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쯤이었을꺼다.
홈쇼핑에서 한창 일하던 제 눈에 '라이브커머스'라는 낯선 녀석이 나타난 게.
그때만 해도 여긴 정말 '엘도라도' 그 자체라고 생각이 들었다
기회의 땅, 미지의 세계! 저 역시 한껏 부푼 기대를 안고 불나방처럼 이 판에 뛰어들었다
그로부터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다
우후죽순 생겨나던 플랫폼들은 이제 정착기를 지나,
누군가에게는 쇠퇴기로 느껴질 만큼 냉정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어떤 사업자는 조용히 짐을 싸고,
또 어떤 곳은 라이브커머스 하나만 파는 전문 앱이 나타나기도 했다.
나보다 훨씬 똑똑한 분들이 내린 결정이니 다 이유가 있겠지만,
분명한 건 이제 라이브커머스가 반짝 유행이 아닌 하나의 '확실한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
그래서 오늘은 나의 미래의 직장이 될지도 모를(ㅎㅎ)
이곳저곳을 '내 맘대로' 한판 정리해봄
혹시 우리 회사가 빠졌더라도 너무 서운해하지 마라
제 인사이트가 부족해서 미처 다 담지 못한 것 뿐이니까
� 내 맘대로 그려본 라이브커머스
기존 유통 강자 홈쇼핑: CJ온스타일, GS Shop,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공영쇼핑 티커머스: 신세계라이브쇼핑, SK스토아 오픈마켓: 쿠팡, G마켓, SSG.COM, 11번가, 롯데ON 포털/메신저: 네이버, 카카오
카테고리 킬러 (버티컬) 패션: 무신사, 29cm, 지그재그, 에이블리, 퀸잇 뷰티: 올리브영 식품: 컬리, 오아시스마켓 리빙/여행: 오늘의집, 노랑풍선(Nol)
브랜드 직영 (D2C) 가전: 삼성닷컴, LGE.COM 패션/뷰티: SSF샵, LF몰, 아모레몰
전문/스타트업 스타트업: 그립, 프리즘 오프라인 기반: 신세계/롯데백화점, 하이마트
현재까지 내가 파악하고 있는 라이브커머스 사업자들이다
라이브커머스의 성장기 때 찍먹만 하고 빠져버린 사업자들이 있다.
바로
잘나가던 그들은 왜 '안녕'을 고했을까?
'배달의민족'과 '홈앤쇼핑'처럼 사업을 접었다
1. 배달의민족: "우리랑은 결이 좀 달랐나 봐요"
개인적으로 네이버 이전에 가장 통통 튀고 재미있게 방송하던 곳이 배민
그런데 2021년 야심 차게 시작했던 서비스를 작년 8월에 종료
이유는 결국 '수익성’이었다고 한다 쇼호스트나 인플루언서 섭외비 등 투자 대비 효율이 안 나왔던 거죠.
배달의민족, '쇼핑라이브' 서비스 종료
https://zdnet.co.kr/view/?no=20230731173324
무엇보다 배민 앱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지금 당장' 배달 음식을 먹고 싶은 사람들인데
하루 이상 걸리는 배송 상품을 파는 라이브 방송은 고객의 니즈와 미묘하게 어긋났던거 같음
2. 홈앤쇼핑: "선택과 집중, 냉정한 판단"
홈앤쇼핑도 라이브커머스 중단을 선언함. 이 과정에서 잡음이 좀 있었던거 같음
예약된 방송을 취소할 정도로 급박하게 결정된 걸 보면, 수익성 면에서 더 이상 끌고 가기 어렵다는 판단이 섰던 것 같아요.
엄청나게 빠른결정 ㅋㅋㅋ 무서울 정도다
https://zdnet.co.kr/view/?no=20240307144544
홈앤쇼핑, 희망퇴직에 노사 대립..."부당" vs "합당"
반대로, 더 세게 밟는 곳들은 왜?
누구는 접는데, 누구는 역대급 돈을 쏟아붓고 있는거 같다
바로 네이버와 CJ온스타일
네이버: "이미 다 깔아놓은 판이니까!"
압도적인 트래픽, 검색, 그리고 네이버페이로 이어지는 '락인(Lock-in) 생태계'가 이미 완성되어 있음
라이브 방송은 그저 수수료 수익을 얹어주는 효자 서비스일 뿐, 안 할 이유가 전혀 없는 거죠.
실제로 오픈마켓이랑 비교하면 말도 안되는 3%대 수수료 (타 플랫폼은 10%대도 있는걸로 앎)
그냥 깔려있는 판에 라이브커머스도 하면 또다른 수익원이 될 수 있으니 안할 이유가 없을꺼같음
CJ온스타일: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게 방송인데?"
홈쇼핑 업계는 기존 TV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모바일 라이브에 사활을 걸고 움직인지 오래임
CJ는 이미 고퀄리티 방송을 찍을 인프라와 제작진을 다 갖춘 '방송국’임
추가 비용은 적게 들면서 퀄리티는 뽑아낼 수 있으니, 수수료 내느니 직접 판을 키우는 게 훨씬 이득인 셈
홈쇼핑 중 과하다 싶을 정도로 목숨걸고 하는게 느껴짐
온스타일 어플 내 라이브쇼의 구좌만 봐도 그렇게 보임
다른홈사는 온스타일 만큼의 신경은 안씀
결국 비즈니스 모델의 구조적 차이와 핵심 역량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향방이 갈는거 같음.
다음번에는 살아남은 플랫폼들이 각각 어떤 PGM(프로그램)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지 하나하나 뜯어보기로 하자
근데 이걸 나는 왜 하고 있는건지는…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