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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노동자 Dec 18. 2023

홍콩의 위기는 한국의 기회다

글로벌 도시로서 추락하는 홍콩...서울의 기회가 될 수 있을까?


해외 기업의 홍콩 철수가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 홍콩은 중국 본토와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우며 과거 영국의 통치를 받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홍콩에 아시아 본부를 설립했었다. 홍콩은 '일국 양제' 원칙에 따라 도시가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글로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으면서도 중국에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었다. 


홍콩은 "중국과 가깝지만 너무 가깝지는 않다"라는 골디락스 경제를 어필하며 글로벌 기업을 유치했다. 중국과는 다른 법률 시스템, 독립적인 사법권, 영어 커뮤니케이션, 서구식 문화는 홍콩의 큰 장점이었다. 원활히 작동했던 홍콩의 골디락스 경제는 중국의 엄격해진 관리로 점차 망가지기 시작했다. 


중국과 가깝다는 것이 홍콩의 자산이었으나 현재 중국과 너무 가까워져버린 홍콩은 큰 위기를 맞았다. 1997년, 영국이 홍콩을 반환한 이후 중국은 빠른 속도로 중국의 정치와 문화를 홍콩에 이식했다. 


2020년, 홍콩에서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자 중국은 공산당에 대한 반대 의견을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국가보안법을 제정했다. 올해 홍콩 정부는 시위운동을 상징하는 노래를 유튜브에서 삭제하려는 과정에서 구글과 논쟁하기도 했다. 본 건 소송을 담당한 판사는 구글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홍콩 정부는 항소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해외 투자에 대한 행정명령을 통해 홍콩을 중국 본토와 함께 투자를 피해야 하는 국가로 지정하기도 했다. 엄격해진 국가 안보 관련 법률, 중국의 글로벌 기업 규제, 미국과 중국 간 긴장 고조 등으로 홍콩과 중국 본토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중국과는 완전히 다른 문화와 경제를 가지고 있었던 홍콩이 이제는 중국의 하나의 도시처럼 보인다.


올해 중국은 글로벌 기업의 임원과 직원을 대상으로 강제 조사와 출국 금지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해 글로벌 기업을 불안하게 했다. 중국의 공안은 런던에 본사를 둔 광고 회사인 WPP의 계열사인 Group M의 현직 직원 1명과 전직 직원 2명을 뇌물 수수 혐의를 이유로 구금했다. 


또한, 중국 공산당은 민츠 그룹(Mintz Group)과 컨설팅업체 캡비전(Capvision) 사무실을 급습했다. 중국은 승인되지 않은 통계 조사를 수행한 혐의로 민츠에게 벌금을 부과했고, 국가 안보에 반하는 활동을 수행한 캡비전을 압박했다. 


홍콩이 아닌 중국 본토에서 일어난 사건이지만 홍콩에 위치한 글로벌 기업과 임직원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글로벌 기업은 몇 년 전부터 홍콩을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며 아시아 본부를 싱가포르, 태국, 일본 등으로 옮기기 시작했으며 홍콩의 독보적 아시아 금융 및 비즈니스 허브 위치는 흔들리고 있다. 


홍콩에서 운영되는 미국의 기업 수는 4년 연속으로 감소하여 2022년 6월 기준 1,258개이다. 아래 그래프는 홍콩에서 운영되는 미국 기업과 중국 기업의 시간적 변화를 나타낸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은 2012년까지 증가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이에 반해, 홍콩에서 활동하는 중국 기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2년 미국 기업의 수는 넘어섰다. 홍콩에서 미국 기업보다 중국기업의 숫자가 많아진 것은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글로벌 도시였던 홍콩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딜로직(Dealogic)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의 기업공개(IPO) 규모는 134억 달러로 2021년보다 3분의 2 이상 감소했다. Goldman Sachs와 Morgan Stanley를 포함한 글로벌 은행은 점차 홍콩에서의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홍콩의 자본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다. 외국인 투자자는 다수의 중국 기업이 상장된 홍콩 주식시장에서 떠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다른 시장이 비교적 강세장을 유지한 것과 대조적으로 홍콩의 항생지수 (Hang Seng Index)는 올해 약 13% 이상 하락했다.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세렌디피티 캐피털(Serendipity Capital)은 2019년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회사를 이전했다. 시장 규모가 큰 중국을 버릴 수 없기 때문에 홍콩의 금융 및 비즈니스 라이벌인 싱가포르로 이전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Caton Technology는 작년에 본사를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했다. Ray Huang 최고경영자(CEO)는 "Caton은 미국의 주요 투자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 대만 및 서양 기업과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싱가포르가 최적의 위치이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은 무엇 때문에 한국이 아닌 싱가포르를 선택할까?


우리나라는 1994년, 김영상 (전) 대통령이 세계화 선언하며 국정 동력을 글로벌 마켓에서 찾겠다는 야심을 발표했다.


20년이 지난 현재 K-Pop, 오징어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큰 발전을 보였다. 그러나,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20년이 흘렀음에도 우물 안 개구리다. 국내 비즈니스 환경은 여전히 대부분 한국 사람만 존재한다.


글로벌 기업이 싱가포르를 지역 HQ로 선호하는 이유를 정리해 봤다.

정치적 안정성

비즈니스 친화적인 법률 및 정책: 공정한 법률 시스템, 기업에 유리한 세금 정책

인재 풀: 높은 교육수준, 영어, 중국어

글로벌 연결성: 운송 및 물류 허브

삶의 질: 쾌적한 도시 및 교육 시스템


글로벌 기업이 한국을 지역 HQ로 선호하지 않는 이유도 정리해 봤다.

언어 및 문화 : 원활하지 못한 영어 의사소통, 한국만의 독특하고 복잡한 비즈니스 환경

비즈니스에 친화적이지 않은 법률 및 정책: 복잡한 관료 절차, 엄격한 노동법

지정학적 요인: 북한의 위협


한국이 글로벌 기업의 지역적 HQ가 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지정학적 요인은 단기간에 노력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나머지 2개 요인은 노력하면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자리 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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