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오면

사계가 주는 단상들

by 윤홍근시인 순천


그대가 오면


智舞/ 윤홍근


봄이 오면

저 들녘에 꽃들이 저절로

피는 줄 알았다

찬바람에 언 가슴이

꽃으로 피어난 건데


여름이 오면

가로수에 매미가 저절로

노래하는 줄 알았다

또 다른 기다림 끝에 서

부르는 생의 찬가인데


가을이 오면

저 산에 나무들이 저절로

울긋불긋 물드는 줄 알았다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인데



겨울이 오면

고요한 하얀 눈이 저절로

내리는 줄 알았다

한 겨울밤 외로움을 달래며

그리움을 그리는 도화지인데


그대가 오면

기쁨이 저절로

따라 오는 줄 알았다

긴 기다림의 시작인 것을


2025년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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