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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호 변호사 Jun 29. 2022

아내의 외도,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이혼전문변호사 이성호



아내가 가정생활에 충실하지 못하고 외도를 하는 경우에 남편들은 심정적인 충격뿐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하여 고민에 휩싸이게 됩니다. 미성년인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자녀들을 생각해서 아내의 외도를 용서해야 하는지 반대로 자녀들을 위해서 도덕적이지 못한 아내와 혼인관계를 해소해야 하는지의 사이에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부부간의 순결을 더럽혔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여 이혼을 결심하시게 됩니다. 협의이혼을 요구하는 경우, 아내들은 다양한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함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재판상이혼사유를 주장하여 혼인관계를 해소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아내의 외도가 민법 제840조 1호에서 주장하는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된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민법 제840조 1호에서 말하는 배우자의 부정행위란 배우자로서의 정조의무에 위반되는 일체의 정숙하지 못한 행위를 의미하고 간통보다는 넓은 개념으로 이해됩니다. 부정행위가 성립되라면 객관적으로는 혼인의 순결성을 더럽히는 행위가 있어야 하고, 주관적으로는 그것이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행하여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심신 상실상태에서 강간 등을 당한 경우는 부정행위가 아니고, 자유의사에 따른 이상, 강간이나 강제추행을 한 것도 부정행위가 됩니다. 또한 자기의 과실로 무의식 상태를 자초하여 저지른 부정행위는 이혼사유가 됩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아닌 다른 이성을 만나 술을 마시면서 상대방을 경계하지 않고 술을 마시고 의식을 잃어 성관계를 가지게 된 경우에는 부정행위가 성립됩니다. 또한 배우자가 아닌 이성과 자주 연락을 하거나 애정표현을 하는 등 성관계가 없더라도 자신의 의사로 배우자가 아닌 이성과 교제하는 행위 역시 부정행위에 해당됨을 말씀드립니다. 문자나 메신저로 자주연락을 주고 받으며 보고싶다고 하거나 사랑한다고 하는 등의 행위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정행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배우자와 상간자가 나눈 대화, 함께 있는 사진, 블랙박스 영상, 목격자의 사실확인서, 배우자의 자백 녹취 등을 확보하여 소를 제기할 때 증거자료로 제출하면 부정행위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사례를 들어 이해를 돕겠습니다.

남편 감 씨와 아내 명 씨는 슬하에 자녀를 둔 혼인 6년차 부부입니다. 명 씨는 직장동료인 남성과 자주 통화를 하며 문자와 메신저를 주고 받았습니다. 감 씨는 명 씨가 업무차 통화를 한다고 생각하여 명 씨의 행동을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감 씨는 우연히 명 씨의 휴대전화를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명 씨의 메신저 내용을 살펴보던 감 씨는 명 씨가 직장동료와 업무적인 관계 이상의 내연관계를 가지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감 씨가 이를 따져 묻자 명 씨는 일상적으로 친분이 있는 수준의 대화이고 아무런 사이가 아니라고 답하였습니다. 그러나 감 씨의 상식으로는 명 씨의 해명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감 씨는 명 씨에게 크게 실망하여 혼인관계를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감 씨는 소송대리인을 찾아가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였습니다. 소송대리인은 감 씨의 설명을 듣고, 명 씨의 현재 행동은 재판상 이혼사유인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인정될 수 있음을 말해주었습니다. 감 씨는 소송대리인의 말에 따라 증거를 확보한 뒤 명 씨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소송과정에서 명 씨는 직장동료와 육체적 관계가 없었고 단지 약간의 친근한 대화였음을 주장하며 감 씨의 청구를 기각해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감 씨의 청구를 받아들여 주었습니다.     


이처럼 아내가 외도가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되기 위해서는 부정행위가 성립되고 이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말씀드린 내용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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