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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마도 내일부터 매일 글쓰기를 시작한다.

유 캔 두잇, 마미!! 

울 엄마도 내일부터 매일 글쓰기를 시작한다. 몇 차례 꼬신 이후의 수확이다. 매일 글쓰기를 시작하고 나서 요즘 주위 사람들에게 글 이야기를 빠지지 않고 하고 다닌다. 엄마는 나의 최측근이니만큼 당연히 예외가 아니었다.



내가 처음에 엄마 보고 나처럼 매일 글쓰기를 하자고 했을 때였다. 내가 활동하는 매일 글쓰기 방에는 전업일, 육아에 독서, 영어공부, 글쓰기까지 하는 분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내게 돌아오는 말은 이것이었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





그러던 중 무척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엄마 같은 분을 위해 매일 세 줄 쓰기 모임이 나온 것이다. 이 모임을 권유하니 엄마는 세 줄이라면 당신도 하실 수 있겠다는 용기를 내셨나 보다.



특정 날짜까지 신청하면 얼리 버드 가격의 혜택을 누릴 수 있기에 재촉했다. 바로 안 하실 줄 알고 며칠 후 다시 하시라고 채근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엄마는 이미 신청을 완료하셨단다. 와우!



엄마가 홈페이지를 가입할 때 지은 닉네임은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식상하게 느껴져서 바꾸라고 조언을 해드렸다. 엄마는 그때부터 이름을 뭘로 할지를 고민하기 시작하셨다. 닉네임은 분명히 중요한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한동안 작명에 대한 생각을 잊고 계시다가 오늘 단톡 방 초대가 오니 나를 붙잡으셨다.




엄마랑 닉네임을 정해보았다. 내가 달래니까 "달래 맘? 달맘? 이렇게 할까?"라고 물어보셨다. 하지만, 그러한 호칭을 쓰기에 엄마의 딸은 너무나 커버렸다. 마치 그것은 한창 자라나는 아이의 엄마 느낌이 물씬 난다. 카카오톡이나 블로그를 보아도, '(아이 이름) 맘♡'과 같은 닉네임을 쓰는 분들은 모두 한창 유년기를 보내는 아이들 어머니시다.



그러다가 "'달래 모(母)'를 줄여 '달모'라고 할까?" 하셨는데 그것은 탈모처럼 느껴졌다. 원형 탈모... '탈모 님이 들어오셨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탈모 프사가 등장한다면... 으으.



"꼬깔콘과 새우깡을 좋아하니 그것으로 해볼까?" 

음, '꼬깔 님'도 그다지이다.



엄마는 내 닉네임을 부러워했다. 어쩜 그렇게 잘 지었냐고 했다. 짧아서 부르기 편하고 어감도 좋단다. 수수하면서도 한국적인 느낌이 풍겨 나와 잘 어울린다고 하셨다.



우리는 나물 이름을 찾기 시작했다. 곤달비라는 나물이 있었다. 곰을 빼면 '달비'가 되니 '달' 돌림이 가능하다. 그러다가 굴비 이야기가 나왔다. "굴비를 엮어..."라고 엄마가 말씀을 하시는데 '굴비를 엮어? 글을 엮어... 굴비 대신 글비!!'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엄마는 그 이름을 너무나 마음에 들어하셨다. 원래도 큰 입을 가지고 계신 엄마이지만 그것이 더 커지면서 내게 하이파이브 손짓을 취하셨다. 글이 비처럼 내린다는 의미도 되겠다고 하시면서... 당신은 비를 좋아한다고 하시며 닉네임이 가질 수 있는 중의성에 대해 기뻐하셨다.




며칠째 하루 종일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다며 엄마는 밖으로 나가자고 하셨다. 우리는 동네 생태공원을 함께 걸었다. 갑자기 엄마가 내게 인생 책이 무엇이냐고 물으셨다. 첫 글 주제가 그것이겠거니 싶었다. 엄마가 그런 질문을 하신 것은 처음이었으니까. 



그래서 엄마에게 "엄마 인생 책 같은 거 없지?" 하니까 "어." 하시더니 그나마 김미경 강사의 책을 인상 깊게 읽으셨다고 했다.




나는 내일부터 시작될 우리 엄마의 글쓰기 여정을 마음을 다하여 응원해 드리고 싶다. 



엄마도 한 달간 매일 세 줄씩 글을 쓰시며 '스스로에 대한 신뢰'와 '해낼 수 있다는 용기', 그리고 '당신을 알아가는 기쁨'을 부디 서서히 알아가실 수 있기를... 내가 그랬듯이 말이다.



그래서 인생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막힘 없이 글을 적으실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바란다. 



나아가, 브런치에서 우리가 서로 "작가 님"이라는 호칭을 주고받을 수 있기를... 

'엄마와 딸'을 벗어난 관계도 맺어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가져볼 수 있기를...



엄마, 아니, 글비 작가님!!

할 수 있어요!!!!!!!

함께 글을 써 보아요!!

유 캔 두잇, 마미!!!! 아임 히얼 뽀 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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