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의아합니다.
애초에 신은 왜 이 세상을 만들었을까요?
왜 신 외에 아무것도 없지 않은 대신,
무엇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우리가 과학으로 알 수 있는 모든 일이 일어나기
까마득한 이전부터,
신은 언제나처럼 존재했을 것입니다.
그 존재는 영원하니까요.
신에겐 역사의 시간, 진화의 시간을 넘어
우주의 시간 또한 찰나와도 같을지니 말이죠.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요?
오롯하게 그 자신으로 가득 차 있었을 태초의 공간에서 무슨 이유로 신은 이 세상을 창조한 것일까요?
왜 그 자체로서의 무한함에,
유한한 존재를 만들어 덧붙였을까요?
어째서 완전한 상태에서
불완전함을 이루어 낸 것이죠?
정말 난해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를 모순 없이 설명할 수 있어야 했죠.
God made the world for us to live together
in peace and not fight.
신은 우리가 서로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살게 하려고 이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Samantha Smith(1972~1985)
평화롭게 살게 하려고?
딱히 합당한 이유가 되지는 못하는 것 같은데요.
그랬다면 방금 악의 문제에서 말씀드렸듯,
이 세상을 낙원으로 만들었겠죠.
또한, 만일 이 세상이 낙원이라고 할지라도,
그곳에 지낼 자신보다 불완전하며 부가적인 존재를
애초에 왜 만들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그런 존재는 구태여 창조할 필요가 전혀 없잖아요.
I cannot believe in a God who wants to
be praised all the time.
항상 찬양받고자 하는 신은 믿지 않겠습니다.
-Friedrich Nietzsche(1844~1900)
만일 그것이 찬양을 받고자 했다면, 이 세상에
충성스러운 신하만을 만들었으면 충분했을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그 존재를 부정하는 존재가 수두룩하게
이 세상을 만들었겠어요?
물론 신은 찬양을 원하지도 않겠지만요.
이미 그 자체로 충만하여 결핍이 없을 테니까 말이에요
God has created the entire world that it should be the theater of His glory by the spread of His gospel.
신은 그의 복음이 전파되어 그의 영광을 더욱
드러내기 위해 이 세상을 극장으로써 창조하셨습니다.
-John Calvin(1509~1564)
영광을 전파하고, 인간을 구원하려고요?
당신이 신이라면 숲을 만들고 그곳에 불을 피운 다음, 일부에만 비를 내려줄 것 같나요?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
물과 사람을 만드는 격입니다.
심지어는 모든 사람을 구하지도 않으면서요.
신은 전지전능하여 단번에 모두를 구할 능력이
있으면서 말이에요.
설사 그렇게라도 인간을 구원하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 세상은 그저 신의 우스꽝스러운 1인극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존재는 당연히 신이 아니겠죠,
1인극을 하는 신이라뇨.
그 외에 이유들도 모두,
신의 속성을 고려하면 어불성설이었습니다.
심심해서? 완전한 신이 심심하다니 가당치 않아요.
실수로? 무결한 신이 실수를 한다니요.
신의 자손을 만들려고? 참 인간적인 신이군요.
이렇게는 더 떠올려 보아도 의미가 없겠다 싶었습니다.
자, 그 대신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볼게요.
당신이 신이라고 해 보죠.
그래요, 잠시 신이 되어 보세요.
당신은 신입니다.
당신은 창조와 파괴의 원천이며,
태초와 종말을 가르는 존재입니다.
당신의 뜻은 원자부터 우주까지를 아우르고,
그것은 곧 세상의 알파부터 오메가를 관통하죠.
언제나, 어디에나 항상 존재하는 당신은
그 자체로 완벽한 조화이자, 절대적인 선이며,
또한 영원한 질서입니다.
오롯이 당신으로 충만한 그 공간에는
당신의 존재 외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고,
존재할 필요도 없으며, 존재하지도 않아요.
정형화되지 않은 모든 존재까지 포함한 무한한 가능성,그 본질이자 현상인 당신에게 물어볼게요.
무엇을 바라나요?
무엇을 하고 싶어요?
그래요, 당신이 너무나도 인간적인 존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생각해 보세요,
신처럼 말이에요.
무엇을 할 것 같아요?
세상을 왜 만들었어요?
...
제게는 신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있죠.
신이 세상을 만든 이유,
저는 그것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그래야 그 뒤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거든요.
내게 빛나는 가치가 무엇일지,
그것을 더 알아나가기 위해서 말이에요.
아, 저는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와,
무의미한 돌덩이들을 하나씩, 먹먹하게 들어 올리며
계절을 지나쳐갑니다.
누군가 이 고민을 먼저 한 사람이 있을까요?
그가 기록을 남겼을까요?
그 문장이 저를 마주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