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소장 Jun 24. 2024

용산구청 구내식당

나는 용산구청 밥을 먹는 사람이다. 

녹봉을 먹는 것은 아니고, 가끔 용산구청 구내식당에서 점심밥을 먹는다.


사무실 옆이 용산구청 근처라는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 이 근처에서 6년 정도 있었지만 용산구청에서 밥을 먹은 것은 매우 최근의 일이다.

 
용산구청은 구청 직원들을 위한 구내식당인데 외부인에게도 문을 개방하고 있다.
 직원이 11시 반부터 식사를 할 수 있다면 외부인은 12시 10분부터 식사를 한다.
 물론 나도 외부인이기 때문에 그때 가서 식사를 하는데 혼자 식사를 하거나 가끔 직원들과 가기도 한다.


 가서 보면 재미있는 풍경을 많이 발견한다. 


처음 갔을 때의 나의 느낌은 외국인이 많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이태원은 역시 이태원이었나 보다. 
관광객 아닌 동네 주민 외국인들이 구청에까지 와서 밥을 먹는다면 진짜 주민들 아니겠는가.  그들 보다 내가 늦게 왔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그들도 매일의 밥을 먹기엔 집밥 같은 구내식당만 한 것이 없다는 걸 알았나 보다. 
그들을 위한 특색 있는 메뉴가 있냐고?  

백김치, 샐러드, 마카로니 등   외국인의 입맛에 어느 정도 잘 맞는 반찬이 꼭 있다. 그래도 참 동네주민 연구를  많이 한 것 같다. 


오늘의 상차림, 6500원이다


두어 번 여기서 식사를 한 나는 오늘 새로운 풍경을 발견한다.


그것은 오늘 본 풍경은 동네 주민들의 분포다. 오늘은 노부부들이 눈에 몇 번 띄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집에서 사시면서 식사를 몇 끼 해결하는 건 쉽지는 않은 일인 것 같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외식을 하는데 외식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맨날 어떻게 이렇게 맛있는 걸 먹겠는가 데일리로 먹을 수 있는 집밥 같은 걸 먹고 싶을 때 생각하기 참 좋은 곳이 용산구청 구내식당이다.


그중에 더 특별한 풍경이 보였다. 

 할머니 한 분과 따님처럼 보이는 분이셨는데, 따님으로 보이는 분은 용산구청 직원인가 보다.
 목에 카드키를 덜 달고 있었다. 그 직원분은 어머니를 모시고 집에서 식사를 하는 거 대신 용산구청 구내식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것 같았다.
 어머니가 더 필요한 반찬이 있으면 갖다 드리고 물을 떠다 드리는 듯 정성껏 어머니를 돌보는 그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자기 일을 하면서 노모를 모시는 방법이 참 현명하다고 느껴졌다.


 용산구청 구내식당에 장점 중에 하나는 옥상에 있다는 것. 

가장 높은 최상층에 있기 때문에 뷰가 굉장히 좋다.
 오늘은 옥상정원에 있는 외부 옥상 정원을 나가봤다.
 옥상 정원에는 녹색에 잔디가 있고 벽돌로 만들어진 나무 루버까지 있고 조경이 되어 있는 꽤나 근사해 보이는 곳이다.
 하지만 사실을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녹색 잔디는 인조 잔디고 벽돌로 된 기둥과 보는 벽돌 모양의 시트지를 바른 페이크 자연인 것.
 웃기는 상황이었지만 재밌다. 

용산구청은 밖에서 봤을 때 역피라미드의 유리 파사드를 가진 하이테크 건축물의 일종이다.
 그래서 굉장히 권위적으로 보이는 건물인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옥상 정원과 식당이 연결된 외부만큼은 친환경적이고 따뜻하고 감성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나 보다. 그 아이디어의 구현이 가짜 벽돌과 잔디였지만, 그래도 따뜻하고 좋다.


 

아트피셜 네이처 가든 온 더 루프


작가의 이전글 성인을 위한 공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