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론에 심화로 넘어가기 전 차량의 종류에 대하여 먼저 풀고 넘어가는 게 맞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수소차와 EREV 하이브리드 기초 3편 정도를 다루고 제대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작년 현대 CEO 인베스터 데이에 현대차는, EREV를 활용한 1000KM 이상 갈 수 있는 차량을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이다라고 말은 하지만, EREV는 몇 번 시도했고 시제작도 해봤던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과거 2012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EREV 콘셉트 모델 ‘i-oniq’라는 차량인데요
당시 기록을 보면 110마력 전기모터 차량으로 단일 탱크로 최대 700km까지 갈 수 있다고 콘셉트카를 내놨었죠, 하지만 시장의 대세는 하이브리드로 정착되었고, 탈락된 차량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내놓았다고요
솔직히 한번 버린걸 다시 와서 쓰다니 파묘라는 단어가 붙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고 봅니다.
상황이 달라졌다곤 하는데 뭐가 달라진 걸까요? 오늘은 이 주행거리 확장형 전기차(Extended-Range Electric Vehicle·EREV)에 대해 이야기해 보죠
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는 전기 모터를 차량의 주요 구동원으로 사용하며, 내연기관 엔진은 배터리 충전을 위한 보조적인 역할만 수행하는 전기차의 한 유형이죠.
조금 더 쉽게 말하면, 내연기관은 차량의 직접 구동에 관여하지 않고, 주행거리를 확장하기 위해 발전기로서의 기능을 하는 차량이라는 거죠, 우스갯소리라 말하는 야 전기차 뒤에 발전기를 싣고 다니면 무한으로 갈 수 있는 거 아니냐 라는 농담을 기술적으로 구현화한 차량이에요
우선 이걸 이해하시려면 시대상을 어느 정도 아셔야 합니다. 당시 테슬라 쇼크전후로 많은 차량 제조사들은 하이브리드에 대한 고민을 했었습니다.
이게 12~15년도 사이예요 당시 내연차와 전기차의 모든 장점을 가진 차량이 탄생하지 않을까 하고 만든 차량들이 하이브리드와 EREV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이브리드는 종류마다 다르지만 우선 메인아이디어는 출퇴근 즉 40KM 미만의 거리는 전기로 가고 장거리는 기름으로 가자는 아이디어였고
EVEV의 아이디어는 엔진이 변속을 하고 특정조건에서만 효율이 높아? 거기에 변속기라서 효율이 떨어진다고?
"야 그러면 최대효율 지점에서만 동력 만들고 그거 전기로쓰면 되는 거 아니냐?" 이아이디어죠 생각보다 좋아 보이는 아이디어 기는 합니다만,
12년도 당시에는 너무 기술적이나 현실적인 단점이 많아 포기했어야 했죠 그럼 어떤 상황이 달라졌기에 EREV를 다시 꺼내든 걸까요? 오늘은 이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원리 자체는 단순합니다.
EREV는 기본적으로 전기 모터를 통해 주행하며, 배터리 충전 상태(SOC)가 충분한 경우 내연기관은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 상황에서 배터리 충전량이 낮아지면 소형 내연기관이 작동하여 발전기를 통해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전기 모터에 직접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죠.
특히 내연기관은 일정한 회전 속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며, 이를 통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 할 수 있지 않겠냐
현대의 이번 EREV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건데요 음 그래? 그럼 앞선 모터가 노는데 이거 전륜모터랑 연결하면 회생제동도 되겠는데 필요할 때만 엔진 쓸 거면 이러면 되는 거 아니냐?
막말로 말은 쉽고 아이디어는 엄청나난 게 맞는데 말이에요 이걸 구현하는 엔지니어 들은 죽어나가겠죠 PHEV 시스템과 결합한다면 더효율이 올라갈 건 명약관화하지만 이게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 녀석의 장점은 일반 전기차에 비해 주행거리가 압도적으로 길어요 지금 국내기준 최장거리라고 할 수 있는 차량들이 500~600km대를 왔다 갔다 거리는데 EREV는 12년에 만들어진 모델도 700KM 선에서 출발합니다. 지금은 1000km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죠
심지어 주행의 상당 부분이 전기모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연차 대비 CO₂ 배출량이 적고 이게 유로 7~8의 기준을 달성할 확률이 매우 매력적인 점이에요 특히 픽업트럭이나 대형차를 노리기에 국내에서 사용하기보다는 해외를 노리는 것이죠
기아의 TV1로 알려진 픽업트럭은 2026년에 출시될 예정이고 현대 싼타페와 제네시스 GV70에 처음 도입될 EREV 구동 시스템을 사용할 예정라는 기사들은 많이 나와있고, 2027년 유럽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평이 주를 이루니까요 국내보다는 해외를 겨냥한 수라는 게 주된 평가인 이유죠
자 그렇다면 초기 EREV 모델들이 시장에서 실패한 이유가 뭘까요?
많은 기사에서는 초기 실패이유를 시스템 복잡성과 높은 개발 비용으로 보는 시선이 있습니다만 그럴 거였으면 하이브리드나 PHEV도 같이 실패했어야 하는 게 맞겠죠 충전 인프라의 미비 또한 마찬가지로 전기차 가 못 떠올랐을 거라 보는 게 맞고요
사실 개발비용이나 인프라 같은 부차적인 문제보다는 메인은 배터리 기술의 성숙도가 올라오며 가격이 내려온 것을 메인으로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배터리 기술의 성숙해지며 5배 이상 저렴해 진부분이 크다는 것이죠, EREV가 처음 시도되던 시점(2000년대 초중반)에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충·방전 효율이 낮았고, 배터리의 대용량화를 위한 기술적 한계가 뚜렷했다는 점이죠 당시에 비해 충전속도는 몇 배로 올라왔고 용량도 많이 넣을 수 있다? 그런데 가격도 싸졌어? 한번 해볼많한 데의 계산이 들어간 것이죠
뿐만 아니라 유럽 쪽이 전기차 정책을 선회한 것도 이유로 손에 꼽힙니다. 유로 7 당시 내연차 완전퇴출을 목표로 삼았던 유럽이 지금은 방향을 틀어 내연차도 괜찮아 라는 방향성으로 가고 있으니 2035년 금지되기 전까지 10년 이상 팔아먹을 수 있는 시장을 노리는 것이죠 일종의 징검다리로 해석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후반부에 좀 더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그럼 시장에 나와있는 차량은 어떤 게 있을까요
대표적인 초기 EREV 모델로는 GM의 쉐보레 볼트(Volt)가 있습니다.
쉐보레 볼트는 전기모터를 주요 구동원으로 삼고, 1.4L 소형 내연기관을 발전기로 활용한 차량이었죠 문제는 위에서 설명드린, 배터리 기술의 한계로 인해 주행거리와 비용 효율성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졌고, 출시 이후 몇 년 만에 시장 점유율을 잃고 추락했죠 그 이후 성공은 의외의 나라인 일본에서 나옵니다.
일본에서 상용화된 대표적인 EREV 차량은 닛산(Nissan)의 e-POWER 시리즈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e-POWER는 일반 전기차(BEV)와 비슷하게 전기 모터가 차량의 주요 구동원을 담당하지만, 소형 내연기관 엔진이 배터리를 충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죠, 이 차량은 일본 시장에서 실용적인 연비와 낮은 CO₂ 배출량을 강조하며 도심형 친환경 차량으로 자리 잡으려 했죠
2016년에 출시해 공인 연비가 WLTC 기준 약 28~30 km/L 도심에서 약 20~25 km/L 정도로 엄청난 효율을 보여준 것은 사실입니다.
스펙이 모터 최고출력 109 마력, 최대토크 25.9 kg-m, 감속기모델에, 기본적인 토션빔을 사용했더라 언뜻 봐도 극한의 효율을 추구한 차량임을 알 수 있는 것이죠
문제는 Toyota Prius가 있는 일본에서 EREV가 먹고 들어갈 시장이 적었다는 점일까요? 지금도 돌아다니지만 그렇게 대중적으로 발돋움하지 못한 차량으로 구분됩니다.
드디어 본론인 파트입니다 나름대로 현대차는 위에서 EREV를 다시 꺼내왔는데요
이를 보는 평가는 크게 2가지입니다.
사실상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보입니다.
사실 현대기아가 최근 내놓는 라인업들은 픽업트럭들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선 인기 없는 차량에 왜 목숨을 거는 걸까요?
사실상 테슬라와 방향성을 다르게 진정한 모빌리티 기업으로 가려하는 발돋움이 아닌가 라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만.
확실히 자동차 시장에서 자기들이 능력이 올라왔으니 증명과 홍보의 수단이다라는 개념이 있는 거죠
까놓고 말하죠 엔지니어로써 말씀드리면 EREV는 필요 없는 기술에 가깝습니다. 미래에는 사장될 기술이죠 현대차라고 이걸 모를까요?
잘 알 겁니다 저보다 더 잘 알겠죠, 다만 이건 현행 배터리 기술의 한계가 명백하기에 치는 몸부림에 가깝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주행거리는 늘려야겠는데 전고체나 반고체 배터리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으니 좀 다른 수단을 찾아보자 이러면서 만들어낸 게 EREV라는 말입니다.
다만 이게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현제 시장에서 낼 수 있는 기술 중에 완전한 EV로 넘어가는데 필요한 징검다리로써는 최선의 수라는 겁니다 10년 내로 격변이 오겠지만 당장 5년을 버티고 더 올라가기 위한 지지대를 심는 작업이라는 겁니다.
"불가능한 것을 어떤 방식으로든 뛰어넘으려는 인간의 노력과 발버둥" 그 자체로 너무 나도 아름다운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