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담벼락

개꿈 또는 개껌

by 해피트리

언제나 되풀이되는 악몽의 주요 테마는 분실이다.

지갑을 잃고 돈을 잃고, 신발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지난 밤에는 도둑이 장롱 속 내 가방을 깨끗이 털어갔다

꿈자리에서 나는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너무 해! 대체 난 언제까지 잃어버리기만 해야 해!

이건 개꿈이야, 그래야만 해!

꿈에서 깨자마자

'개꿈'의 모음 하나를 구부려서 옮겨봤다.

'개꿈'이 '개껌'이 되었다.

아참, 나만 보면 사납게 짖어대던 개도

무심히 앉아 개껌을 내밀자 내 손을 핥기 시작했었지

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나는

모음이 구부러진 개껌을 들어

사납게 짖어대는 세상에게 던져놓았다

세상아, 부디 온순해지렴

이제 너를 길들이고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여태 걸어온 땀 위에서 다시 피어난다는 걸 믿고싶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