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회 코이노니아를 준비하며...
등장인물 (손양원, 손동인, 손동신, 손동희, 안재선, 군인,양집사, 김집사, 화순댁)
손양원-문현 : 하얀 셔츠, 검정바지, 뿔테안경 (약간 우직해보이는 외모)
손동인-윤기, 손동신-민기 : 학생복 차림
손동희-유리 : 양갈래 머리와 그시대 복장
학생1-민혁 모나미복장 왼팔 완장
학생2-시우 모나미복장
학생3-찬혁 모나미복장
학생무리들 마찬가지 모나미복장
안재선-성민 : 학생복 차림, 머리에 빨간 띠
군인-조영현 : 군인복장
군인무리들-2학년
김집사-천오
양집사-채원
화순댁-예빈 평범한 아줌마차림
소품 : 권총, 서류가방, 성경책, 의자등
화순댁-(밝은음악.무대에 나와서 이곳 저곳을 돌아보면서 사람들과 능청스럽게 인사를 한다.)
아이고~ 집사님 오셨어라? 요즘 건강은 좀 어떠셔? (이야기를 듣는듯)잉? 그려..잉..
그니께 내가 머라했어유. 그냥 그러려니 허고 사시라니께.. 사람이 그리 쉽게 바뀌는게 아닝께 말이여..
안바뀌는거 이야기하니 우리 애양원 손목사님 이야기도 해야겄네잉. 애양원을 열씨미 섬기면서도
삼남매 잘 키우시더니 이번에 삼남매중에 첫째 동인이라고 있는디, 이번에 미국으로 신학공부하러가기
로 날을 잡았구만요. 그렇게 꿋꿋하게 신앙생활을 이끌어 주시더니 결국에는 하나님 은혜로 이렇게
좋은일들이 생겼구만..둘째도 형따라 가고 싶다고 허니 아주 큰 경사 아니오? 우리 목사님
투옥하고 해방되는 그 힘든와중에도 하나도 마음 흔들리지않고 주님일 열씸으로 하니
결국에는 좋은일이 넘치네잉. 집사님 그리고 권사님들도 교회와서 목사님 뵙게되면 같이 축하들
해드려유.
아이고~! 시간봐라! 소여물 쑤는거 다 타게 생겼네잉~ 넘어갈테니까 모두 주일예배때 만나유~!!
잔잔한 음악(내 영혼이 그윽히 깊은데서-피아노반주)과 함께 남자의 목소리로 낭독
조명off 된 상태에서 목소리만 나온다.
손양원 : 나는 1902년 6월 3일에 경기도 함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1939년 전라남도 여수에 있는 애양원교회에 한국인으로서는 2대 목사로
부임했습니다. 1940년 한창 일본의 문화말살정책으로 일본의 전쟁영웅들을 기리는 신사참배가 한창
강요되고 있었습니다. 십계명중 제1계명인 "하나님 외에는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말씀을 지키기
위해 일본에서 강요하는 신사참배를 완강히 거부했고 결국 형무소에 투옥되고 감금되어 있다가
1945년 8월 17일 8.15해방으로 석방되었습니다.
같은 해에 나병환자를 돌보고 있는 애양원 임시원장을 겸임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지금은 1948년 10월 21일...
_조명off
스크린으로 여순사건(데모)과 관련된 사진이나 동영상을 띄우고 시끄러운 총소리와 함성이 크게 들린다.
점점 소리가 작아지면서...
_조명 on
장면 #1
무대에 동인이 신문을 읽고있다.
양집사 : (빨래바구니를 들고 들어온다)오늘은 웬일이니? 이렇게 일찍 들어오고?
동 인 : 집사님.. (잠시틈을주고) 난리가 일어나려나 봐요.
양집사 : (놀라며 되묻는다)그게 무슨 말이냐?
동 인 : 순천역에서 순사와 군인들의 총격전이 별어졌어요.
양집사 : (안타까워한다)저런..
동 인 : 동신이가 역전을 지나서 오는중인데 무슨일이 생길지도 모르겠어요.
양집사 : 야단났구나.
(헐래벌떡 동신이 들어온다)
동 인 : (와락손을붙잡고) 왜 이제야 오니... 걱정 많이 했자나!
동 신 : (숨을 헐떡이며)형님!(숨을고르고)반란이 일어났어요.
동 인 : 반란!
동 신 : 그래요! 반란군이 우리 학교를 포위 했어요. 한참 연설을 늘어 놓더니 해산시키더군요.
양집사 : (허둥지둥) 빨리 피난을 가야겠다.
동 인 : (포기한듯) 지금에서야 피할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냥 예수님 품보다 더 안전한 피난처는 없다고
생각하는게 좋을듯해요.
(동신도 고개를 끄덕인다)
양집사 : 알아서들 하거라 그럼 나도 얼른 집에 가봐야 겠구나.
동 인 : 그래요 얼른 가보세요
(양집사 퇴장하고 동인 동신 앉아 있다 이때 밖에서 폭도 학생들이 몰아닥쳤다)
학 생1 : 손동인! 널 잡으러 왔다!
동 인 : (당황하지않는다.잠시뜸을 들이고) 너희들은 왜 나를 잡아 가려고 그러는거지?
학생1 : 이 자식! 그걸 몰라서 묻고 있나?
(주먹이 날아왔다 동인 넘어지고 학생들 발로차고 때린다. 잠시 무자비한 폭행)
동 신 : (달라들어 사람들을 끌어당기며) 때리지 마! 왜 형을 때리는 거야!
동 인 : (고통을 간심히 참으며 이야기한다)왜 죄 없는 나를 때리는 거냐?
학생 2 : 네가 죄가 없다고? 너는 공산당을 미워하고 미국놈들하고 친한 놈이잖아!
동 인 : 그렇지 않아.
학생 3 : 거짓말 하지마! 니가 미국놈 편이 아니라면 왜 미국 유학을 갈라고 해?
동 인 : 나는 오직 공부하기 위해서 미국에 가려던 것 뿐이야!
학생 1 : (주변을 정리하며 나오면서 이야기한다) 죄가 또 하나있지, 우리 공산당 유물론 사상에 예수쟁이는
용납될수 없다 너는 학교 기독교학생회 회장이고 사람들을 예수믿으라고 선동했잖아! 나도 그모습을
직접봤고 또 많은 사람들이 증언했어! 이것이야말로 학생들 사이에 앞장선 예수쟁이중에 대장이잖아!
아니야?(성경책을 던지며) 좋다. 그럼 이 성경책에 침을 뱉으면 용서 해줄수도 있지.
동 인 : (떨어진 성경책을 소중히 들고 먼지를 닦으며) 예수를 믿는것이 뭐가 잘못이냐?
학생 1 : 흥! 예수 좋아허네!이 세상의 모든일을 우리같은 평범한 인민들이 힘을 합쳐 만들어가는거야.
예수라는 서양귀신이 아니고! 귀신이 이 세상에 어디있어! 예수가 만물의 섭리라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로 순진한 인민들을 선동하지마! 그런 헛소리를 믿느니 차라리 내 몽둥이를 믿어라!
동 인 :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음이 틀림이 없고, 그 은혜로 우리들이 이곳에 살고 있는거야!
지금도 늦지 않았어. 사탄마귀에 휩쌓이지말고 지금이라도 회개하고 서로 하나님 안에서
하나되어 좋은세상을 만들어보자.
학생 2 : 이 자식이 말이 안통하네... 애들아 이 자식 기좀 꺽어야겠다.(학생들 둘러쌓아 동인을 매질을 한다.)
동 신 : (학생들을 밀어내지만 중과부적 밀려나고 뒤에서 소리를 친다) 왜 죄없는 형을 때리는 거야 저리가.
학생 2: 어허 이 자식도 맞고 싶은가 본데...
(무리안에 끌어당겨 가운데 형제를 놓고 함께 매질을 한다.형제들 고통에 소리친다.)
잠시후 매질이 끝나자 두형제는 힘없이 축 늘어져 있는다.
학생 1: 자... 이자식들을 재선동무에게 끌고가자. 인민재판을 통해 잘못의 유무를 밝혀보자고!
(형제를 들지않고 팔다리를 붙잡고 무대 밖으로 끌고 나간다.)
_조명off_조명on
장면#2_손동인은 손이 묶인채로 무릎꿇려있고 안재선이 사람들 앞에서 선동하고 있다.
안재선 뒤로 많은 이들이 이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안재선 : (날카로운 목소리로) 손동인! 잘 들어라. 사느냐 죽느냐 중요한 순간이다.
지금 네 가슴에 자리 잡고 있는 예수귀신을 뽑아버리고, 우리 인민의 위대한 공산주의를 받아들이면
살것이고, 끝까지 예수를 고집하면 넌 죽는 거야. 우린 지금 노동자, 농민,모든 인민을 위하여 혁명이
라는 계몽운동을 하고 있는 거야. 너는 그것을 모르는것 같아 이렇게 많은 사람들앞에서 알려주려고
하는거야! 우리 인민들의 정의를 위한 일을 한단 말이다. 그런데 넌 한낱 예수라는 서양귀신을 믿으며
양놈들 앞잡이 노릇을 해?동족을 버리는 이적행위를 하겠다는거냐?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이냐!
이제 인민의 이름으로 널 심판하겠다. 자, 어서 예수를 믿지 않는다고 말을해!
손동인 : (단호하게) 난 어떤 일이 있어도 예수님을 버릴 수는 없다. 예수님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사람이야. 그리고, 이것은 분명 악한 짓이야.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심판할 수 있단 말이냐. 이것은 죄악이야.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사람들 앞에 큰 죄를 짓는 거야. 너희들은 너희들이 하는 짓이 무엇인 줄 모르
고 있는 거야. 너희들은 도데체 무슨권한으로 이런일을 벌이고 있는거야? 제발 정신좀 차려!
_이때 동생 동신이가 뛰어 들어온다
손동신 : 왜들 그러세요? 우리 형님은 아무 잘못 없다고요! 꼭 형을 죽여야 한다면 차라리 저를 죽이세요.
형은 우리집의 장남이라 이렇게 보낼 순 없어요. 차라리 저를 죽이시라고요.
손동인 : 동신아! 넌 어서 빨리 가라. 나를 대신해서 부모님을 잘 모시고 동생들도 잘 돌봐줘야해.
손동신 : 형님! 안돼요. 형은 앞으로 미국에 가서 공부도 더 해야 하고 장남이니깐 우리 가정을 이끄셔야 해요. 형님이 여기서 죽으면 부모님이 많이 절망하실 거예요...
안재선 : 이놈들이 감히 어디서...오호라~ 너도 이놈과 같은 예수쟁이에 미국놈 앞잽이로구나~ 그런 말도 안되
는소리 하지 말고 너도 지금 이 자리에서 예수를 부인하고 이 성경이란 책에 침을 뱉고 밟고 지나가면
너의 형제 모두를 살려줄 것이다. 어서 부인하고 침을 뱉어!
손동신 : (많은 생각이 교차한듯 말을 못하고 순간 멈칫한다.)
손동인 : (동인을 밀어내며 울부짖으며 말한다) 너희가 우리를 어떻게 해도 우린 상관없다. 너희가 나를 어떻
게 해도 말 한마디라도 절대 예수님을 배신할 수 없어. 예수님은 날위해 채찍질과 조롱을 당하셨는데
내가 한낱 죽음이 두려워서 예수님을 배신할 수 없어... 아무 죄 없이 십자가에 피를 흘리며 달리셨는
데 나는 절대 예수님을 배반할 수 없어!
손동신 : (정신을 찾은듯 크게 외친다.) 맞아요. 형님 말씀이 옳아요. 왜 죄 없는 사람들을 마구 죽이면서 정의
를 위하는 일이라고 하는 거예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세요.
손동인 : 하나님, 저들의 죄를 용서해 주세요.자기들이 하는 짓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령님을 보내 주셔
서 저들을 회개시켜 주옵소서.
안재선 : (증오에 가득한 얼굴로) 뭐라고? 우리가 죄를 짓고 있다고? 도저히 안 되겠다. 건방진 것들...
_조명off와 함께 한 순간 정적이 흐르다가. 요란한 총소리 지축을 뒤흔든다.
잠시후 롱핀으로 동인와 동신이가 쓰러져 있고 뒤이어 잔잔한 음악
남자목소리(손동인) : 예수님 참으로 감사합니다. 제가 주님 앞에 이렇게 영광스러운 길을 갈 수 있도록 용기
주심을 감사합니다. 이 작고 작은 제가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에 동참케 하심을 감사합
니다. 비록 작은 삶이지만 작은 마음이지만 주님 저를 받아주소서...
_조명 off_on 동인,동신형제의시신을 감싸않고 엉엉우는 손양원목사와 손동희.
_조명 off_on_무대 한쪽에서 엎드려 기도하는 손양원목사. 계속에서 음악은 흐른다.
_조명 off_조명 on
장면#3
큰 결심을 한듯 기도하는 자세를 정리하고 무대 가운데로 와서 앉아서
무언가를 적고 편지봉투에 접어 넣는다.
목 사 : 동희야... 거기 방에 있니?
동 희 : (들어오면서)네... 아버지
목 사 : 너희 오빠들을 죽인 학생들이 잡혀서 내일 재판이 있다고 하더구나 내가 편지를 줄테니.. 내일 해가
뜨는데로 얼른 가 서 그 학생을 사형장에서 빼내 달라고 부탁해라 그리고 그를 내아들로 삼을 것이니
그 뜻도 잊지말고 전해야 한다.
동 희 : (기가차서 말을 제대로 잇지못한다)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말씀이 진정이세요?
목 사 : 오냐...(힘들게 말을 꺼낸다.) 그러니 어서 다녀 오너라.
동 희 : (흥분해서) 아버지 제발 저의 부탁좀 들어 주세요 그놈이 죽도록 가만히 내버려 두세요.그런놈을 안
죽이면 누굴 죽인단 말이예요.오빠들보다 훨씬 더 잔인하게 죽여야 해요 살려줄 가치도 없는 놈들이
예요!
목 사 : 동희야! 성경말씀을 자세히 보아라. 성경말씀에는 분명히 원수를 사랑하라 했지 않느냐!
동 희 : (말문이 막힌다.)그럼 그놈을 용서만 하시면 되지 . 아들을 삼겠다는 것은 또 머예요?
용서 한걸로 됐지 그원수를 나더러 오빠라고 부르란 말이예요?
목 사 : 용서만 가지고는 안 된다. 원수를 사랑하라 했으니 사랑하기 위해서 아들을 삼으려는 것이다.
동 희 : (격앙된 감정으로) 아버지 오빠들의 원망소리가 들리지 않으세요(발을 동동구르며)아버지 정말 왜그
러세요.이렇게 까지 하지 않으면 예수를 못 믿는 거예요? 다른 목사님들은 그렇지 않은데 아버지는
왜 항상 별난 예수를 믿어요? 아버지 제발 이러지 마세요!(눈물을 흘린다)
목 사 : 동희야 아브라함은 백 살에 얻은 외아들 이삭을 하나님 명령 한마디에 모리아 제단에서 칼로 찌르려
하지 않았더냐 너는 어떻게 생각 하느냐? 이시험이 그 시험보다 더힘들다고 생각하냐?
동 희 : (확고한 아버지의 의지를 알고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짧게 외친다.) 아버지!
장면#4
화순댁, 김집사, 양집사 등장
화순댁 : (호들갑을 떨며) 아이고, 이를 어째... 우리 동인이, 동신이가 죽다니...천벌을 받을 놈들...그 어린것들
이 뭔 잘못이 있다고...아이고...
양집사 : 그러게 말이에요. 오직 하나님과 공부밖에 모르던 우리 동인이, 동신이를 미국 사람 앞잡이 노릇을
했다고 누명을 씌워서 죽였다면서요 글쎄. 아 그놈들이 공산주의인가 뭔가를 추종하는 녀석들인데
다들 동인이 학교 친구들이었대요.
화순댁 : 뭣이라고? 동인이, 동신이를 죽인 사람들이 어린 학생들이라고? 아니 그런 싸가지 없는 것들이 있을
까? 조막만한 것들이 총은 어디서 구했고 또 살인까지 저질렀을까? 어른들은 뭐 한 거여 그럼? 째깐
한 것들이 싸우고 그러면 말렸어야지 그걸 가만히 놔둬부렀그만잉! 근디 가들이 뭔 원수가 져서 동인
이 동신이를 죽였을까?
김집사 : 모르시는 말씀. 공산주의자들이라고 하는 빨갱이들은 종교라고 하는 것을 인정을 하지 않는답니다.
그들은 뭐라더라...마르크스라는 사람이 주장하는 유물론인가 뭔가를 따른다는데 세상에는 전부 물
질이 우선이지 신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답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하나님을 부인하는 것이
고 그런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들을 가장 증오하고 죽이려드는 것이지요. 자기네들 공산주의 혁명
사업과 사상 실현에 걸림돌이라는 거지요.
양집사 : (화들짝 놀라며)그럼, 하나님을 믿으면 다 죽인다는 거예요? 김집사님!
김집사 : 믿는 사람들을 붙잡아 놓고 예수님을 믿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면 살려 주고 계속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 죽인다고 협박하거나 감옥에 처넣는답니다. 아마도 우리 동인이 동신이는 끝까지 예수님을
부인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꾸짖었었나 봐요. 죄를 회개하라고...
화순댁 : 워메... 그냥 안믿는다고 말하고 그 놈들 안심시키고 풀려놨으면 좋았을걸. 그냥 안 믿는다고 해 부렀
으면 살았을건디 잉! 안그라요? 일주일만 더 숨어있었더라면...
김집사 : 동인이하고 동신이가 어디 그렇게 믿음이 약한 아이들이었습니까? 목숨을 건지기 위해서 주님을 부
인하는 죄를 범할 아이들이 아니지요. 아무튼 정부의 진압작전이 성공했고 그때 앞장서서 사람들을
괴롭혔던 주범들을 다 잡아들였고 조만간 조사를 해서 재판후에 벌준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화순댁 : 조심스럽긴허디 잘되었구만.. 그럼 그때 그놈들은 전부 사형이겠네잉..
양집사 : 그런데 우리 목사님께서 동인이하고 동신이를 죽인 범인을 용서하신다고 그러셨다면서요?
그게 사실이에요?
김집사 : 네, 맞아요. 범인을 잡았는데 목사님께서 용서하신다고 그랬대요.
화순댁 : 뭣이여? 그런 나쁜 놈을 용서해부러? (한참을 있다가 갑자기 이해 한다는 듯이) 아이고, 아이고.
얼마나 충격이 크셨으면 우리 목사님이 정신이 나가부렀구만. 그런 놈을 용서하신다니...
우리 목사님이 제정신이 아니여. 아이고, 아이고...짠은거. 동인이 동신이도 짠허구, 우리 목사님도
짠해분거. 아이고....
김집사 : 그런 것이 아니예요. 목사님께서는 그 범인을 용서하시는 것만이 아니라 그를 동인이 동신이 대신 당
신의 아들로 삼으신다고 하셨어요. 모든 게 하나님께 감사 드릴 일이라고 하시면서...
모두들 : 뭐라고요? (모두들 깜짝 놀란다.)
화순댁 : 단순허니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아들로 삼아요? 거기다 하나님께 감사드릴 일이라고라? 어메, 어쩌
끄나 진짜로 미쳐부렀구만. 우리 손양원 목사님이 완전히 돌아부렀어. 허기야, 하루 아침에 아들을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잃어 버렸는디 제정신이겄어?
_무대위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모양세로 시끄러워진다. 잠시후 조용 해지면서 무대한쪽에 동희가 등장한다.
화순댁 : 아니..저거 동희 아니여? 워메 저것도 지들 오빠 죽고 나서 풀이 확 죽었고만..동희야~
동 희 : (다가오면서) 안녕하세요.
김집사 : 그래.. 그나저나 괜찮니?
동 희 : (살짝 끄덕이며 여전히 풀이 죽어있다)
양집사 : 우리 동희가 맘고생이 많겠구나..목사님은 괜찮으시니?
동 희 : 네. 어제 하루 종일 기도실에서 나오지 않으시고 기도만 하셨어요. (끝내 울음을 터뜨리며) 집사님 어
떡하면 좋아요? 우리 오빠들이 불쌍해서 어쩌죠? 그 착한 오빠들이 불쌍해서 어떡해요...(흐느낀다.)
김집사 : 그래... 네 마음을 알겠다. 사랑하는 오빠들을 한꺼번에 둘이나 잃었는데 네 마음이 오죽하겠니? 그래
울어라...울어서 네 마음이 풀릴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울어라. (한참 사이)이제 좀 진정이 되니?
동 희 : (말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한참 후) 전 아직도 오빠들이 죽었다는 사실이 믿기질 않아요. 어디선가
'동희야!' 하고 부르며 나타날 것만 같아요.
양집사 : 그럴 거야. 너희 남매의 우애는 정말 남달랐지. 어딘가에 살아 있을 거란 느낌이 들만도 하단다.
하지만, 동희야, 슬퍼하고만 있어서 될 일이 아니잖니? 이제 진정하고...
그래 아빠는 어떻게 하고 계시니?
동 희 : (갑자기 분노하며) 저는 아빠를 더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오빠들의 죽음에 슬퍼하지도 않으시는 것
같고...
양집사 : (말을 자르며) 설마 그러시겠니?
동 희 : 아니에요. 정말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하루 종일 기도실에 들어가셔서 나오지도
않으시다가 어제 저녁에야 나오셨어요. 근데, 나오셔서 하신다는 말씀이 뭔지 아세요? 정말 우리
오빠들이 친아들이 아닐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또 흐느낀다.)
화순댁 : 워메.. (틈) 그럼 아까 김집사가 한 말이 참말이구먼...그 놈을 용서하고 아들로 삼는다는..
동 희 : (끄덕이며) 네..진짜예요. 저도 이해가 안되요..어떻게 그럴 수 있죠? 말도 안되요.
김집사 : 동희야.. 목사님은 무언가 큰 결심을 하신거야. 나중에는 니가 더 잘 알게 될거야. 원수를 원수로 대
하지 않고 사랑하고 용서하는 큰 믿음의 결과지.
동 희 : 네.. 한편으로는 저도 그런 마음이 들긴 하지만... 항상 들었던 예수님의 가르침인데 그것을 받아드리
고 실천하려고하니 저도 힘이 들어요. 아무튼 오늘 순천에서 그 반란군들에 대한 재판이 있다는
데 아버지께서 급히 저를 보내셨어요. 혹시라도 있을 사형집행을 막으려고 말이예요.
화순댁 : 워메 나는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겄네. 믿음이 있으면 자기 자식을 죽인 원수도 용서하고 사랑하게
된다는 말인가? 난 정말 알수가 없네잉.. 아무튼 간에 두고보면 알것제 뭐.
_조명off _조명 on
장면#5
무기를 장착한 군인무리중 한 군인이 앞에서 안재선을 심문하고 있다
군 인 : 이름
안재선 : ....
군 인 : (큰소리치며) 이름! 이름을 대란 말이다
안재선 : (두려움에 떠는 목소리로) 안 재 선
군 인 : 너의 죄목은 말 안해도 잘 알겠지. 네가 손동인, 손동신을 탈취한 총으로 쏴죽였지.
안재선 : (비겁하게 현실을 피하고자 거짓말을 한다.) 내가 직접 죽이지 않았어요.
군 인 : 지금 같은 학교 학생들이 모두 증거를 대었다.
안재선 : 아닙니다. 아니에요. 전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곳에 가긴 했지만 총을 쏘진 않았습니다.
군 인 : 너의 선동행위를 본사람이 수십명이야! 너의 선동 때문에 사람들이 휘둘려서 사람을 죽인거야!
알아?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어떻게 같은 학교 친구를 그렇게 무참하게 죽일 수 있나?
안재선 : 아니예요.. 전 죽이지 않았어요.
군 인 : 너같은 빨갱이 때문에 얼마나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갔는지 알아!
안재선 : 전 아니예요? 한번만 살려주세요.. 전 죽기 싫어요.
_무대 한쪽에 동희등장 재선을 노려본다.
군 인 : 잘 봐라.. 이 아이는 니가 죽인 동인이와 동신의 여동생이다. 오늘 니가 그럴 줄 알고 불렀지. 이 사람
이 너희 오빠들을 죽인 사람이 맞지 ?
안재선 : (동희를 노려보며 악을쓴다.) 난 너희 오빠를 죽이지 않았어.
군 인 : 아니 이놈이..
동 희 : 함께 우리오빠를 잡으러 갔다가 오히려 오빠들의 말에 감동해서 그 길로 반란군을 뛰쳐나와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된 윤선웅형제님이 그 살해 현장에 있었던 일들을 목격하고 우리들에게 진실을 밝혀
줬어요.
군 인 : 이런대도 발뺌을 해
안재선 : (악에 받친다)아니라고... 윤선웅 그 새끼는 배반자라고..나를 모함하는거야! 아니야!!
군 인 : 가만히 있지 못해. 더 이상 못봐주겠다. 넌 오늘 총살형이다. 데리고 나가...
안재선은 여전히 불안한 표정으로 손발이 묶이면서 두려워하고 있다.
동 희 : 아저씨...
군 인 : 왜 그러나
동 희 : 사실 저는 여기에 증인 자리로 온 게 아니예요?
군 인 : 아니 그럼 뭐 때문에 왔는데?
동 희 : 사실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왔어요. 우리 아버지께서 우리 오빠들을 죽인 안재선이라는 사람을 용서
하신다고 하셨어요. 그러니 제발 사형은 면하게 해달라고 하셨어요.
군 인 : (크게 놀란다) 뭐야! 용서, 정말이냐?
동 희 : 정말입니다. 용서하실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죽은 오빠들 대신 아들로 삼으실 거라고 하셨어요.
군 인 : 저 안재선이를 아들로 삼아? 자신의 아들들을 죽인 살인마를...? 하하하 아냐, 아닐 거야.
네 아버지가 충격에 제정신이 아닌 거야. 자식을 한꺼번에 둘을 잃었으니 그럴 수도 있지.
아무튼, 안재선은 오늘 사형을 집행한다.
동 희 : (애원하듯이)아버지의 뜻이 아니라면 그 먼 여수 애양원에서 여기 순천까지 나이 어린 저를 보내셨겠
어요? (안재선 쪽을 바라보며) 안재선..아니...이제 나의 오빠로군요. 내 오빠가 왜 저런 모습으로 비
참하게 서 있게 하지 마시고 우리 오빠를 풀어 주세요.
안재선 :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것을 감지하고 갑자기 절규한다) 안돼, 안돼, 아니야. 난 죽어야 돼. 난 살
인자야. 사람을 죽인 살인자란 말이야. 누가 모를 줄 알고? 날 살려 놓고 서서히 복수하려는 거야. 아
니, 평생을 양심의 가책으로 조금씩 미쳐가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위로 받으려는 거야. 흐흐흐 잔인
한 것들 뭐 날 용서해 줘? 웃기고 있어 누가 누굴 용서한다는 거야. 난 그놈들을 양놈 앞잡이를 처형
했을 뿐이야. (두손을 불끈쥐며) 난 인민의 영웅이란 말이다. (동희를 붙잡아 흔들며)날 봐. 날 똑바
로 보란 말이야. 난 살인자야. 네 오빠들을 죽인 살인마란 말이야. 죽어야 해. 난 죽어야 한단 말이야.
(동희를 다른 곳으로 밀쳐버리고 군인에게) 이봐요, 당신. 나야, 나. 빨갱이 안재선이야. 당신은 공산
주의자를 제일 싫어하잖아. 어서 쏴. 어서 날 죽이란 말이야. (절규하며 쓰러져 흐느낀다.)
군 인 : (흥분해서) 그래, 맞아. 넌 빨갱이야. 빨갱이는 이 땅에 살아 있을 필요가 없는 인간이지.
그래, 죽여주마. 깨끗하게 죽여주마. (권총을 뽑아 든다.)
동 희 : 안 돼요. 차라리 날 쏘세요. 아저씬 왜 제게서 하나 남은 오빠까지 빼앗아 가려고 하세요? 저의 하나
밖에 없는 오빠를 지켜 주세요. 제발 살려 주세요. (동희 흐느낀다. 잠시 후,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동
희 무대 중앙으로 나서며) 예수님, 고맙습니다. 제게 이렇게 소중한 새 오빠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한, 제게 용서의 큰 열매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간음한 여자를 심판하려는 사
람들을 향해 죄 없는 자만이 돌을 던지라 하셨던 예수님. 우린 모두 죄 인임을 고백합니다. 그런 죄인
들을 사랑하시는 예수님. 그래서, 십자가에 못박혀 피 흘리신 예수님. 그것이 바로 사랑과 용서의 근원
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빠, 재선 오빠. 일어나세요. 일어나서 저기 사랑과 용서의 예수님을 보세
요. 예수님은 재선 오빠를 위해서도 피를 흘리신 거예요. 오빠를 사랑하고 용서하신 예수님을 보세요.
그리고, 새로 거듭난 삶의 행복을 누리세요. 아빠와 엄마 그리고, 이 동생과 행복하게 살면서...예수님
과 더불어 살면서 말이에요.
안재선 : (천천히 일어난다. 그리고, 동희가 바라보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어 올리며) 예수? 날 위해서도 십자
가에서 피를 흘리셨다고? 누구십니까? 당신은 누구십니까? 당신은 누구시길래 예수쟁이들만 골라서
핍박하고 살인까지 했던 내게도 이렇게 큰사랑을 주시는 겁니까? 진정 제게도 그 사랑을 받을만한 자
격이 있는 건가요? 나 같은 죄인을 용서하시는 겁니까? 아니에요. 예수님. 절 용서하지 마세요. 전 살
인마입니다. 그것도 목사님의 아들들을 죽인 극악무도한 죄인입니다. 전 용서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
입니다. 그래도, 용서받을 수 있는 건가요? 목사님의 아들로서, 저렇게 착한 아이의 오빠로서 살아갈
수 있는 건가요? 차라리, 절 벌주십시오. 지옥 불에서 살갗이 익어 일그러지는 고통의 벌을 주십시오.
어떻게 사람을 둘씩이 나 죽여 놓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갈 수가 있겠습니까? 절 죽여
주십시오. 절 죽여 죽은 이들의 원수를 갚게 하여 주십시오. 예수님! (흑흑 흐느낀다.)
동 희 : 오빠, 오빠는 방금 절실하고 진실되게 스스로가 죄인임을 예수님 앞에서 고백했어요. 그런 오빠를 예
수님은 이미 용서하시고 사랑하실 거예요. 오빠는 이제 어느 누구도 심판할 수 없어요.
안재선 : 어느 누구도 날 심판할 수 없다. 어느 누구도...예수님은 날 용서하시고 사랑하신다. 아! 이 벅찬 감
동, 이 넘치는 은혜가 어디 있을까? 지금까지 고아로 외롭게만 자라온 내가 이런 사랑을 받아 본 적
이 있었던가... 외로움과 그리움에 한 여름에도 허전했고 그러기에 세상이 더욱 밉기만 했던 내가 이
렇게 따스한 위로를 받아 본 적이 있었던가. 예수님. 감사합니다. 나 같은 죄인을, 죽어도 일 백 번은
고쳐 죽어야 할 나를 용서하신 예수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목사님의 아들로서, 예수님의
사랑 받는 사람으로 살아가렵니다. 날 용서하시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예수님, 예수님. 아, 나의
예수님! 날 받아 주옵소서.
_조명 off
_조명 on
장면#6
추도예배로 등장인물이 모두 모인자리
다함께 수군거리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동 희 : 오늘 이 자리는 그래도 우리와 함께 했던 오빠들을 보내는 자리입니다. 또한 너무 감사하게도 오빠들
을 대신해 귀한 재선오빠를 보내주셨습니다.(재선은 들어오지못하고 망설인다. 동희가 재선을 이끌고
재선 마지못해 나온후 사람들앞에 잘못했다고 울면서 반성한다.동희는 괜찮다고 재선을 다독인다.)
여기에 모두 모이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마지막으로 담임목사님 말씀을 듣겠습니다.
주변 어두워지고 목사님 롱핀 (배경음악 : 내영혼의 그윽히 깊은데서 연주곡)
목 사 : 주님 저에게 과분한 큰 복을 내려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이번에 겪은 이 일들이 옛날
내 아버지 어머니가 새벽마다 부르짖던 수십년 간의 눈물로 된 기도의 결실이요 나의 사랑하는
애양원교회 형제 자매들이 23년간 나와 내 가족을 위해 기도 해준 그 성의의 열매로 믿어 의심치
않으며 주님께 이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첫째, 나 같은 죄인의 혈통에서 순교의 자식들이 나오게 하셨으니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둘째, 허다한 많은 성도들 중에 어찌 이런 보배들을 주께서 하필 내게 맡겨 주셨는지
그 점 또한 주께 감사합니다.
셋째, 3남3녀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두 아들 장자와 차자를 바치게 된 나의 축복을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넷째, 한 아들의 순교도 귀하다 하거늘 하물며 두 아들의 순교이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다섯째, 예수 믿다가 누워 죽는 것도 큰 복이라 하거늘 하물며 전도하다 총살 순교 당함이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여섯째, 미국 유학 가려고 준비하던 내 아들, 미국보다 더 좋은 천국에 갔으니 내 마음 안심되어,
하나님 감사합니다.
일곱째, 나의 사랑하는 두 아들을 총살한 원수를 회개시켜 내 아들 삼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여덟째, 내 두 아들의 순교로 말미암아 무수한 천국의 아들들이 생긴 것이 믿어지니 우리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아홉째, 이 같은 역경 중에서 이상 여덟 가지 진리와 하나님의 사랑을 찾는 기쁜 마음, 여유있는 믿음 주신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께 감사 감사합니다.
끝으로, 나에게 분수에 넘치는 과분한 큰 복을 내려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감사의 대사 부분을 스크린에 띄운다)
배우들 무대위로 집결. 조명이 켜지면 인사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