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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분더 Oct 10. 2023

응원가

오늘이 가기전에












약속을 철석같이 지키는 아이는 학교를 마치고

피아노 학원에 도착하자마자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은 학원 선생님이 평소보다 늦으시는지

문이 잠겨있다고 했다.

선생님을 기다리는 동안 통화를 했다.

'응' 또는 '아니' 용건만 간단히!를

벗어난 전화통화는 처음이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는데

이건 흡사 썸타기와 비슷했다.


"엄마 말 데로 오늘은 비가 오더라?

우산을 가져가서 다행이야."

"점심은 뭐 먹었어?"

"볶음밥이랑 국수가 나왔고

원래 국수를 싫어하는데

오늘은 두 젓가락정도 도전해 봤어."

"쉬는 시간에는 뭐 했어?"

"친구랑 서로 안아주고 업어주며 놀았어.

엄청 신났어."


날씨와 일상, 이런 대화들이 전화통화로 가능하다니!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아이의 다정한 목소리가 종일 귓가에 맴돈다.

오늘은 남편에게도

어머님께 전화를 드리라고 해야겠다.

아들의 목소리만큼 훌륭한 응원가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오늘의 Playlist
-  10cm 이밤이 다 가기 전에
오늘이 어제가 되기전에 -




https://youtu.be/3V1yukoOjZs?si=q1z59L5SZ_JkmC2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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