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거쳐가는 반갑지 않은 손님
비염, 알레르기, 냉방병 세트
에어컨을 오랫동안 쐬면 콧물이 시작되면서 몸이
으슬으슬 추워진다. 머리가 띵해지면서 눈도 아파진다.
청소를 한 날은 마스크를 쓰고 해도 먼지 탓에 2일 동안 재채기와 콧물이 세트로 따라온다.
처음 냉방병이 걸린 건 재수 시절... 환기가 안 된 공간에 많이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자리를 잘못 잡으면
에어컨 바로 앞에서 장시간 공부를 해야 했다. 그 당시 에어컨은 필터 청소를 한 번도 안 했던 고물이었다.
나에게 냉방병은 수학능력시험공부를 하다가
얻게 된 녀석이다. 달갑진 않지만 원하는 대학과
맞바꾼 약간 고마운 녀석이기도 하다.
그땐 냉방병만 있었는데 어느덧 친구처럼 비염이
시작되고 먼지 알레르기 친척까지 따라붙었다.
너무 심할 때만 약을 먹는데 그것도 2, 3일 지나면
다시 재발이 될 때가 많아서 그냥 견디는 편이다.
시간이 해결해주지만 외출이 장시간 지속되면 고통이 가중되어 에너지 소진이 많다.
비염이 좋아지거나 없어질 수도 있는 건지
남편은 어느새 몇 년째 비염 없이 살고 있고
둘째도 아가 때 2, 3년은 항상 비염으로 멍한 채
콧물과 기침을 달고 살았는데 어느덧 모두 사라졌다.
큰 병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에너지를
소진시켜서 해야 할 것들을 버겁게 만드는 녀석.
반갑지 않지만 어느덧 슬금슬금 찾아와
자리를 잡고 버틴다.
다행히 개털 알레르기는 없어서 강아지를 키울 순
있어서 그나마 위안을 삼아 본다.
아. 비염 없는 세상에서 살았던 예전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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