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모두 경험하는(또는 경험할) ‘불안’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제가 가져온 책은 알랭 드 보통의 책 《불안》입니다.
불안에 대해 말하는 책, 영상들은 아주 많습니다. 전부 다 좋은 얘기들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책을 가져온 이유는 한국에 너무나도 잘 들어맞기 때문입니다.
바로 시작해보겠습니다.
불안이란 뭘까요? 여러분들은 불안이 뭐냐고 물어보면 어떻게 답하시나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 뭔가 안 좋은 느낌으로 두근대는 마음?
저자는 불안을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성공 기준에 못 미칠까 두려워하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즉, 나의 기준이 아니라 세상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기 때문에 불안이 촉발된다는 거죠.
동의하시나요?
더 나아가 불안해지는 이유 5가지를 보여줍니다.
1. 기대의 상승
2. 능력주의
3. 속물근성
4. 사랑/인정의 결핍
5. 의존과 취약성
해결 방법으로 5가지도 제시합니다.
1. 철학
2. 예술
3. 정치/제도
4. 종교
5. 보헤미안
전부 다룰 순 없으니 몇 가지만 집어보겠습니다.
말 그대로 ‘기대가 높아진다’입니다. 주변의 성공담, “누가 어디 취직했다”, “못해도 이 정도는 해야지” 같은 말들이 우리의 기대를 높입니다. 사실 기준은 그보다 낮은 경우가 허다한데, 왜 우리 주변은 잘나가는 말과 상황만 보이고 들릴까요?
SNS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그 안에는 행복한 장면들만 끝없이 흐르고, 알고리즘은 그것을 더 보이게 합니다. 실제로 안 좋은 것도 많지만 우리는 희망하는 장면에 길들여집니다. 밤늦게도 손가락은 스크롤을 멈추지 못하고, 남의 좋은 소식 앞에서 내 하루가 조금 초라해지는 그 작은 떨림이 가슴 안쪽을 건드립니다.
그 결과 직업·급여·결혼·육아·노후까지 기대치가 매 순간 존재하고, 어느새 “이 정도도 못하면 낙오자, 패자”라는 말이 우리를 스칩니다. 불안해지는 이유입니다.
능력주의에 관한 책은 아주 많습니다.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도 능력주의의 문제점을 고발한 책이죠.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서 능력주의는 조금 왜곡된 방식으로 체감되곤 합니다(이 부분은 이번 주제와 다르니 다음에 더 다루겠습니다).
능력주의의 핵심 문제는 승자와 패자를 나눌 때 패자에게 과도한 질타가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능력주의 안에는 ‘노력’이 자동으로 들어가 있으니 시험에서 떨어지면 노력 부족이 됩니다. 그래서 낙인이 찍히고, 승자에게는 과도한 보상이, 패자에게는 과한 폄하가 따라옵니다.
결과만 보게 되는 사회에서 문은 좁습니다. 문은 늘 한 칸뿐이라 우리는 그 앞에서 서로의 숨소리까지 경계합니다. 합격의 환호는 하나뿐이고, 나머지 아흔아홉의 침묵은 기록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당연히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해법으로 들어가봅시다.
벌써 진부하게 들릴 수 있지만, 중요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철학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나의 기준을 잡는 일’입니다. 내 기준이 정확하면 흔들리지 않습니다. 철학의 힘은 남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게 되는 것이죠.
드 보통은 철학(스토아를 포함한 여러 전통)의 관점을 통해, 타인의 판단을 이성으로 바라보고 내적 기준으로 자신을 판단하라고 제안합니다. 말이 어렵게 느껴지시나요? 결국 “스스로 생각해 자신의 기준을 세워라”는 뜻입니다. 내 안의 잣대를 세우는 일은 요란하지 않지만, 한 번 세워지면 세상의 소음이 조금은 멀어집니다.
정치는 사회가 누구에게 지위를 주고 무엇을 존중할지를 결정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쉽게 말해 배분과 존중의 문제죠. 현대 사회에서 부·성과는 능력의 증거로 여겨지고, 우리는 지위가 능력에 맞게 배분된다는 믿음을 갖습니다. 지위·직업에 맞는 존중 분위기도 존재해 우리는 알게 모르게 낮게 혹은 높게 평가하고, 그 생각에 맞게 상대를 대합니다.
드 보통이 말하는 정치/제도 해법은 비교의 룰 자체를 손보자는 제안입니다. 단지 돈을 옮기는 문제가 아니라, ‘존중받을 가치’의 기준(교육, 미디어, 상징·의례 등 사회적 보상 체계)을 바꾸어 지위의 근거를 재설계하자는 것입니다. 이 제안은 호흡을 길게 고르게 합니다. 나 하나의 의지만으로 버티던 세계를 넘어, 서로가 서로의 무게를 조금씩 덜어주는 방향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좋은 방법이면서도 동시에 어려운 방법입니다.
이 책의 큰 줄기는 결국 남의 시선입니다.
인간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라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고 인정 욕구가 따라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남을 밟고 올라가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구조가 작동하고, 모두는 치열한 경쟁에 참여합니다. 승자와 패자만 있는 세상에서 ‘불안’은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어떤가요? 불안은 어렵고, 해법은 더 어렵습니다. 그래도 가능한 실마리는 있습니다. 내 기준을 세우는 일(철학)과 룰 자체를 함께 손보는 일(정치/제도) — 이 두 축을 기억하면, 우리는 조금 덜 흔들릴 수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다루지 못한 부분도 중요하고, 좋은 내용입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