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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어큐레이터 달래 Mar 10. 2020

미니멀리스트 옷장을 만드는 10가지 방법

옷을 버리다 보니 대형 가방이 17개나 필요했던 나에게

# 옷을 버리다 보니 대형 가방이 17개나 필요했던 나



와!!! 17개!!!!!



이 글을 통해 부끄러운 고백을 하려 한다. 



오늘 큰 마음먹고 옷 정리를 시작했다. 정말 못 버리는 성격인데 과감하게 버리기로 결심했다. 다시 빠져버린 '위기의 주부들' 몇 편을 보고는 장갑을 꼈다. 모든 옷장과 서랍을 열었다. 그러다 보니 그 큰 이마트 장바구니와 그것에 준하는 크기의 가방들이 17개나 필요했다. 이것은 분명 생각해볼 대목이다. 


해도 해도 끝이 없어. 끊임없이 나와..


옷들을 몇 차례 내다 버린 적은 있었다. 하지만, 오늘처럼 대대적으로 한 것은 처음이다.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던 옷도 수두룩했다. 이제껏 나가기 전에 옷이 어디에 있는지 찾느라 시간을 많이도 버렸다. 그때마다 그런 내가 싫었다.



나 같은 ENTP형은 세부적인 일을 하거나 정리를 하는데 아주 그냥 젬병이다. 소수에 해당하는 '정리의 신'이 아니고서야 모두에게 정리정돈은 쉽지 않다. 그런데 나는 타고나기를 더욱 어렵게 타고났다... 


# 내가 어마 무시한 양의 옷을 사들였던 이유



대학교 1학년 때 나의 별명은 '샤방이(...;;)'였다. 그만큼 꾸미는 데 열을 올렸다. 수능을 마치자마자 옷을 엄청나게 사들였다. '캠퍼스를 활보하는 예쁜 여대생'이라는 상을 충족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색깔별로 카디건을, 굽 별로 하이힐을 사들였다. 뿐만 아니라, 길이와 무늬 별로 치마를, 포인트를 줄만한 목걸이, 귀걸이들을 사들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행동인지 알게 되었다. 그렇게 쇼핑 횟수가 줄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4학년 때 나의 쇼핑 욕구는 다시 부활하고야 말았다. 4학년 1학기 때, 태국으로 교환학생을 갔기 때문이다. 태국은 1년 내내 여름이기에 굉장히 독특한 여름옷이 많았다. 게다가 물가까지 저렴하다. (이름 있는 브랜드는 당연히 비싸지만 말이다.) 전 세계에서 온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 파티를 즐기기도 하고 놀러 나갈 기회가 많았다. 그랬기에 또 대학 새내기 때처럼 패션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살만큼 사보아서 그런지 한국에 들어온 이후에는 물욕이 없어졌다. 스물다섯부터 이어진 그 현상은 매우 다행히도 지금까지 이어졌다. 다만, 전통 의상에 대한 쇼핑 욕구는 아직 버리질 못했다. 명품에 대한 소유욕은 하나도 없는데 전통 의상 욕심은 많다. 



여행을 가면 미얀마에선 '론지'를, 네팔에선 '사리'나 '꾸르따'를 사는데 눈이 멀어 버린다. 워낙 마음을 끄는 디자인이 많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옷뿐 아니라 모든 것에 돈을 정말 안 쓰는 사람이다. 


# '물건-주연, 나-조연'의 삶에 이제 이별



중학생 시절 동대문에서 샀던 옷까지 몽땅 버렸다. 반성을 많이 했다. '해야지, 해야지' 하고는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나를 말이다. 머리로는 잘 알고 있지만 그 많은 옷을 다 헤집을 엄두가 도무지 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같이 살았다. 그러다가 정리하기에 최적의 타이밍을 만난 것이다. 요즘 매일이 주말 같은 일상을 보내며 집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엄청난 양의 옷을 다 치우면서 재채기도 많이 하고, 콧물도 많이 흘렸다. 그 양만큼이나 나의 찌꺼기도 벗겨지는 기분이었다. 물건이 많다 보면 대체 집에 내가 사는 것인지, 물건이 사는 것인지 모르겠다고들 한다. 내가 그랬다. 



다시는 우리 집 안의 괴물을 만들지 않고 싶다. 정리하는데 내 소중한 시간과 주의력을 뺏기고 싶지 않다. 한 달 조금 넘게 매일 글을 쓰며 그동안 감추고 싶었던 방을 하나씩 공개했다. 그러면서 자유를 느꼈다. 오늘 그 많은 옷을 가방 안에 차곡차곡 담으며 느낀 감정도 비슷했다. 아주 오랜 시간 나를 꽁꽁 묶어오던 녹슨 동아줄로부터 가까스로 해방된 기분이었다. 



얏호! 몇 년만의 해방이냐!!



오늘은 옷이라는 미션을 클리어했으니 내일은 보다 자잘 자잘한 물건들을 정리하겠다. 미니멀리스트는 지향하고 있는 세계이지만, 아직 내공이 너무나 부족하다. 그래도 이전의 나에게는 '단호하게' 이별 선언을 내리고자 한다. 



다가오는 금요일에 업체에서 우리 집에 옷 수거를 하러 올 것이다. 웬만큼 비워내긴 했는데 아직 3일이 더 남아있다. 버릴 옷이 무엇인지 살피고 또 살펴야겠다. 나의 생활을 더욱 깔끔하게 만들고, 옷장에 옷 대신 나의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보관하기 위해서 말이다. 


# 미니멀리스트 옷장을 만들기 위한 10가지 방법



'미니멀리스트 되기'라는 사이트에서 미니멀리스트 옷장을 만들기 위한 방법 10가지를 조사해 보았다.

- 출처: https://www.becomingminimalist.com/a-practical-guide-to-owning-fewer-clothes/


1. 옷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2. 적은 옷을 입자. 대부분 좋아하는 색깔은 한정되어 있다. 나에게 어울리는 몇 가지 색깔만 잘 활용하자.


나의 의견 : 퍼스널 컬러 진단이 도움이 많이 된다. 매우 칙칙해 보일뿐더러 팔자주름 같은 흠도 '뙇'하고 부각되는 색깔이 있다. 반면, 더욱 생기 있는 나로 보이게 하는 색깔 분명 있으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자. 

(TMI지만, 나는 겨울 쿨톤이다. 그래서 새하얀 색이나 검은색 옷, 빨간색 립스틱을 선호한다. 카키는 최악의 색깔이다..) 


3. 하나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갖자.

수영복 한 벌, 한 쌍의 검정 운동화, 핸드백 한 개 등...

직업, 기후,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하나의 아이템만 가져보자.


4. 기부하고, 팔고, 재활용하고, 버리자. 

얼마나 많은 옷들을 버릴 수 있는지 놀랄 것이다.

일단 탄력이 붙으면 쉬워진다. 미니멀리스트의 옷장을 갖는 경지에 얼마나 가까워져 있는지 또 놀랄 것이다.


5. 기부하고, 팔고, 또 버리자.

계속 버려야 한다.


6. 쇼핑을 중단해보자.

쇼핑은 대부분 그저 습관일 뿐이다.

구매와 버리는 사이클을 부수기 위해서는 한동안 사지 말아야 한다.

90일 정도를 우선 시도해 보자. 이렇게 단순하게 시도하다 보면 옷과 상점에 대한 관점이 바뀌게 될 것이다.


7. 한 달간 지출 한도를 정하자.


8. 양보다 질을 선택해 구매하자.


9. 세일 가판대를 외면하자.


10. 옷이 아닌, 나만의 캐릭터로 무장하자. 감동시키자. 

-> 내가 생각할 때,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 나는 천성을 거슬러 이제 정리하면서 살기로 했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과 정리 정돈에 매우 취약한 ENTP형... 그러한 나를 나는 완전히 갈아엎으려 하고 있다. 천성을 거스르고자 한다. 천성을 이겨낼 무적은 '습관'이라는 사실을 굳게 믿으며 말이다. 그 습관을 기르고자 30일 매일 글쓰기 과제를 완수했다. 이 일은 나에 대한 신뢰를 훨씬 강하게 만들었다. 나에게 지대한 의미가 있는 사건이다. 



예전 같았으면 '너 그렇게 마음은 잘 먹으면서 또 안 할 거잖아? 다 알아. 이제 그만 좀 속여라. 한다고 하고선 또 얼마 안 가 그만두는 레퍼토리... 이젠 지겹다, 야.'와 같이 내 안의 내가 말을 걸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공부를 할 때도 성취감을 느끼는 계기 하나가 생기면 그 맛을 알게 되어 점점 잘하게 된다고들 한다. 그와 비슷하다. 나는 나를 요즘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존재로 보고 있다. 금융 신용도가 상승하듯, 나에 대한 나의 신뢰도가 상승했다.


나를 향한 신뢰를 쌓는 연습 중


신용불량자까진 아니어도 카드 대금일에 때때로 못 맞추는 이전의 내가 금융 신용도를 떨어뜨렸다면, 최근에는 날짜에 딱딱 맞추어 결제를 하는 나를 보는 기분이랄까.  



내게 하나씩 도전 과제를 물어다 주는 재미가 크다. 밖을 자유롭게 떠돌며 홀로 하는 도전은 이제까지 잘해왔다. 스쿠버 다이빙, 자전거 라이딩, 전통 무술, 묵언 명상 등과 같은 도전을 세계 곳곳에서 한 것 말이다. 



그러나 정작 나의 근본을 이루는 일상 안에서의 도전을 오히려 어려워했다. 하고 싶었지만, 또 하기 꺼려져 기피해왔다. 내 안의 벽을 넘어서기까지 주저했다.



매일 글쓰기에 이어 정리정돈을 시작했다. 이제 매일 일정하게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과제를 내게 줄 것이다. 

나는 이제 정리하면서 살기로 했다. 



Lee Mildon은 이야기했다. 



People Seldom Notice Old Clothes If You Wear a Big Smile



미소, 미소, 미소! :)


새로운 옷 구매 대신 '미소'를 꾸준히 훈련하자.

옷 대신 미소를 걸치자.

물품이 아니어도 우리는 충분히 빛난다. 

윤기 있게, 반짝반짝.


옷이 아닌, 나만의 캐릭터로 무장하자.
감동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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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의 이전글 '물건보다는 경험'으로 나를 풍성하게 채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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