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 커다란 날개 활짝 펴고

by 필이


컴퓨터 앞

코 박고 부서져라 두드리는 자판

니가 이기나 내 손가락이 이기나

어디 한 번 해보자


컴퓨터 앞

뚫어지게 째려보는 모니터

세상 일 다 끌어다 모아놓고

니가 이기나 내 눈이 이기나

어디 한 번 해보자


끝판 날 때까지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어디 한 번 해보자


눈알이 튀어나와 실핏줄이 터질 때까지

손목이 너덜너덜 터널증후군이 생길 때까지


죽을똥 살똥

죽어라 코박고

죽을똥 살똥

죽어라 째려보다


문득 고개 든 하늘이

어찌 저리 파란가


창틀 프레임 액자되어

파란 하늘 눈부시게 황홀하다


두 날개 활짝 편

거대한 새의 날개짓에 그만

파란 하늘 바다로 풍덩 빠지고 만다


저 날개 올라타고

멀리멀리 점이 되어 사라질 때까지

자유롭게 날다 죽으리라


내 눈알도

내 손목도

아무런 죄가 없다


커다란 새의 커다란 날개 속에 꽁꽁 숨어서

하늘 바다 깊이깊이

우주까지 멀리멀리


그렇게 날으리라

자유롭게 날으리라



오필리아처럼~

필이~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