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평론

by 백경

*스포주의

영화는 시작부터 혁명의 깃발을 치켜든 운동가들의 격렬한 외침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밥 퍼거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페르피디아 베벌리힐스(테야나 테일러) 등 동료들이 모인 조직은 ‘프렌치75’. 그들은 정부를 혁명의 이름으로 공격하고, 이민자들을 풀어준다. 한 장면에서 페르피디아는 현장에서 잠들어 있던 스티븐 록조 대령(숀 펜)을 깨워 모욕하고 도망친다. 이 순간부터 세 인물의 얽히고설킨 악연이 시작된다. 감독은 곧 시간을 16년 뒤로 이동시키며 이 관계를 더 큰 무대로 펼쳐낸다.


겉으로는 정부와 반정부 세력의 대립을 다룬 듯 보이지만, 영화의 중심에는 아버지와 딸의 서사가 놓여 있다. 초반부, 운동가들의 폭력적인 장면과 동시에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이민자들을 통제하는 방식이 교차로 보여진다. 이 거대한 사회적 대결 구도 속에 밥과 그의 딸 윌러 퍼거슨(체이스 인피니티)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영화는 정치적 드라마이자 동시에 가족 서사로 확장된다.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는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표현한다. 마지막에 펼쳐지는 차량 3대의 추격씬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폭발하는 이미지와 박진감 넘치는 연출 속에서 “감독이 완전히 미쳤다”는 감탄이 절로 터져나온다. 여기에 조니 그린우드의 음악이 결합되면서 장면은 단순한 액션을 넘어 압도적인 영화적 체험으로 변모한다.


엔딩 크레딧이 흐를 때 문득 질문이 떠오른다. 이 영화는 현재 미국 사회의 초상을 비추는 것일까? 혁명과 권력, 이민자와 배제,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가 겹쳐지며 남는 여운은 묵직하다. 무엇보다 숀 펜의 연기는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