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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장 May 20. 2024

금주하니 아쉬운 것들

100일금주일기

금주 99일 차에 쓰는 100일 금주일기

6. 금주하니 아쉬운 것들 (정신적 여유를 찾기)

 

100일 금주 일기를 쓰기 전에는 금주하니 아쉬운 부분들이 불쑥불쑥 생각이 났다.

그런데, 금주의 변화와 그전의 음주습관과 금주를 해야 하는 이유를 적다 보니 장점이 갑자기 도드라져서 아쉬운 점이 특별히 생각이 나질 않는다. 글쓰기가 이렇게 대단하다. 내가 나 스스로 세뇌했어! 

 

금주중의 아쉬운 부분은 한마디로

‘제정신으로 살기만 하기 힘들다’

 

술 한잔 안 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런 말을 한다. 

인간미가 없어’

즉, 술 한잔하면서 흐트러지는 모습도 보이고, 욱-하는 모습도 보이고, 평소에는 하지 못한 솔직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뜻이겠다. 술 마시고 토하고 큰 실수 하는 모습을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싫다 그건 그냥 추태. 

그런 모습으로 인간성을 어필하는 사람을 어르고 달래고 택시 태워서 보내고 아침에 컨디션 사다 줄 정도의 촉촉한 인간성이 아니라서 혼술을 선호했는지도…

 

술을 마시면 감정이 증폭된다. 

마치 옛 축음기에 레코드판에 바늘을 올리면 압축된 음이 퍼져 나오듯이, 술은 잔잔한 감정을 흔들어서 파도를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즐거울 때는 더 즐겁고 속상할 때는 속상함을 헤집어서 해소가 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정속도로 달리고 있던 생각도 고속으로 달리게 한다. 그래서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튀어나오는 기분도 들었다. 술자리에서 했던 생각이 다 부질없긴 한데, 그런 창구가 없어진 기분이랄까  

 

후회와 반성이라는 동력의 상실

내가 왜 그랬지, 미쳤어. 하며 반성과 후회로 오는 결심이 없어졌다.  

이상한 얘기지만, 후회할 것이 없으니 새로 계획할 것이 없다. 나쁜 동력도 동력이라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어제 같을 것 같은 일상이 flat 해진 것만 같은 기분이다. 감정의 증폭이 없는 것과 비슷하다. 그 동력은 실상은 일보 후퇴 후 오는 일보 전진 같은 제자리걸음이었겠지만 

 

하이드가 없어진 지킬박사

평소에 검소하시고 모범적인 아빠가 술 김에 용돈을 수표로 주신 적이 있었다.  

난생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있었던 그 일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그래 그런 아버지를 잃어버린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내 안에도 다른 면이 있는데 제정신은 뭔가 이성적으로 판단하면서 비효율적이고, 귀찮고, 평소에 나라면 안 할거 같은 일을 하지 않는 것. 계획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에게는 즉흥적이고 우발적인 면이 필요한데 그건 지킬 앤 하이드처럼 뭔가 뒤집어야 나오게 된다. 

 

저 인간, 약 한 거 아냐?” 

술이나 향정신성 무엇의 도움 없이 잘 노는 사람을 ‘술 마신 거처럼 잘 논다’는 말을 한다. 감성의 감도가 좋은 사람일 테다. 술이 아닌 예술에서 그런 힘을 받는다는 것은 훨씬 좋겠다. 그림과 음악을 보며 감동하고, 흥이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면서 감정이 고양되는 그런 순순한 감동을 느끼는 방식으로 좀 더 덜 자극적인 것에서 새로운 자극을 받는 상상, 그런데 거기에 술을 한잔 더하면 더 즐거울 것 같은 것은 내가 가진 자극체가 너무 알코올 한 종류에 국한인 된 것 아닐까. 

 

역시 결론은, 즐겁게 마실 수 있는 음주 생활을 하는 것이다. 내일이면 100일이다. 

 

 

 

금주일기 목차 

1. 금주를 위한 쉬운 결심

2. 금주하기 전의 나의 음주습관

3. 금주를 위한 준비  (구글 달력,  실패예방책)

4. 금주의 위기들 

5. 금주중의 변화 

6. 금주하니 아쉬운 것들 (정신적 여유를 찾기)

7.100일 금주를 마무리하며 / 100일 이후의 음주계획

 

#책과강연 #백일백장글쓰기 #100-8 #금주일기 #100일금주 #위기극복 #위기관리 #스스로거는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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