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교 시절
확고한 가치관을 가진 선생님이 한 분 계셨다.
그의 수업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순간순간 선택적으로 진지하고 쓸데없이 오묘해지던 표정만은 가끔 기억난다.
그는 들국화의 노래를 열렬히 좋아했는데
청하지 않았더라도 학생들은 그가 부르는 '사노라면'을 한 번쯤 수업 중에 라이브로 들어야만 했다ㅠ
그런데 나는 그 노래가 너무 싫었다.
마치 교장선생님 훈화 같았던 노랫말이 뻔하고 식상하게 들렸으니까.
어느덧 세월 무르익어 선생님의 나이를 이해할 무렵
'사노라면'이 무색하게 좋아지기 시작했다.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전인권도, 이제는 초로에 접어들었을 내 선생님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엔딩신을 보았겠지.
스칼렛 오하라의 야무진 독백보다
인권 아재의 노래가 훨 좋다 오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