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crstheunivrs Mar 22. 2019

영화 <라라 랜드> 예찬 그 첫 번째

영화산업의 역사 속 형식으로서의 예찬

 내가 라라 랜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첫째로는 당연히 아름다운 영상미와 OST,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 또 그 연기겠지만 단지 그것만은 아니다. 특히 뮤지컬 무비를 의미 있게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뮤지컬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형식이다. 우리는 살아가다 보면 머릿속에서 종이 울리는 순간이나, 절망에 빠져 슬픈 멜로디가 맴도는 순간을 경험한다.


 이 순간을 현실화시키는 게 뮤지컬인데, 뮤지컬조차도 무대라는 시공간적인 제약을 뛰어넘긴 힘들다. 아무리 상상의 나래를 펼쳐봐야 그 극장과 조명 아래서만 가능한 것.


 이를 다시 한번 날개를 달아 날아가게 하는 것이 뮤지컬 무비다.


 뮤지컬에서는 해결되지 못하는 장면들이 영화 안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 내가 이 영화를 보며 '완벽하다'라고 표현한 부분은 바로 이런 제약의 해제로 관객이 현실 속 상상의 구체화를 마음껏 겪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이야 영화 관람이 문화생활의 일부로 여겨지지만 애초에 영화라는 것이, 특히 극장이라는 것이 처음 생겼을 때의 영화 관람은 당시 사람들에겐 매우 비현실적이고 특이한 일이었다.


 수많은 사람이 불이 꺼진 거대한 공간에 약속한 듯 숨을 죽이고 앉아, 외부와 단절된 채 빛이 나오는 거대한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실제라고 착각하게 되는 것.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영화 관람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매우 특이한 행위인 것이다.


 영화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 영화라는 플랫폼이 가진 위대함은 현실과 비현실, 실재와 상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써 겪게 하는 복잡한 감각의 경험에서 시작되는데, 뮤지컬 무비는 이를 매우 잘 보여주는 영화의 형식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데미언 셔젤의 영화 <라라 랜드>는 이 뮤지컬 무비라는 형식 하 아주 높은 퀄리티의 영상과 음악, 각본을 자랑한다. 만약 당신이 일상 속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순간을 경험하고 있다면, 이 영화는 당신에게 최고의 영화가 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라라 랜드> 예찬 그 두 번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