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브랜드 키우는 방법 (EP.4)
온라인으로 제품을 판매하려면 꼼짝없이 상세페이지를 기획하고 디자인해야 한다. 상세페이지를 제작해 주는 곳은 크몽에서 찾아보면 널리고 널렸지만 사실 좋은 상세페이지는 제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기획하는 것이 좋다. 내 물건을 팔려면 스스로 기획이 되어야 한다는 건데, 그러려면 먼저 좋은 상세페이지를 구분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다행히 좋은 상세페이지를 구분하는 것은 아주 쉽다. 내가 늘 쓰는 제품이 아닌, 처음 보는 제품을 구매했을 때 '내가 이 제품을 왜 샀지?'를 생각해 보고 그 상세페이지를 유심히 살펴보면 내가 방금 홀려서 사게 한 답이 있다. 그걸 내 감과 머릿속에 저장하고 저장하다 보면 나도 그런 좋은 상세페이지를 기획할 수 있는 눈이 생긴다. 좋은 상세페이지는 이 제품이 왜 필요한지를 명료하고 쉽게 설명하고 기억에 남게 하고 결국 "구매"를 하게 만든다.
상세페이지는 제품 사진이 70%는 차지한다고 본다. 직접 가서 보고 냄새 맡고 사용감이나 크기를 알 수가 없으니 상세페이지에서는 제품을 써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야 한다.
아래는 내가 수도 없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알게 된 잘 팔리게 한 상세페이지의 사진 영역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내가 브랜드를 론칭하고 나서 처음 한 나의 실수는 상세페이지에 필요한 사진을 '충분히' 찍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용을 아끼려다 보니 스튜디오 소속인 작가님이 제품을 하루 종일 찍어주는 곳을 골랐고, 우리가 찍고자 하는 무드를 여러 가지를 생각하지 않고 딱 한 가지 무드만 가지고 촬영을 하려고 했다. 촬영 전 디스플레이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렸고 7개 제품을 가지고 30컷 정도 뽑는데 하루가 꼬박 걸렸다. 그러니 디자이너가 사진이 좋지 않으니 아무리 실력이 있다 한들 커버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었다.
현재 하고 있는 브랜드를 예로 들어 보면 16가지 제품을 가지고 있고 이걸 전체 홈페이지 무드를 계절감에 따라 변경하기 위해 촬영하면 약 100 컷 정도 나오게 만든다. (촬영일은 보통 2일 ~ 2.5일) 주요 제품은 7컷, 좀 덜 중요한 제품은 3-4 컷의 제품 컷만 가지고도 좋은 상세 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
내가 어떤 컷을 찍고 싶은지 사진의 예시를 전혀 찾아낼 수 없다면 좋은 사진이 전혀 나올 수 없다. 정확히 내가 원하는 방향을 알아야 사진작가님도 나와 함께 일하는 팀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걸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없고 말로만 설명하면 서로가 이해하는 게 전혀 다르기 때문에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저는 베이지톤의 따뜻한 느낌으로 제품 촬영을 하고 싶어요. 햇빛이 들어오고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느낌으로 찍고 싶습니다.'라고 백날 말해줘야 작가님 머릿속에 있는 대로 세팅되고 촬영이 된다는 말이다. 또한 제품당 찍고자 하는 느낌이 다를 수 있는데 같은 제품이라도 프랍 소재가 들어가는지 오브제가 들어가는지 (무드 1) 제품 외 다른 장식이 들어가도록 (무드 2) 제품과 제품 안에 들어간 원물 (무드 3) 모델 얼굴 없이 제품만 들고 있는 컷. 먼저 정의하고 머릿속에 있는 그 생각을 사진으로 찾아내야 한다.
(무드 1) 제품 외 다른 장식이 들어가도록 (예시)
(무드 2) 제품과 제품 안에 들어간 원물
(무드 3) 모델 얼굴 없이 제품만 들고 있는 / 제형
* 사진출처 : 핀터레스트
나의 경우 전체 무드 보드를 제작하고 제품별로 컷 찍고 싶은 느낌을 모두 레퍼런스를 찾아서 준비해 간다. 그럼 현장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실패 없는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현장에 직접 가서 조명이나 제품의 위치 소품들을 핸들링하며 바로바로 수정하고 작가님께 피드백하는 것이 최상의 결과물을 낼 것이다. 하지만 하다 보면 업체에 통으로 맡겨야 하는 경우도 있다. 나의 경우는 광고용 사진을 릴리스해야 할 때만 (상세페이지에서 쓰일 컷은 브랜딩이라고 보기 때문에 함부로 외주에 통으로 맡겨 촬영하진 않는다) 휘발성이 강한 광고용 제품 촬영 컷만 컷당 7만 원 - 10만 원 정도 주고 원하는 컷의 예시를 1차로 보내고 촬영 날 화상 미팅으로 구도나 느낌을 논의하며 촬영한다.
인스타그램으로 찾아보면 수도 없이 많은 업체가 쏟아져 나오는데, 실력이나 금액 차이 라기보다는 내 경험으로는 소통을 얼마나 잘해주시는가에 달려있다고 보였다. 나와 함께 협력하는 팀은 화상으로 현장을 연결해 주시고, 제품 세팅이나 위치 조명등을 논의하고 촬영한다. 결과물이 좋을 수밖에 없고 수정도 거의 없다.
https://notefolio.net/ 노트 폴리오
아티스트와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를 모아둔 창고인데 요즘 자주 들어가서 보고 있다. 영감이 팍팍 치솟는다.
https://www.pinterest.co.kr/ 핀터레스트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레퍼런스 찾기에 최적인 사이트.
https://fontsinuse.com/ 폰트인 유즈
폰트의 느낌이나 배열 같은 것을 여기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
정말 이보다 더 작게 시작하는 나 혼자 시작하는 작은 브랜드의 경우 내 휴대폰 카메라로 조 명 치고 찍는 것도 좋지만, 사진이 주는 브랜드에 대한 느낌, 제품에 대한 신뢰감은 0.1초 만에 느껴진다. 백 마디 텍스트보다 제대로 찍은 1장의 사진이 더 제품을 돋보이고 스크롤을 내리고 싶고, 구매하게 만든다.
*사진과 브랜드 무드에서 구매하고 싶게 만드는 (눈여겨 보고 있는) 브랜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