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짧은 여행 일지

부산 1일차

by 야옹이

드디어 부산에 왔다. 오면서 아이패드에 미리 다운받아놓은 영화 '안녕로보' 를 보았다. 애니메이션이 그림체도 귀엽고 내용도 좋았다.


다인종 국가 뉴욕의 모습을 개, 고양이, 오리 등 다양한 동물로 표정과 스타일을 통해 감정을 전달한다.


대사가 하나도 없는데, 이렇게 감정 전달이 잘 될 줄이야.


'아이나'라는 사진전을 '부산창비'에서 하는데, 사진가는 역시 사진이 힘이 있는 것 같다.


오늘부터 이렇게 기회가 생긴 마당에 글을 써보자. 부산여행기~ 촌스럽지만 이걸 가제로 삼아서 총 5일 동안의 이야기를 정성스레 적어보는 거다.


여행의 시작점부터 어떤 감상을 느껴야 한다.

국내여행은 같은 언어를 쓰기 때문에 떠나온 곳과 마주친 곳에서 차이로 벌어지는 이질감과 그로 인한 감각의 환기가 적다.

대신 차분히, 글과 사진으로 보고 느낀 것을 적어보자.


'NXE 가 매수 되었습니다~' 와 같은 KTX 안에서의 에피소드도 좋고, 아침에 걸어온 차이나타운과 서울구로의 인상을 비교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작은 것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기쁨을 누리고, 공감을 하며, 죽어있던 감정 세포들이 봄날의 꽃망울 처럼 피어나는 것이다.

여행은 그 지역에 대한 어떤 궁금함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어야하는 것 같다.

그런 호기심을 밑바탕 삼아 작은 것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기쁨을 누리고, 공감을 하며, 죽어있던 감정 세포들이 봄날의 꽃망울 처럼 피어나는 것이다.


에세이 글을 읽다 보면 확실히 다르다 섬세하게 표현하면서도 모든 단어가 적확하고 알맞게, 담백하게, 군더더기 없이 써있다. 그리고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감각을 일깨워준다.

그래서 역시 문학상 수상 작가는 다르구나 하며 권위를 인정하게 된다.


내가 그런 대작가들의 글까지, 알 필요는 사실 없다.

다만 가장 기초적인, 작각의 최고봉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금씩 흉내내다가 보면 나도 속칭 '글빨'이라는게 생겨서 잘 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거다. 여행자로서는 부산 밀면에 대해서 유래와 경험을 적어보는 것도 좋겠다.


결국 평범한 사람의 여행 글에 공유 할 만 한것은 식도락 같은 것이고, 그 단순한 체험에서 깊은 연결고리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니깐


오늘도 날이 덥겠지만 서울에서의 땡볕 더위는 아닌 것 같다. 여행 오기를 잘 했다.


다른 곳에서 사온 빵이지만 한입 배어물고 오물오물 해본다.

서울에 올라갈 때 챙겨갈만한 맛있고 희귀한 것들을 찾아보자.

글씨도 조금 신경써서 쓰다보면 뭔가 그럴듯한 글이 나오지 않을까? 너무 수준 낮을 수 있으나, 글씨와 마음상태의 상관관계 뭐 이런 주제도 적어볼 만 하다.

중요한 것은 이번 여행에서 내가 무엇을 얻어갈 것인가 이다. 여행을 오기전 마음, 여행 중, 여행이 끝난 후에 마음을 모아, 솔직하고 담백하게 기록하자.


지나고 나서도 읽고 싶은 글은 하나 같이 그런 특징이 있다. 최대한 솔직하게 감정을 듬뿍 담아 글을 쓰고, 그 때의 기억이 얼마전에 있던 것 처럼 새록새록 기억나고, 그 때의 감정과 지금 그 기록을 읽고 있는 나의 감정을 비교해 볼 때 느껴지는 내적 울림 같은게 있단 말이다.


그 때의 감정과 지금 그 기록을 읽고 있는 나의 감정을 비교해 볼 때 느껴지는 내적 울림



그런데 단팥빵을 야곰야곰 먹고 있는데, 천천히 소리내지 않고 몰래 먹어서 그런가 맛이 참 좋다.

이 근처에서 할 일이 뭐 없을까? 케리어가 부담이어서 해운대 가는 길에 중간에 다른 곳은 가고 싶지 않아서 이다.


뉴스에서 말하기를 서울 다음으로 번영했던 1등 광역시 부산도 청년 인구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나도 만약 부산에서 태어 났다면, 엄청 답답함을 느꼈겠지?

젊은 혈기를 못이겨 용접을 배우고 일찍 돈을 벌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직 부산을 제대로 여행해보지 못헸지만 이 도시에 역사를 그리고 삶의 배경을 미리 학습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이런식의 여행이 진짜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현지를 가서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보고 배우고 느끼는 것, 이런 여행이야 말로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갔을 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여행인 것이다.


이제 거의 한 시간을 앉아 있던 것 같다.

이제부터는 여행지도를 펼쳐놓고 동선을 알아보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출근러들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