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달, 열두감사, 12땡쓰

자연과 함께 감사하는 열두달의 달력

by 선물의집

1. 제품명: 12땡쓰(일이땡쓰)

2. 주제: HOW GREAT YOU ARE!

3. 설명

2014년이 저에게 건내준 두가지 큰 이슈는 바로 `서른`과 `골절`이었습니다. 자연에 별다른 감흥없이 살아온 저에게 서른살이라는 낯선 묵직함과 발등뼈 골절이라는 한달여간의 칩거생활은 아주 가까이에 있어서 몰랐던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세월호 사건도 있었구요.

20대 내내 사람이 만들어낸 예술과 문화들을 동경하며 찾아다녔는데, 정작 매일 아침 뜨는 해와 가을이면 지는 나무의 그라데이션을 발견할 줄 몰랐던 것이죠. 우리가 만들어내지 않아도 이미 우리가 선물로 받아 누리고 있는 것들이 어찌나 많았는지... 적어도 달마다 열두번은 자연으로부터 큰 감격이 있더라구요. 매달 계절감이 잘 드러나는 이미지를 고민하게 됐고, 직접 찍은 우리나라의 열가지 풍경과 캘리그라피 한장, 그래픽이미지 한장으로 배경으로 담았습니다. (포토샵을 할 줄 몰라서 의도치않게 #nofilter 인 점.. 어필하고픔)

1월 영주 부석사에서 본 소백산
2월 제주도에서 본 한라산
3월 꽃, 캘리그라피
4월 사직단의 오후
5월 공원의 나무와 하늘
6월 양평의 어느 개천
7월 구름
8월 서해 바다 수평선
9월 추석 경복궁 처마에 걸친 하늘
10월 가을 물든 캠퍼스
11월 깊은 노을
12월 빛, 그래픽 이미지

소울메이트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찬양을 물어봤습니다. 소중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찬양의 영문가사와 한글가사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고, 배경의 자연과도 잘 어울리는 메시지들을 뽑아냈습니다. 12땡쓰를 작업하는 내내 열두곡의 찬양을 계속해서 들었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이 저에게도 소중한 기도가 될 수 있었습니다.

* 깨알 디자인
a. Praise: 찬양으로 영감을 받았다보니, `PRAISE`라는 단어를 끄적이다가 `P`를 8분음표로 그려봤습니다. 어? 괜찮은데?!
b. 0416: 세월호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 노랑동그라미로 표시했습니다.
c. 감네개: 감..사....4.....죄송합니다.
d. 땡^_^: `쓰`를 웃는 이모티콘으로 표현했습니다. 쓰=^_^ ....잘못했습니다.
e. 패키징 방울: 아주 쪼그만 털방울 두개를 달았습니다. 엄청나게 귀찮았지만 이 작업으로 12땡쓰가 많이 특별해졌습니다. 짱귀엽죠?


4. 제품 구성: 커버 1장 + 달력 12장 + 멜로디카드 2장

5. 종이: 누보지 150x100


6. 제작 후기

"디자인의 관건은 부드럽게 브레이크를 밟는 습관"


인쇄업체와 일하는 것도, 달력 제작도 처음이었어서 (당시에는 처음이라 몰랐지만) 아주아주 쉽지않은 작업이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충무로에 있는 사무실도 직접 찾아가서 주문했지만 꼼꼼하지 못하게 인쇄된 부분이 역시나 생겼고.. 수십번을 보고 또 봤지만 나중에야 오타가 발견돼 추가 인쇄를 하기도 했지요. 패키징도 단순하지 않고 손이 많이 가는 구성이라 잔업 후유증으로 며칠은 온몸이 쑤셨구요. 그런데도 패키징을 포함한 디자인의 전과정에서 끝도 없이 욕심이 났습니다. 하면 할수록 하고싶은 것들이 생겨났습니다. 가만보니 이렇게 하면 정말 끝이란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디자이너들은 어느 선에서, 어떻게 만족을 하고 마무리를 짓는걸까?
그 타이밍과 정도를 결정하는 역할이 디자이너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는 첫 작업이었습니다. 운전할 때 브레이크 밟는 습관을 처음 잘못 길들이면 쿵. 쿵. 불안하고 어색하게 멈추게 된다고 잔소리하셨던 운전 연수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막상 해보니 쿵. 쿵. 상황 닥치는대로 브레이크를 밟는 게 더 쉽더라구요. 살살살 브레이크를 밟으며 스무ㅡ쓰하게 멈추는 건 반복된 노력과 섬세한 감각이 필요했습니다. 디자인이란 분야도 초반에 이 훈련을 인지하고 장착해놓지 않으면, 좋은 아이디어나 숙련된 기술을 가지고도 어설픈 제품을 만들어낼 것 같습니다. 좀 듣기 싫은 말로 표현하자면, `적당한 타협`을 잘 해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늘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대신 그 힘으로 또 새로운 걸, 더 멋지게 시작해보죠 뭐.

100세트 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