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빛여행기 - 오키나와 PART.1
늘 함께 여행을 다니던 친구들 '호'와 '정이'와 함께 우리는 여름방학의 여행지를 고민했다.
도쿄, 후쿠오카, 대만, 홍콩 등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나의 마음은 단 하나,
쨍한 여름날, 푸른 바다를 품은 오키나와를 향해 있었다.
나의 강력한 어필에 결국, 우리는 방학의 한가운데 오키나와에 떠나기로 결정했다.
호와 나는 조금 더 저렴한 21일의 항공편을,
정이는 근무를 마친 후 22일에 오키나와로 합류하기로 했다.
여행 날까지 한 달 남짓했던 시간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그렇게 어느새, 여행 당일이 찾아왔다.
21일, 나와 호는 예정된 시간에 맞춰 움직였고
이상없이 오키나와의 따뜻한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예정대로라면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할 계획이었지만,
공항을 나서자마자 밀려오는 뜨거운 더위에 망설일 틈도 없었다.
우리는 그대로 택시에 몸을 던졌다.
오키나와에서의 첫 숙소는, 남부에 위치한 '신마츠 게스트하우스 유이엔'.
사장님 가족과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따뜻한 후기들이 나를 설레게 한 곳이었다.
그리고 이 숙소의 선택은 낯선 땅에서, 진짜 오키나와를 느끼고 싶었던 나에게 딱 맞는 시작이었다.
숙소에 짐을 둔 우리는 곧바로 현지 식당으로 향했다.
계획을 짤 때는 그렇게 멀어 보이지 않았던 식당이었는데,
막상 걷기 시작하니 온 몸이 땀으로 젖으며 덥고 지쳤다.
하지만 '여행이니까' 라는 마음으로 웃으며 계속해서 걸어갔다.
길을 걸으며 동네 할머니와 나눈 '곤니치와' 한마디, 다리 밑에서 물장구 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아이들을 보며 고기에 맥주를 곁들이는 어른들.
그제야 우리는, 일본에 있다는 걸 실감했다.
식당에 들어서니 수많은 현지인들이 저마다의 저녁 시간을 즐기고 있었고
우리는 겨우 주방과 연결된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호와 나는 사시미 정식에
이름 모를 사케를 주문했다.
여름치고 괜찮은 신선도의 사시미,
청주와 비슷한 부드러운 사케 한잔.
시끌시끌했던 식당에서도 우리는 우리만의 분위기에 취했다.
조금의 취기를 가진 채 나온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기 전,
일본하면 떠오르는 '편의점'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가로등 없는 시골길, 우리는 별빛과 핸드폰 라이트에 의지한 채 천천히 걸었다.
시골길의 밤하늘은 그야말로 별의 향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