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책에서 찾은 시간

by 문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일상의 시간들 속에서 보이는 것들 중 선택해서 집중하여 보라는 메시지로 다가온다. 나의 시선에 날을 세우면 살아나는 것들이 있으니 그 시간을 포착해서 잡아내라는 것이리라.



어느 날부터인가 아침 산책의 매력에 빠졌다.


산책길에 만난 많은 것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6월이라는 계절의 진면목을 이제야 알게 된다.

반평생을 살고서야.


지구의 생명들이 살아보겠다고 흐르고 떨린다.

시냇물이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흐르고,

냇가의 나무뿌리는 숨을 쉬기 위해 땅 밖으로 옹기종기 고개를 내민다.

잉어와 작은 물고기들도 물살을 가르며 쉼 없이 헤엄을 친다.

물가의 노란 꽃창포가 물 위에 쓰러져 허우적 거린다.

어떤 꽃은 벌들을 유인하기 위해 향기를 내뿜느라 끊임없이 깊은 숨을 내뱉는다.

새들도 짝을 찾느라 목청껏 소리를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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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와 목이 긴 새를 본다.

왜가리? 두루미?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다.


이 새는 오늘의 식량을 구하기 위해 사냥꾼처럼 아주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다.

목을 고무줄처럼 길게 늘였다가 오므렸다가 하는 것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다.

무심히 앞을 보고 걸을 때는 다리를 한 쪽씩 물 밖으로 꺼내면서 걷는다.

그 모습이 우아하게 느껴졌다.

새는 적당히 먹었는지 물속 걷기를 즐기다가 어딘가로 날아갔다.



사람도 이들처럼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쉼 없이 움직여야 한다.

내 몸속의 진동이 느껴지는가?

흐르고자 하는 방향으로 파동을 그리고 있는가?

원하는 곳에 에너지를 집중시키고 있는가?

같은 시간, 같은 행동, 같은 언어의 반복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게 한다.




꼭 유럽이나 동남아에 가지 않아도, 동해에 서해, 남해에 가지 않아도, 우리의 시선에 색을 입히면 마을 주변의 모든 것이 아무 생각 없이 떠나보낸 여행지에서보다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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