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하루키 역주행 7

by 야옹이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주인공 요시야는 나이차가 열여덟 살밖에 안 나는 미혼모인 어머니와 살고 있다. 어머니는 자살 직전에 한 신흥종교 간부인 다바다가 구원의 길로 이끌어 광적인 신도가 된다. 요시야는 어머니가 여고 시절 세 번째 피임이 실패해 태어난 아들이었다. 완벽한 피임을 했는데도 임신을 했다는 사실은 요시야가 ‘신’의 아들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어느 날 모친은 요시야의 출생의 비밀을 말해주면서, 산부인과 의사인 그 부친의 오른쪽 귓불이 개에게 물어뜯겨져 나갔다고 말해준다. 요시야는 지하철 안에서 우연히 오른쪽 귓불이 없는 사람을 만나 그를 미행하게 되는데…….


평가

이 작품이 내용이나 문체 면에서 평단과 독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하루키가 삶과 죽음, 사랑이라는 인간사의 근원적인 문제들을 지진이라는 대재앙을 매개물로 하여 탁월한 줄거리로 엮어냈다는 점이다. 특히 하루키는 이 작품에서 ‘나’라는 1인칭의 시각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3인칭의 시야에서 이야기를 전개함으로써 소설적인 관점에서 한층 폭넓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과 종래의 개인적인 ‘사소설’적인 영역을 탈피해 사회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루는 현실을 직시하는 개입 자세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이 작품집의 문학적 의미와 가치가 한층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은 돌이 아닙니다. 돌은 언젠가 무너져 내릴지 모릅니다. 모습과 형태를 잃어버릴지 모릅니다. 그러나 마음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 형태가 없는 것을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어디까지고 서로 전할 수 있는 겁니다.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을 추는 겁니다.”


고베 대지진과 옴진리교 사건이 있던 흉흉한 시절에 하루키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아무 관련이 없는 것 같은 사람들에게도 재해에 따른 고통이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주며, 인간은 고립되어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인 것 같았다.


하루키 문학은 확실히 나이가 좀 차면 더 재밌게 읽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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