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이 맞을지 안 맞을지 알 수 있는 부분들.
일본 전철에 타면 의자에 좌석이 나누어져있지 않다. 이게 처음 보면 조금 익숙하지도 않고 낯서면서도 웃기다. 빈 좌석에 서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앉는데 그렇게 한 명 두 명 앉다 보면 애매한 빈 공간이 생긴다. 0--0-0–0-0—0, 0가 사람 -가 빈 공간이다. 이 빈 공간에 사람들이 앉으려고 하면 앉아있는 사람이 자동적으로 엉덩이를 들어 조금 옆으로 이동한다. 그렇게 빈 공간을 조금씩 더 만들어가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서로 배려해서 한 사람이라도 많이 자리에 앉는 의자이며, 나쁘게 말하면 눈치를 보아야 하는 의자이다. 여기서도 일본 생활을 조금 엿볼 수 있는 게, 조금씩 배려하며 자신의 개인적 공간을 만들어가는 습성을 알 수 있다. 만약 이 의자 시스템을 보고 서로 배려한다라고 느꼈으면 일본 생활이 나쁘지 않을 것이며 눈치를 본다고 느꼈다면 조금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런 자그마한 것들이 일본에는 일상적으로 즐비하기 때문이다.
대개 일본 생활에서 답답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관공서 시스템이다. 공공기관 시스템에서 너무 오래 걸린다는 불만을 나 또한 처음에는 엄청나게 토로했다. '한국이면 10분도 안 걸릴 텐데'라는 생각과 한다. 왜냐면 일본에서는 주민등록을 신청하는 것만 하더라도 1시간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빨리빨리 민족의 한국인은 굉장히 참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이 든다. 처음으로 드는 생각은 이해가 안 된다며 두 번째는 느리다 세 번째는 왜 이렇게까지 오래 걸리지 등등의 답답함이 엄청나다. 이를 좀 더 알기 쉽게 비교할 수 있는 것으로 스타벅스를 들어보겠다. 신기하게도 이러한 시스템에도 장점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한국도 일본도 스타벅스가 있다(이런 점을 보면 스타벅스는 엄청난 대기업이다). 스타벅스에서 손님들이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시스템을 보면 이 차이를 알 수 있는데, 일본에서는 순서대로 주문을 받고 순서대로 제품을 받아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순서에 따라 줄을 선다. 한마디로 학교에서 줄을 서서 급식을 받는 것처럼 말이다(중학교 급식보다는 좀 더 정갈하게 순서대로 받는 급식을 떠올려주기를 바란다). 최근에 한국에서 이용한 스타벅스는 줄을 서기보다는 라인 밖의 공간에서 띄엄띄엄 모여서 자신의 음료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어느 곳에서는 메대에서 음료를 기다리는 게 아닌 자기 자리에서 기다렸다. 일본 생활을 하다가 온 나에게는 이게 조금 쇼크였다. 왜냐면 큰소리로 직원분이 ‘아이스 아메리카노 벤티사이즈 나왔습니다~!’라고 쩌렁쩌렁 가게 안이 울리게끔 하는 게 조금 신기하고도 시끄러웠기 때문에. 내 3년간의 일본 스타벅스 이용 경력 중에서 직원의 큰 소리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1주일의 한국 스타벅스 이용기간 중 큰 소리를 적어도 세 번은 들었으니 말이다. 아마 일본에서 살면 시스템에 적응해야만 하는 생활을 해야 하니 큰 답답함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이러한 사회적 기준을 맞추어가기 어려운 타입이라면 일본 생활은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이런 게 많다).
너무 부정적인 이야기만 한 거 같아 좋은 이야기를 하자면 이러한 시스템에만 잘 적응한다면 일본은 정말 좋은 나라이다. 위의 스타벅스 시스템에 잘 적응한다면 가게 이용 중 사소한 문제없이 기분 좋게 자신의 음료를 받고 쾌적하고 조용한 카페 이용이 가능할 것이다. 내부에서 큰 소리가 날 것도 없고, 내 음료가 내 순서보다 늦게 나오는 일도 없어 굉장한 공정감을 느낄 수 있다. 그 안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은 개인적으로 정말 기분이 좋다. 스트레스가 굉장히 적다고 해야 할까. 물론 시스템이 많다는 것은 그만한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말이다(아직 학생 생활을 즐기고 있어 이러한 것이 좋게만 다가오는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일본은 길가에 쓰레기가 적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오사카지역에 살면 굉장한 이점 중 하나가 분리수거가 정말 쉽다는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와 종이류 쓰레기, 비닐 등을 한 곳에 모아 버려도 된다(사는 건물에 따라 방침이 다를 수 있다). 내가 일했던 이자카야에서는 모든 쓰레기를 큰 비닐에 모아 버리기도 하였다. 그만큼 생활면에서 편리할 수 있는 이유는 큰 기업이 이를 관리하기 때문이다. 내가 통학에 이용하는 전철역에 가면 SAGAWA라는 유니폼을 입으신 분들을 볼 수 있는데, 이 회사가 배달, 청소, 쓰레기 등을 같이 하는 회사이다. 기업이 이를 관리하니 주변 환경들이 더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다. 특히 더 편리하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모든 건 돈이다. 자그마한 서비스 하나하나가 경쟁력이 되기 때문에, 이 조그마한 경쟁력들이 모이고 모여 교통비를 책정하고 월세와 관리비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서비스가 있다고 해도 교통비는 여전히 비싸다고 느껴지지만 말이다.
돈이 많으면 살기 편한 건 어디를 가나 그렇다고 생각한다. 아마 성향에 따라 일본이냐 한국이냐 나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압도적인 기능적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기분 좋은 서비스는 일본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스타벅스 직원들이 다 웃는 얼굴로 맞이해 주기도 하니 말이다. 당신은 어디에서의 생활이 더 맞을 거 같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