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이 나왔다.
공저로 나온 시집이라
시인이 여섯 명이다.
책표지 맨 앞에
시인들의 이름이 있다.
인상 손주미 최필숙
안현희 박율산 양인석
필이가 아닌 최필숙
자식 그만 낳아라고
지은 이름
최필숙
그리도 싫던 이름이
시집 표지에 실렸다.
이젠 싫어하지 않는다.
내 이름을 사랑한다.
엄마가 주신 이름
엄마가 주신 생명
그리 감사하다 해놓고도
헛말이었던가
지금 필이는
아니 필숙이는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채
이 글을 쓰고 있다.
전혀 쓸 거라 생각하지 않았던 글
터져버린 눈물
터져버린 글
시인님 한분의 인스타에서
보고 말았다.
시인님이 엄마에게
시집을 선물해드렸더니
엄마가 그러셨단다.
가족 간에도 사서 보는 거라며
시집을 사셨단다.
그리고 소중히 읽으신단다.
얼마나
얼마나
좋으실까.
딸자식 이름 석자 새겨진 시집을 사서
읽는 그 마음
얼마나 기쁘고 기쁘실까.
얼마나 감동이고 또 감동이실까.
필이 눈물샘이
터져버릴 수밖에 없다.
울엄마도 그러셨겠지.
지금 계신다면
이 땅에서
이 하늘 아래에서
함께 한다면
필이 이름 새겨진
종이책이 두 권이나 나왔다고
얼마나 얼마나 기뻐하실까.
이제 시인까지 됐냐며
얼마 기뻐하실까.
살아생전
못난 딸
살아생전
못된 딸
이제서야 자랑스럽게
이름 새겨진 책이 나왔는데
이제야
이제야
엄마 곁에서 자랑스럽게 웃을 수 있는데
엄마는
울엄마는 곁에 없다.
빨간목욕탕 조차
엄마에게 바치지 않았다.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이제라도 엄마에게 바치려한다.
『빨간목욕탕』도
『내가 그리울 땐 빛의 뒤편으로 와요』도
두 권 모두
엄마에게 바친다.
사랑하는 엄마께
바친다.
엄마
필숙이요.
작가 됐어요.
이젠 시인도 됐어요.
엄마
엄마
엄마
오필리아처럼~
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