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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선 최금희 Aug 15. 2022

초보 방과 후 강사의 희로애락

1. 처음으로 방과 후 강사 모집에 지원했다.

팬데믹이 시작해서 세 번째 해를 맞은 2022년 1월 어느 날,  평소 알고 지내던 동료 강사님으로부터 방과 후 강사 모집에 관한 소식을 전해 들었다. 비슷한 시기 또 지인으로 동일 공고에 대한 개별 문자를 받았다.


프리랜서 강사인 나에게 방과 후 강의는 생소한 영역이다. 갑작스러운 팬데믹 시기 수입이 거의 끊어진 나지만 방과 후 강사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문자를 두 번째로 받고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생 4~6학년 대상으로 국어&스피치 강사를 구한다는 문구가 나의 시선을 자극했다.


자칭 문학 전공자고 칼럼을 쓰고, 브런치 작가이고, 인문학 강사로서 국어&스피치라는 글귀는 낯설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나는 각종 알바를 뛰면서 대학원 공부와 여기저기 연구용역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는 터였다. 코로나 이전에는 13년 동안의 강의 경력과 초등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에게 중국어와 러시아어 과외를 해준 경험이 또 나를 떠밀고 있었다.

working woman(Yandex)


이력서를 제출하고 몇일 후 공고를 냈던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연락이 왔다. 서류통과되었고 면접 겸 한 번 방문하라고 한다.


떨리고 흥분되는 맘으로 청소년 문화의 집 교무실을 노크했다. 담당 선생님이 미소가 가득한 모습으로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 분이 건넨 첫마디에 긴장했던 가슴이 순간 기쁨과 놀라움으로 더욱 세차게 뛰었다.


  "여러 강사님들의 이력서 중에서 선생님의 이력서를 보자마자 우리 아이들에게 딱 맞는 분일거라 생각했습니다."


얼떨떨한 상태에서 1년 반 동안의 계약서를 넘겨받고 여러 번의 사인을 했다. 그리하여 나는 1월부터  두개 반을 맡아서 아이들에게 국어와 스피치를 가르치는 방과 후 강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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