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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감 Jan 18. 2024

6천원이 부러운 4천4백원

광배근아 일어나


길석 님은 월 6천원에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아무때나 수영장에 갈 수 있다. 주 5회 가면서 주3회는 레인을 혼자 쓴다고 했다.



나는 주2회 강습받느라 월 3만 4천원을 낸다. 하루 중 12시에만 입장할 수 있는 자유수영에 4천 4백원을 낸다. 월 단위 아니고 갈 때마다 4천 4백원이다. 이러니 6천원이 너무 부러운거라.



오늘은 중급 레인 절반 지점에서 담소를 나누며 걸어가는 할마씨 두 명이 계셨다. 바로 옆 초급 레인은 평화롭게 걸어다녀도 아무도 눈치 안 주는데 저기로 넘어가시면 안될까요. 말하지 못했다. 



말하지 못하고 나 혼자 배운다. 레인 중간에서 담소를 나누는 할머니는 되지 말아야지 뭐 그런 거. 



팔 슬라이딩이 어깨힘이 아닌 광배근이라는 걸 유튜브 강습으로 배웠다. 자유수영 실습 결과 왼쪽 광배근에 근육통이 생겼는데 오른쪽은 너무 멀쩡하다. 근육통 없는 게 짜증나는 날도 있다. “아프냐, 나(오른쪽)도 아프다” 하고 싶다. 



공평한 근육통을 위해 또 가야겠다. 산책하시는 할마씨 오지 않으시길 바라며 월6천원에 레인 혼자 쓰는 길석 님을 또 부러워한다. 



오른쪽 근육통을 얻으면 부러운 마음, 구겨진 기분이 다리미질 하듯 싹싹 펼쳐질거다. 뭘 준비한다고 해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시대는 아니라고 하지만 내 몸의 근육 한 조각 정도는 그래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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