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딸의 이야기
1일장. 아빠의 마지막은 짧았다.
홀로 남은 엄마가 힘들어하는 걸 몹시 걱정하던 아빠의 유언이었을까? 아직도 엄마에게 이유를 물어보지 못했다. 아마 앞으로도 물어보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지났지만 꽤 선명한 사건이 하나 있다.
나는 아빠를 떠나보낸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을 때 컴퓨터를 켜고 친구들과 게임을 했다.
장례식에 와준 친구들이었다.
사실 이래도 되나 싶어서
게임을 하기 전에 남자친구에게 물었다.
"내가 지금 게임을 하는 게 미친년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면 하는 거지, 뭐."
관심 없어서 툭 내뱉는 말이 아니란 걸 알기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헤드셋을 꼈다. 마이크로 짧은 인사가 오고 갔다.
평소처럼 게임이 시작되었고,
한결같은 내 실력에 친구들은 평소처럼 답답해했다.
승패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게임을 하며 순간순간 내가 닥친 상황을 잊었다는 건 기억난다.
불효녀. 이보다 더한 딸이 있을까.
아주 잠깐이지만 게임을 하면서 슬픔을 잊다니.
한편 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엄마도 모를 거다. 그렇다고 할머니랑 할아버지한테 여쭤볼 수도 없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했는데 코로 숨 쉬고, 입으로 밥 씹으니 벌써 2년 하고도 반년이 지났다.
일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블로그에 글도 썼다.
내 인생 가장 큰 울타리가 무너졌지만 하던 대로 살았다.
다들 그냥 사는구나.
그냥 살아야지.
너무 당연한 말.
처음엔 모든 감정 끝에 눈물이 맺혔다.
웃다가도 울고, 미안해서 또 울고, 울다 지쳐놓고 또 울고.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밥 때 되면 배가 고팠다.
그래, 그냥 이렇게 사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