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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간디 May 06. 2022

앨범 통스밍을 부르는 MCND, [THE EARTH]

댄스 심은 곳에 난 힙합



나는 습관적으로 케이팝을 듣는다. 매일 18시에 발매되는 음반을 한번씩 듣고, 뮤직비디오를 보고, 동시에 구독중인 몇 개의 채널에 업로드 되는 프로모션 클립들도 챙겨본다. 이런 '습관적 케이팝'이 내 생활습관에 자리를 잡은 건 아무래도 발매되는 앨범 하나하나가 지인들의 노동의 산물(..) 이거나, 그것이 곧 나의 일로 연결되기 때문인 것이 크다. 보통 이렇게 아이돌 팀들을 알게 되고, 그들의 음악과 영상을 접하게 되면 일부 나의 취향에 맞는 곡만 골라 재생목록에 넣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일의 일부로서 습관적으로 음악들을 듣다가도 전체적인 느낌과 곡들이 유독 좋아서 '통스밍'을 하게 하는 앨범들을 만난다. 보통 한 곡, 한곡이 좋은 경우가 크지만, 전 곡의 유기적인 어울림이 좋고 여기에 아티스트만의 매력과 에너지가 느껴진다면 더욱 그렇게 듣게된다. 나에게는 이런 몇 안되는 아티스트 중 하나가 MCND다. 촬영을 위해 데뷔앨범 타이틀곡 'ICE AGE'를 접했던 날부터, MCND가 발매한 [THE EARTH : SECRET MISSION Chapter1] 의 통스밍을 하던 모든 날들이 그랬다(?)  


댄스 심은 곳에 난 힙합


MCND 를 처음 마주하면서는 사실 선입견 아닌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전형적인 댄스음악을 할 것' 이라는 생각이 그 큰 선입견이었다. MCND는 칼군무와 댄스실력을 기반으로 하는 TOP MEDIA 소속인 점이 이런 이미지를 갖게 했다. (틴탑, 백퍼센트, 업텐션의 계보로 이어지는 TOP MEDIA 의 전작인 이들의 선배그룹들을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다.) 하지만, MCND 의 음악의 매력은 '댄스' 보다는 '댄스 심은 곳에 난 힙합'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다. 


발매된 지 어언 1년이 다 되어가는 공백기 동안에도 꾸준히 듣고 있는 이 앨범, [THE EARTH : SECRET MISSION Chapter 1] 이 특히 그렇다. MCND 만의 힙합색이 강하게 묻어나오는 앨범이라고 생각 하는데, '힙합'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와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MCND 가 표현할 수 있는 목소리의 합과 멤버들만의 에너지가 묻어나게 연출된 앨범이라는 생각에서다.

MCND의 세 번째 미니앨범 [THE EARTH : SECRET MISSION Chapter 1] 의 이미지


 

 이 앨범의 수록곡은 총 6곡. 앨범의 곡들 중 가장 힘이 들어갔을 타이틀 곡 Movin'에서 시작해 고양이에, 귀여움에, 허니버터칩을 지나 풍악을 울린 다음 글로벌 타겟팅의 올 영어 곡으로 마무리 하는 재미있는 구성이다. 


Track 01 / Movin' (너에게로...)

쓸데 없이 아련한(..) 점 세개가 붙은 부제를 가진 곡 제목과는 다르게 캐슬제이의 저음의 랩으로 시작해서 비트가 점점 고조되는 구조를 가진 트랙이다. MCND의 곡을 들을 때 언제나 그렇듯이 캐슬제이의 목소리와 래핑은 안정적으로 귀를 사로잡는다. 중저음의 톤에 좋은 딕션을 가지고 있는 캐슬제이의 파트가 듣는이의 귀를 사로잡아두면, 꼭꼭 씹어 부르는 듯한 보컬을 가진 빅의 목소리에 귀가 가고, 메인보컬과 리드보컬의 포지션에 어울리는 기본기가 탄탄한 실력을 가진 휘준과 민재의 보컬을 듣다가, 또 다른 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윈의 래핑이 치고 들어오는 식이다. 


아무래도 다섯 멤버들 모두 팀 내에서 롤 분배가 잘 되어있고, 구멍이 없는 실력이다보니 다섯이서 열심히 휘몰아치다보면(?) 속절 없이 한 곡을 끝내게 되고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구조. 그리고 정신차리고 보면 앨범 전체를 스밍하고 있는 상황에 마주한다. 


(*)개인적으로, Movin' 은 추가로 LIVE PRACTICE ver. 의 안무연습영상 역시 추천한다. 후반에서 사운드를 만질 수 없는 구조로 촬영된 생톤의 영상을 업로드 하는 것이 이 팀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을 대신한다고 생각하기 때문.

https://youtu.be/BfI3zAsL0G8


Track 02 / 고양이 춤(Cat Waltz) 

개인적으로 인간 세상에서 고양이는 치트키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공식이 아이돌 음악에 적용 된다면, '고양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유 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여기에 고양이의 이미지를 차용해 자신을 빗댄 귀여운 가사들이 연속된다면 마음이 두 배로 따뜻해지는 것이 인지상정. 이 곡 역시 이런 장점을 십분 차용한 가사들에(꼭 만나 근데 급하게 가느라 / 고양이 세수야 이해해 줘 아잇, 고양이 춤을 춰 oh / 사뿐히 딛어 봐 자 춤을 춰) 점수를 주고 싶다.


Track 03 / BowwowwoW

가 가장 내 취향에 맞는 곡으로 선곡 되었는데, 기억상으로 운전 하면서 이 곡을 가장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비트가 날카롭게 찌르지 않으면서도 백에 깔린 차임벨 사운드 같은 것들이 곡의 귀여움을 극대화 하면서 'Bow wow woW' 같이 가사 한 소절이 등장하고 한번씩 받아주는 가사가 반복 되는 것이 무언가 다른 일을 하면서 배경음악으로 듣기에 적당했던 기억. 


Track 04 / H.B.C

앞의 두 곡이 조금은 이지 리스닝에 가까웠다면, 이 곡은 MCND의 전작들에서 익히 느꼈던 MCND의 색깔이 묻어나는 곡이다. (자꾸 제대로 된 설명은 없이 'MCND의 색깔, 그들만의 사운드.. 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쓰고 있는 것 같은데, MCND의 곡을 제대로 들었다거나 무대를 제대로 봤다거나 하면 느껴지는 첫인상과 느낌 그게 바로 말하고 있는 그들만의 색깔이다.) 줄임말을 제목으로 하고 있고, 굉장히 거대한 대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곡의 주제는 '허니버터칩' 이더라. 이런 위트에 헛웃음이 나오게 하는 류의 힙합도 줄창 이야기 하고 있는 MCND의 색깔 중 하나가 아닐지.. 


Track 05 / 풍악을 울려(Play pungak)

앞 트랙에서는 허니버터칩을 노래했다면 이번엔 전통 소재인 풍악(..) 으로 넘어왔다.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사운드의 댄스곡으로, 개인적인 느낌에는 MCND의 전작 앨범들의 수록곡과 비슷한 톤으로 들리는 트랙. '풍악을 울리다' 라는 문구로 '풍악을 울려, 넌 또 왜 내맘을 울려' 와 같은 가사의 라임의 센스를 살리려고 노력한 흔적과, 후반부의 사운드에 섞여 들리는 전통 악기의 소리가 매력적인 곡. 


Track 06 / REASON

대세는 글로벌! MCND도 이 흐름에 발맞추며(글쓴이의 뇌피셜) 가사가 전체 영어로 된 곡을 수록곡으로 함께 발매하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 KPOP 보이 그룹 중 글로벌 대장격인 BTS를 시작으로 세븐틴, TXT 등 많은 보이 그룹들이 올 영어로 된 곡들을 발매 하는 것이 아무래도 KPOP 의 추세 중 하나가 된 요즘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난무하는 낯선 언어들 속에서도 'Got me, thinking, waiting, dreaming, You're the, reason' 에 해당하는 후렴 부분을 가창하는 플로우는 MCND의 곡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플로우로, 이 부분을 들으면 'MCND의 곡을 듣고 있구나' 느낄 수 있는 부분.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MCND의 색깔


 아이돌 그룹, 워낙 많다. 멤버 일곱 내지 여덟은 우습게 넘겨버리는 다인원인 팀 역시 많다. 이런 시장에서 곡을 들으면 멤버들의 가창 플로우와 래핑을 듣고 'MCND의 노래구나' 특정 지을 수 있다는 팀의 색깔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특징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생라이브 연습영상을 아무 가공없이 업로드 할 수 있는 자신감까지 있다는 것. MCND 의 앞으로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들이 많다. 앞으로도 통스밍을 부르는 MCND의 앨범들의 발매를 기다리며 마-침.



#MCND #리뷰 #앨범리뷰 #movin' #TOP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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