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시나리오⟫ 전시비평문

주은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시공시나리오⟫는 건축물의 역사와 변화를 한 유기체로 바라보았다. 작가들은 건축 유기체의 특정한 시간을 예술 언어로 풀어냈다. 건축가의 시선으로 설명한 공간의 기술적, 수치적 부분에서 벗어나 공간의 시간과 성격에 공감하는 장을 만들었다. 첫 번째 전시관의 제목은 '건축과 시간'이다. 서도호의 ⟨문래동⟩ 작업은 3 채널 영상 작품이며 전시관의 한쪽벽면을 가득 채워 상영하고 있다. 문래동의 골목을 다니며 360도의 시야를 채우는 영상은 단순할 수 있다. 하지만 문래동에 쌓인 예술가들의 여러 사건들로 건축물과 공간에 대한 이해를 조용하면서 강하게 공감하도록 한다.

  어두운 공간을 지나 바로 옆은 이희준 작가의 ⟨식(蝕): 겹쳐진 시간, 펼쳐진 공간⟩, ⟨접힌 공간, 연결된 시간과 기억⟩, ⟨식(蝕)의 이면⟩, 2024 이 전시되어 있다. 반복하여 그린 원 위에 또 물감을 쌓아 원을 그려간다. 원들은 쌓이면서 원으로 나아가듯 시간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식을 강조하는데 이 것이 공간의 역사성을 은유한 듯 보인다. 먹고 먹히는 공간의 변화로 시간을 가지게 된다.

전시의 두 번째 관은 미술관의 시공에 대한 각작가들의 인식을 보았다.

구동희작가의 ⟨트리플⟩은 미술관을 캐버넷으로 만들었다.. 미술관의 시작이었던 캐비닛 안에는

일상적 인물건으로 채워져 있다. 낯선 감각으로 미술관의 시공과 일상의 연관성을 생각하게 한다.

마지막 세 번째 전시장의 오디너리피플의 ⟨불길⟩이라는 작품은 디지털 정보로 시공의 정보전달이 아닌 감각으로 전달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불길의 감각적인 전달은 디지털의 저장력 보다 강렬하다고 느꼈다.

건축은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런 인식에서 벗어나 공간에 대해 터놓고 공유하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