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연극으로 나눈다면 말이야...

내 인생 2막의 시작..

by 이상한 엄마

1막이 끝나고 2막이 시작되는 시점이 언제였는지 누군가 묻는다면 , 난 단언코 말할 수 있다.

바로 우리 첫째 (태명 은총이)가 태어난 그 날..


깐깐한 듯 하지만 허당인 나는 출산예정일인 그 날도 혼자 잘난 척, 혼자 다 아는 척 하다가 사고칠 뻔 했더랬다.. 출산예정일을 앞두고 의사선생님께 물었다.. "진통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이 어이없는 질문에도 아내의 엉뚱함이 이젠 익숙한 듯 남편은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었고 의사선생님만 당황할 따름이었다.

선생님은 잠시 고민하시더니, "이게 진통인가? 라는 생각이 들면 그건 가진통(소위 가짜진통으로 진짜 진통 전의 단계를 말하곤 한다)이고 진짜 진통은 그냥 진통!!!인 줄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철두철미한(? ... 도대체 뭐가 철두철미하다는 건지..) 생리통에 비유해달라 했다. 생리통의 1,000배 정도란다.. 그래.. 천배가 되면 진통인 거다.. 나는 명심 또 명심했다..


배가 아팠다 괜찮아졌다를 반복하다 어느 순간 숨도 못 쉴 정도의 고통이 나를 덮쳐왔지만 그 순간마다 이게 진짜 진통일까를 의심했다. 생리통의 1,000배는 아니라 참고 참기를 반복..또 반복..


어느덧 새벽이 되어 침대에서 구르는 순간이 되자 남편은 제발 병원가자고 조른다.. 하지만 아직은 100배 수준이라 아니라고 안심시키니 참다 못한 남편은 친정 부모님과 통화를 한다. 상황을 듣던 친정 부모님은 한숨을 쉬며, "쟤가 헛똑똑이라서, 지가(->자기가의 줄임말) 진통인지 아닌지도 모를거다. 그냥 일단 병원데리고 가라 임서방...~~"


어설프게나마 여기 저기서 출산 과정을 찾아본 나는,출산시점도 아닌데 헛걸음하면 집에 다시 와야하는 번거로움만 있을 뿐이라며 남편에게 잘난 척을 했지만 헛걸음 하더라도 새벽 산책 다녀온 셈 치면 되지 않냐는 남편의 설득에 못 이긴 척 집을 나섰다.


병원에 도착하니 포스가 넘치는 간호사 선생님께서 내진을 하신다. 나와 남편을 바라보며 "자궁이 7cm열릴 때까지 뭐하다 이제야 왔어요? 더 늦었으면 큰일 날뻔 했잖아요"라고 하신다.. (그래 10cm가 열리면 애 머리가 나오는거였지..)


순간 소름이 돋는 것도 잠시, 일사천리로 출산 준비에 들어가기 시작.. 우리 첫째와의 첫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리고 그땐 아이를 출산하고 내 인생이 이렇게까지 달라질 줄은 전혀 예상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남편과 셀카나 찍으며 주변에 소식을 전했더랬다..


"나 엄마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