니이고 그리움이었다.

시인에게 전화를 하고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부끄러웠다.

시인 이일권이 가진 그리움의 원형은 어머니였다.


오늘은 천천히 다시 읽었다.

며칠 전부터 보던 <다르마키르티의 인식론평석/종교론>을 잠시 덮어야겠다.

<접산역>을 읽은 후 봐야 할 시집이 두 권 더 있기 때문이다.


안양 대림대 미래자동차과 교수, 어릴 때부터 글을 썼다고 한다.

어릴 때 시인이 살던 집은 작은 개울 넘어 영월광업소 갱도가 보이는 접산에 있었다.

한국전쟁 때 심한 부상을 입은 아버지, 생계를 책임진 어머니, 배움을 접고 일을 해야 했던 어린 큰누이.

어린 시인은 강냉이밥으로 하루 두 끼를 먹고 접산과 놀았다.

고생하신 어머니는 병으로 시인이 초등학교 입학 하기 전에 접산을 넘으셨다.

하늘이 무너져 슬픔이 접산을 덮었지만 시인은 접산에 의지하였다.

접산은 언제가 돌아와 그만의 세상, 아니 어머니와 함께할 세상을 만들어야 희망이 되었다.


시집을 읽으며 연필로 낙서를 하였다.

접산은 시인에게 어린 시절 결여를 채워준 어머니다.

접산은 시인의 영혼이 편함을 얻는 어머니의 자궁이다.
세상에 없는 접산역은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가 아들과 손주를 보기 위해 오실 역이다.

시인이 어머니를 마중하여 기쁘게 만날 역이 접산역이다.


시집 <접산역>

1부 접산역 /2부 자유 /3부 밥 한 그릇의 행복 /4부 해운대 도꼬마리 /5부 세상은 희망 등으로 꾸몄다.

해설은 시인 공광규가 맡았다.



접 산 역


억새들이

서로 몸 비비며

뜨겁게 사랑하는 접산


손주 그리운 할머니의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나는 접산


어린 날 추억 내음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넘실넘실 춤추는 접산


접산에 접산역이 생겨

세상에 가장 느린 기차 들어와

꿈결 같은 기적소리 울리며

아름다운 역사 지키고 있다


세상의 온갖 이야기 싣고

(시 '접산역'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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