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41 ~ 43 장<방송과 노인성> -
41
(3쪽은 떼냈다)
42
석방(放送)하시는 특별한 은총을 입으니 꿈이 헛되지 않다고 말하노라.
43
칠 월 십삼 일에 내 귀양이 풀린 기별을 듣고 이틀을 길 나설 준비를 하여 떠나려고 할 때 이성삼이 와서 말하기를 이 땅이 노인성이 비취기에 노인이 많아 백 세 넘는 이도 자주 있고 백 세 가까이 사는 이는 지금도 많이 있고 이전에 한성부 호적을 꼼꼼히 따져 검토하니 남해 노인이 팔도 중 제일이라 하니 노인성 효험이라. 지금 추분이 멀지 않으니 기다려 노인성 보시면 좋을 듯하다 하거늘 내 웃고 대답하되 천문서에 이르기를, 노인성이 빛이 매우 성하면 세상의 노인이 극히 많다 이르고 사람이 노인성 보고 안 보는 것으로 일컬은 말이 없는지라. 지금 세상에 노인이 극히 많아 요순(당우) 시절 같으니 노인성의 빛이 극히 성한 줄은 보지 않아도 알지라. 노인성 비취는 곳을 의논하면 임금님 계신 궁궐(봉래 궁전)에 먼저 비취고 장안 팔만가와 팔도 삶을 누리는 집집마다 다 비취어 있는 것이거든 어찌 남해 한 섬뿐이겠는가. 이 땅에 노인 많은 것은 다름이 아니라 요순 때 격양가 하던 노인이 요순 덕화(德化)를 입어 장수하는 것과 같다고 이성삼이 대답하되 과연 그러하니 우리는 여기 있으면서 격양가를 노래할 것이니 서울 돌아가신 후 경성 경운가를 해마다 무궁무진이 노래하소서 하더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