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에게 일본 생활이 맞을까?

일본 생활이 맞을지 안 맞을지 알 수 있는 부분들.

by 아메바

일본 전철에 타면 의자에 좌석이 나누어져있지 않다. 이게 처음 보면 조금 익숙하지도 않고 낯서면서도 웃기다. 빈 좌석에 서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앉는데 그렇게 한 명 두 명 앉다 보면 애매한 빈 공간이 생긴다. 0--0-0–0-0—0, 0가 사람 -가 빈 공간이다. 이 빈 공간에 사람들이 앉으려고 하면 앉아있는 사람이 자동적으로 엉덩이를 들어 조금 옆으로 이동한다. 그렇게 빈 공간을 조금씩 더 만들어가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서로 배려해서 한 사람이라도 많이 자리에 앉는 의자이며, 나쁘게 말하면 눈치를 보아야 하는 의자이다. 여기서도 일본 생활을 조금 엿볼 수 있는 게, 조금씩 배려하며 자신의 개인적 공간을 만들어가는 습성을 알 수 있다. 만약 이 의자 시스템을 보고 서로 배려한다라고 느꼈으면 일본 생활이 나쁘지 않을 것이며 눈치를 본다고 느꼈다면 조금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런 자그마한 것들이 일본에는 일상적으로 즐비하기 때문이다.

o2048153614342453395.jpg 일본 일자 좌석, 차량에 따라 나누어져 있는 좌석도 있다


대개 일본 생활에서 답답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관공서 시스템이다. 공공기관 시스템에서 너무 오래 걸린다는 불만을 나 또한 처음에는 엄청나게 토로했다. '한국이면 10분도 안 걸릴 텐데'라는 생각과 한다. 왜냐면 일본에서는 주민등록을 신청하는 것만 하더라도 1시간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빨리빨리 민족의 한국인은 굉장히 참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이 든다. 처음으로 드는 생각은 이해가 안 된다며 두 번째는 느리다 세 번째는 왜 이렇게까지 오래 걸리지 등등의 답답함이 엄청나다. 이를 좀 더 알기 쉽게 비교할 수 있는 것으로 스타벅스를 들어보겠다. 신기하게도 이러한 시스템에도 장점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한국도 일본도 스타벅스가 있다(이런 점을 보면 스타벅스는 엄청난 대기업이다). 스타벅스에서 손님들이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시스템을 보면 이 차이를 알 수 있는데, 일본에서는 순서대로 주문을 받고 순서대로 제품을 받아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순서에 따라 줄을 선다. 한마디로 학교에서 줄을 서서 급식을 받는 것처럼 말이다(중학교 급식보다는 좀 더 정갈하게 순서대로 받는 급식을 떠올려주기를 바란다). 최근에 한국에서 이용한 스타벅스는 줄을 서기보다는 라인 밖의 공간에서 띄엄띄엄 모여서 자신의 음료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어느 곳에서는 메대에서 음료를 기다리는 게 아닌 자기 자리에서 기다렸다. 일본 생활을 하다가 온 나에게는 이게 조금 쇼크였다. 왜냐면 큰소리로 직원분이 ‘아이스 아메리카노 벤티사이즈 나왔습니다~!’라고 쩌렁쩌렁 가게 안이 울리게끔 하는 게 조금 신기하고도 시끄러웠기 때문에. 내 3년간의 일본 스타벅스 이용 경력 중에서 직원의 큰 소리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1주일의 한국 스타벅스 이용기간 중 큰 소리를 적어도 세 번은 들었으니 말이다. 아마 일본에서 살면 시스템에 적응해야만 하는 생활을 해야 하니 큰 답답함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이러한 사회적 기준을 맞추어가기 어려운 타입이라면 일본 생활은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이런 게 많다).

unnamed.jpg 오사카 텐노지 스타벅스 아베노 hoop점


너무 부정적인 이야기만 한 거 같아 좋은 이야기를 하자면 이러한 시스템에만 잘 적응한다면 일본은 정말 좋은 나라이다. 위의 스타벅스 시스템에 잘 적응한다면 가게 이용 중 사소한 문제없이 기분 좋게 자신의 음료를 받고 쾌적하고 조용한 카페 이용이 가능할 것이다. 내부에서 큰 소리가 날 것도 없고, 내 음료가 내 순서보다 늦게 나오는 일도 없어 굉장한 공정감을 느낄 수 있다. 그 안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은 개인적으로 정말 기분이 좋다. 스트레스가 굉장히 적다고 해야 할까. 물론 시스템이 많다는 것은 그만한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말이다(아직 학생 생활을 즐기고 있어 이러한 것이 좋게만 다가오는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일본은 길가에 쓰레기가 적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오사카지역에 살면 굉장한 이점 중 하나가 분리수거가 정말 쉽다는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와 종이류 쓰레기, 비닐 등을 한 곳에 모아 버려도 된다(사는 건물에 따라 방침이 다를 수 있다). 내가 일했던 이자카야에서는 모든 쓰레기를 큰 비닐에 모아 버리기도 하였다. 그만큼 생활면에서 편리할 수 있는 이유는 큰 기업이 이를 관리하기 때문이다. 내가 통학에 이용하는 전철역에 가면 SAGAWA라는 유니폼을 입으신 분들을 볼 수 있는데, 이 회사가 배달, 청소, 쓰레기 등을 같이 하는 회사이다. 기업이 이를 관리하니 주변 환경들이 더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다. 특히 더 편리하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모든 건 돈이다. 자그마한 서비스 하나하나가 경쟁력이 되기 때문에, 이 조그마한 경쟁력들이 모이고 모여 교통비를 책정하고 월세와 관리비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서비스가 있다고 해도 교통비는 여전히 비싸다고 느껴지지만 말이다.


돈이 많으면 살기 편한 건 어디를 가나 그렇다고 생각한다. 아마 성향에 따라 일본이냐 한국이냐 나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압도적인 기능적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기분 좋은 서비스는 일본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스타벅스 직원들이 다 웃는 얼굴로 맞이해 주기도 하니 말이다. 당신은 어디에서의 생활이 더 맞을 거 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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