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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꺼꿀이 Apr 14. 2023

부동산에 대한 나의 소신

나는 부동산에 대해 잘 모른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모여있거나 할 때 부동산에 관한 얘기를 최대한 안 하는 편이다. 뭣도 모르면서 지껄이네 -라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아서다.

부동산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에 아주 큰 ‘재산’의 영역이기에, 사실 나도 말을 함부로 하기가 그렇다.

그들이 열심히 축적해 놓은 무언가이고, 그것은 피와 땀, 눈물, 노력, 의지 등이 모두 엉겨있는 것일 텐데 내가 어떻게 감히 그들 앞에서 대놓고 혀를 놀리겠는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에 대해 나는 소신 혹은 가치관 같은 것이 있다.

그리고 모두가 그런 소신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와 같을 필요는 없지만, 당신만이 가진 어떠한 소신.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겠다는 소신일 수도 있고, 부동산으로는 재산을 불리지 않겠다는 소신일 수도 있겠으나, 내가 가장 지양하는 태도는 될 대로 돼 라식의 태도다.

부모님이 이렇게 하래서, 나라에서 이렇게 하래서, 등의 태도가 정말 싫다.

그건 마치 부동산에 대한 어떠한 평가도 뒤로 미룬 채, 감탄고토하려는 태도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부동산이 이렇게 뜨거운 주제인데, 어떻게 그것에 대한 호불호랄까, 소신이랄까 그런 게 없을 수 있단 말인가.

그저 자신의 소신이 누군가에게 어떻게 보일지가 걱정되고, 그것이 본인이 가진 이미지와 상충될까 봐 걱정하는 것 아닌가?

만일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부동산에 대해 회색분자 같은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나는 당신이 조금은 이해가 안 된다.  


아무튼 나는 오늘 부동산에 대한 나의 소신을 적고 싶다.

소신이라고 해봤자, 결국 빠르게 격변하는 시대에 변할 수도 있겠으나, 아직까지는 굳건했다.

나는 부동산이 절대 투자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동산은 소비재여야 하고, 나는 다주택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다.


고속성장의 시대에 부동산 가격 또한 급등하면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혜안과 통찰력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바이나, 결국 그것은 모두에게나 일확천금에 침을 질질 흘리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었다.

더욱 화가 나는 건, 선진국적 마인드는 깊고 넓은 한강에라도 박아버린 것인지, 아무런 규제 없이 다주택자들을 위한 정책들만 쏟아졌다는 것이다.

이제 그들이 부자가 되고 기득권이 되어서인지, 무주택자들을 위한 정책은 이제 씨가 말랐다.

교과서적인 악순환이 이 사회를 뒤덮고 있다.


이런 후진국스러운 정책들은 정말로 우리나라를 후진국으로 만들었다.

자본주의? 좋지. 나도 돈 되게 좋아한다. 근데 돈을 좀 작작 좋아해야 하지 않나 싶다. 항상 돈보다 사람이 중요한 것 아닌가?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정말로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고, 모든 갈등은 섭씨 99도를 기록하며, 언제라도 끓을 준비가 되어있다.

못 사는 사람들은 마트 가서도 2만 원 3만 원에 좌절감을 느끼는데, 어느 동네 집값이 20억 하냐 30억 하냐로 언론은 떠들어댄다.

이런 사회에서 부동산에 대한 나의 소신을 만들어내지 않는 사람들은 더욱 이해가 안 간다.


나는 부동산으로 투기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가 살 집으로 돈을 벌고 싶지 않다. 그것이 부자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일지라도 말이다.

그렇게 돈이 많아서 별로 사고 싶은 것도 없다. 결국 과도한 돈은 나를 영원히 시험대에 오르게 하는 일이 될 것이다.

공인중개사의 전화기 너머로 월세를 2만 원 더 올려야 한다며 실갱이를 펼치던, 원룸을 거의 100여 채를 소유하고 있던 그 집주인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다.


부동산 신화를 창조해 낸 많은 사람들은 내가 멍청해 보이겠지만, 우리는 다른 삶을 살아갈 것이니 서로 존중하고 건들지만 않으면 된다.

이 세상은 남녀/보수진보/노인과 청장년층/헤테로와 호모/동양인과 서양인 등이 살아가는 세상이니 말이다.

그저 내 부동산 소신을 적고 싶었다.

그리고 부동산에 대해 나와 같은 소신을 가진, 매우 소수의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여기 부자가 되기 글러버린 동지가 있으니 우리 모두 힘을 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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