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을 찾아서
지난봄에 있었던 일이다.
나는 한동안 봄나물들을 사다 날랐다.
냉이, 달래, 두릅, 취나물, 참나물...
나는 각각의 재료에서 풍기는
독특한 냄새와 맛을 음미하며
행복감을 맛보았었다.
그중에는 머위나물도 포함되었다.
어렸을 적 시골집 뒤뜰 그늘에서
흔하게 자랐던 머위를
도시에 와서는 야채 가게에서나
가끔 보았다.
그렇게 머위라는 식물의 존재는
나에게 그냥 아무것도 아니었다.
어느 날 아침,
배가 출출해서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었다.
나는 급한 대로
전날 데쳐 놓은 머위를 꺼내어
쌈장에 찍어 먹었다.
쓴맛이 파도처럼 밀려와
뇌를 깨웠다.
"아우, 써."
그러면서도 한 입 한 입 하다 보니
쌈장의 구수하고 달콤 짭조름한 맛이
머위의 쓴맛과 어울려 먹을 만해졌다.
아니 독특한 맛이 느껴졌다.
난 그 맛에 점점 퐁당 빠져들고 있었다.
'와, 엄청 쓴데 맛있네. 신기하다. 왜일까?'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만의 확실한 매력이 참 좋았다.
그 후로 가끔 그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쓴데 맛있는 이 느낌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정확히 어떤 느낌인 것일까?'
답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깨달았다.
늘 하던 요가를 하는데
이날은 자극이 좀 달랐다.
몸을 늘리고 구부리고 할 때
엄청 아픈데도 시원했다.
"그래 이런 거였어!
머위의 쓴맛이 좋았던 이유!"
어르신들이 뜨거운 탕에서
시원하다고 느끼는 맛,
뜨거운 국물, 뜨거운 아랫목, 찜질방에서
오히려 시원하다고 느끼는 맛.
이도 저도 아닌,
밍숭밍숭한 맛이 아닌,
나만이 풍기는,
확실한 자기만의 맛.
인공지능이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그런 맛을
머위에게서 배웠다.
데친 머위
아버지 텃밭에서 따 온 머위, 민들레 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