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등록을 넘어 자본 시장에서 인정받는 명세서 작성 전략
최근 바이오 및 의약 분야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나 기술특례상장 과정에서, 기술가치평가의 객관적 근거로 'SMART5' 특허 등급 시스템이 강력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수많은 기업의 선행기술 분석(Prior Art Analysis)과 IP 포트폴리오 진단을 진행하다 보면, 안타까운 상황을 자주 마주합니다. 수년간의 치열한 임상과 연구 끝에 "특허 등록을 받았다"며 안도하시지만, 막상 정량 평가 시스템에 들어가면 C등급 이하의 저조한 점수를 받아 기업 가치 산정에 불이익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허는 단순한 '등록증'이 아닙니다. 자본 시장에서는 그 문서가 얼마나 견고한 방어력을 갖추었는지, 그리고 비즈니스로 확장할 잠재력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평가합니다. 15년 차 바이오·화학 전문 변리사로서, 출원 단계에서부터 어떻게 IP 포트폴리오를 설계해야 기술가치평가에서 안정적으로 우수한 등급을 확보할 수 있는지 그 실무적 해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SMART5 최상위 등급(AAA)은 요행으로 얻어지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목표는 철저한 출원 설계를 통해 C등급을 원천 차단하고, 안정적인 B등급 이상을 확보하여 기술의 금융적 가치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SMART5는 특허를 권리성, 기술성, 활용성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나누어 수십 개의 지표로 점수화합니다. 평가 시스템은 실험실에서의 노고를 정성적으로 알아주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문서 자체의 구조적 밀도'와 '전략적 운영 이력'을 데이터로 읽어냅니다.
문서의 구조와 밀도: 청구항의 수, 독립항과 종속항의 길이,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기재된 데이터의 양.
신뢰도와 방어력: 심판(무효, 권리범위확인 등) 이력, 연차등록 유지 기간.
전략적 운영: 분할출원, 조기공개, 우선심사 활용 여부.
활용 및 확장성: 해외 패밀리 특허(PCT 등) 진입 여부, 피인용 횟수, 질권 설정 여부.
즉, 이 특허가 단순히 연구 성과를 나열한 종이인지, 아니면 치밀하게 기획된 비즈니스 자산인지를 판별하는 것입니다.
동일한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이나 혁신적인 화학 공정이라도, 변리사의 설계 방향에 따라 그 가치는 극명하게 달라집니다.
1. 청구항의 다각화 (독립항과 종속항의 입체적 설계) 일반적인 출원이 단순히 '신규 화합물(물질 특허)' 하나에만 독립항을 할애한다면, 고득점을 노리는 출원은 관점을 달리합니다. 독립항을 2~3개로 분리하여 **합성 공정(방법 특허), 특정 질환에 대한 약학적 용도, 심지어 유효 성분의 최적 배합비(조성물 특허)**까지 촘촘하게 엮어냅니다. 또한, 종속항은 단순히 옵션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쟁사의 회피 설계를 단계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유도체 변형이나 투여 용량의 범위를 계열화하여 방어막을 구축해야 합니다.
2. 상세한 설명과 실시예의 밀도 단순한 약리 기전이나 이론적 배경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는 인비트로(in-vitro) 및 인비보(in-vivo) 실험 데이터, 임상 결과의 한계 수치 등을 촘촘히 기재하여 문서의 '길이'와 '밀도'를 동시에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선행기술과의 차별성을 입증하는 강력한 무기이자 평가 지표를 상승시키는 핵심 요소입니다.
3. 전략적 이력 설계 (분할출원과 해외 진출) 출원 초기부터 향후 분할출원의 여지를 남겨두어야 합니다. 핵심 화합물에 대한 넓은 권리를 모특허로 진행하되, 임상 진행 과정에서 발견된 특정 투여 요법이나 개량된 염(Salt) 형태를 분할출원하여 권리를 파생시키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또한, 현실적인 예산 범위 내에서 PCT 국제출원이나 주요국 패밀리 특허를 설계해 두어야 향후 기술거래(라이선싱 아웃) 시 활용성 지표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SMART5 점수는 사후에 수동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출원서를 작성하는 그 순간부터 선제적으로 '쌓이게 설계하는' 것입니다."
뛰어난 바이오 기술과 화학 물질이 단지 명세서의 부실함 때문에 자본 시장에서 저평가받는 것은 매우 뼈아픈 일입니다. 특허 출원은 끝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시작입니다. 대표님의 사업 스테이지와 연구 마일스톤에 맞춘 전략적인 IP 포트폴리오만이 혹독한 기술가치평가 시장에서 기업의 진짜 가치를 증명해 낼 수 있습니다.
석종헌 변리사 (특허법인 린 파트너변리사)
15년 차 바이오·의약·화학 전문 변리사이자 기술거래사 및 지식재산가치평가 전문가. 녹십자, 서울대학교병원 등 주요 연구기관과 혁신 스타트업의 특허 전략을 전담해 왔습니다. 단순한 권리 확보를 넘어, 기술이 기업의 가치가 되고 투자의 근거가 될 수 있도록 비즈니스 관점의 IP 포트폴리오를 설계합니다. 실험실의 혁신이 자본 시장에서 온전히 빛날 수 있도록 돕는 통역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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