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일기] 2025년 11월 30일

혼자는 어렵고 힘들어

by 승지

올해가 막바지에 이르며, 어느덧 2026년까지 한 달이 남았다. 다사다난했고 유난히 벌려놓은 일이 많았던 이 해를 잘 보내주기 위해 하삼분과 함께 연말 일기를 쓰기로 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글쓰기를 뒤로 미루다 보니 마음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고, 혼자 해내야 하는 일들이 쌓일수록 외로움은 스멀스멀 번져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지금까지 단 열 분도 쉬지 못한 하루였다. 12월을 앞두고 맞는 마지막 날이라서인지, 오늘의 나는 나 스스로에게 은근한 서운함을 선물한 듯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누군가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정작 나에게는 고맙다고 말한 적이 있었나 싶다. 쉼 없이 달려온 날들을 떠올리며 그동안 잘 살아왔는지 오래전의 나에게 의문을 건넨다.

어쩌면 나는 올해를 살아오며 마음이 따라오지 못할 만큼 앞서 달려왔는지도 모르겠다. 마음의 성숙함과는 다르게 행동은 성숙해야만 한다는 압박과, 해야 할 일이 많아질수록 감정은 뒤에 남겨졌다. 늘 그 간격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또 다른 하루를 시작했다. 잘 살고 있고 잘 비워 둔 줄 알았던 시간 속에서도 수많은 단어가 나열된 종이에서 단숨에 버팀을 고른 것처럼 언제나 버텨온 것만 같다. 그 사실을 최근에 인정하는 순간에야 비로소 나 자신에게 잠시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다행인 것은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점이다. 어디선가 각자의 자리에서 분주히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외로움이 쉽게 번지지 않는다.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건네고 있을 것이고 나는 내 자리에서 계속 걸어가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가끔 아주 깊은 외로움이 밀려올 때면 어김없이 스스로를 탓하며 한 번 무너져본다. 그러나 잠들고 난 다음 날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평소의 삶으로 돌아와 있다. 그렇게 또 한 번 고독을 선택하고 좋은 인연이 스치기만 해도 너무 소중한 건, 결국 혼자였던 시간들조차 미워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방향으로든 좋은 결과만 있기를 욕심처럼 바라본다. 스스로의 스물한 살을 잘 보내기 위해 애쓰며 12월을 기다린다.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처럼 카페에서 디저트를 고르던 오늘의 마음을 기억하며, 앞으로도 이렇게 소소한 행복을 천천히 만들어가자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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