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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가 경영학자 Dec 10. 2024

작품 가격 패러독스

그린다는 것은 4/4

Comfort Zone Series no.38 공세리 가톨릭 성지 성당

2024/12/10


무엇을 사고팔 때 두 당사자가 가치에 대한 의사소통을 하고 마침내 일정한 가치에 합의할 때 거래가 성립됩니다. 따라서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진다면 가격은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여 결정됩니다. 그리하여 가치가 높은 것은 가격이 높고 가치가 낮은 것은 가격이 낮을 것입니다. 즉 가치가 가격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가격이 가치와 관계없이 움직이거나 가격이 가치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그림처럼 가치가 주관적으로 평가되는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라도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다면 어떤 가격도 부여받지 못하고 퇴색해 갈 것입니다. 반면 어느 세계적 부호가 대수롭지 않은 그림을 높은 가격에 사들이면 그때부터 그 그림은 아주 가치 있는 그림이 되어버립니다. 가격이 가치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테이프로 부착한 바나나가 어마어마하게 높은 가격에 낙찰되었다는 소식에 세상이 떠들썩했습니다. 사고파는 사람들이 서로 합의한 것이니까 불법은 아니지만 가격으로 가치를 속이는 사기와 기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의 무관심과 가난 속에서도 역사에 남을 예술품을 창작한 예술 선배들에 대한 모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술관에 가서 가격에서 세계 랭킹에 드는 작품 앞에 서면 주눅이 듭니다. 뭔가 감동하고 존경하지 않으면 예술을 모르는 무식한 사람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작가의 생애도 공부하고 구석구석 붓질 하나에도 어떤 의미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그 작품을 직접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자랑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미술의 세계는 가격이 가치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작품을 가격을 높여가며 파는 전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작품 스스로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결국 가격을 높여가며 파는 노력과 전략은 자신의 창작물인 작품에 대한 작가의 책임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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