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자유롭고 싶다면

콩나물김치국밥과 닭백숙

by 이혜원

정말 자유롭고 싶다면 이제껏 의지해온 마법의 지팡이인 시간이라는 개념을 모조리 버려라. '이미 과거의 것'이라든가 '이 나이에'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시간을 가장 먼저 내버려라. 그리고 이 순간 내가 해야 할 일에 온전히 집중하라. 헤르만 헤세 <클라인과 바그너> 중에서


이른 시간에 저녁식사를 하고 나서 읽고 싶었던 분량의 성경 읽기를 마치고 공무원 연금지 1월호를 읽었다. 창간 200호를 맞이하게 되었고 구독자가 19만이란다. 대단하다.


첫머리에 올려진 헤르만 헤세의 글은 필사를 할 수 있도록 옆에 줄을 그은 부분이 있다. 필사한 작품을 올려주다가 편집 방향을 바꾼 모양이다. 더 따뜻하게 소통하고 더 편안하게 다가가는 연금지가 되겠단다. 기대가 된다.


연금지에서 퇴직한 이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 지를 본다. 또래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오늘 삶에 잣대가 된다. 부산친구가 잣대를 찾아서 행복한 모양이다. 짝지가 요즘 당신 신났네요~라고 한단다. 카톡방에서 친구 둘과 하루의 일상을 공유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는 모양이다.


부산친구는 집정리하고(치워봐야 그게 그거긴한데~란다) 오랜만에 뒷산에 올랐다며 바다풍경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 올렸다. 진해친구는 콩나물 국밥 먹고 진해루에서 아침해를 보고 자동차 점검을 한 뒤에 짝지는 후배농장에 실어주고 병원진료를 다녀왔단다. 저녁약에서 이뇨제를 빼어 주더란다.


점심으로 콩나물 국밥을 끓이기로 했다. 전통시장 강사장네 가게에 들러서 국밥을 끓일 콩나물과 참조개를 달라고 하니 조개가 없단다. 조개를 국밥에 왜 넣어요? 비린내 나요. 멸치 다시에 끓이는 것이 최고예요. 김치도 넣고 끓여요. 김치를 넣는다구요? 김치 넣으면 얼마나 맛나는데요. 디포리 넣고 김치도 넣은 콩나물 국밥을 끓였더니 화가가 주먹동그라미를 그려준다.


닭백숙과 함께 밥을 지어 김장김치와 먹을 요량이었다. 하루 전에 냉동고에서 생닭을 꺼내 냉장고에서 해동을 시키고 수영장에 가기 전에 스르륵~~ 한번 삶아내어 압력밥솥에 넣어 두었더랬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닭백숙이 맛나다.


토요일 아침, 영어수업에서 선생님이 월토반에 거는 기대가 크단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잘하고 있다니 얼마나 신나는지~ 지금처럼 꾸준히 하면 된단다. 야호~


수영수업이 없는 날이지만 수영장 안에는 사람들이 붐빈다. 상급반 레인을 선택하여 자유형 연습을 하며 두 사람에게 칭찬을 받았다. 수영장에서 사귄 언니가 참 잘한단다. 언니는 칭찬의 명수잖아요~ 못하는 사람에게 잘한다는 칭찬을 하지 않아. 그렇네요.


초급반에서 수영을 배울 때 상급반 레인에 날씬하고 예쁘고 수영까지 잘하는 여성이 있었더랬다. 헬스지도 코치랑 결혼하면 좋겠다고 여겼는데 오랜만에 와서는 작가가 수영을 아주 잘한단다. 그래요? 초급에서 물에 뜨느라 애쓰던 작가의 모습만 봐서 그럴 거다. 그래도 신난다. 야호~


수영을 마치고 나오니 화가의 전화통화 음성이 들려서 두리번거렸더니 청소아주머니가 이층을 가리킨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층으로 올라갔더니 달콩이가 어떻게 된 일이에요. 두 사람에게 번갈아서 전화를 일곱 번이나 했는데도 받지 않더란다. 어쩌면 좋아~ 많이 서운했겠다.


나는야~를 하지 말아야 할까 봐요. 웃는다. 나는야~가 달콤한 무기가 되었구나. 많이 컸다. 나는야~를 해 주겠다고 하더니 지난밤에 정리한 카드상자를 보여준다. 정리하느라 밤을 꼬박 새고 아침 9시에 일어났단다. 대단하다~ 우리 달콩이!


콩나물 2천 원어치를 사고 약국에 들러서 덩어리 쥐약 두 봉지를 샀다. 2024년 제작이어서 유통기한이 넘은 것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쥐약은 유통기한이 없단다. 그런가? 아닌 거 같은데~ 쳇 GPT에 물어보면 대번에 나올 거다. 유통기한은 2~3년이고 보관상태에 따라서 다르니까 포장에 적인 유통기한을 확인하란다. 약사님~ 이제 큰일 났네요.


달걀 7개를 거두고 딸기그릇에 물을 보충해 준 뒤에 덩어리 쥐약을 빈 닭장에 뿌려놓았다. 싱싱한 쥐약이니 많이 먹고 제발 달걀에는 눈독 들이지 말아 줘~


성경 읽기를 하니 잠이 쏟아진다. 잠시 낮잠을 즐기고 생식과 바나나 샤인머스캣 포도와 배를 깎아내며 화가에게 배가 기침에 그렇게 좋다네요~했더니 웃는다. 화가가 배를 주문하라고 옆구리 쿡쿡 찔렀더랬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 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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