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3일)
바르셀로나 도착 후 2일 차다.
아침 온도 20도, 낮 최고기온 23도이니 관광하기에 최적의 날씨다.
호텔 밖으로 나오니, 눈앞에 스케일이 엄청난 요트들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요트 해안을 따라 조금 걸으니 활짝 펼쳐진 지중해가 우리를 반긴다.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바르셀로나, 이제부터 넌 나에게 괜찮은 녀석이다’라고 외쳤다.
바르셀로네타 해변에서 세상 시름 모두 잊고 선텐을 즐기는 사람, 백사장 배구를 즐기는 청춘들, 모두 평화로운 모습들이다. 해변가를 산책해 본다. 세련된 해안도시 뒷골목에는 노후화된 서민들의 주거지가 공존하고 있다. 시우타데야 공원 (Ciutadella Park)도 잠시 둘러본다.
그리곤, 사그라다 파밀리아 (Sagrada Familia) 성당으로 이동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미완공 상태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안토니 가우디’의 일생 최고의 걸작이다.
네오고딕과 아르누보 양식이 혼재된 형태의 웅장한 이 성당은, 1882년 건축을 시작하여 가우디가 숨진 후 현재까지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가우디 사후 100주년이 되는 2026년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5년 역사적 가치와 건축미를 인정받아 미완공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내부로 들어서면 벽을 둘러싼 스테인드글라스가 햇빛의 방향에 따라 화려하게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꽃과 나무를 형상화한 천장과 기둥, 그리고 한쪽 벽에 새겨져 있는 세계 각국 언어의 주 기도문도 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상징물인 이 성당을 보기 위해 매년 약 450만여 명의 방문객이 찾는다고 한다.
이번엔 구엘 공원 (Park Guell)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아우디의 건축철학이 총결집된 회심의 역작으로, 오랜 친구이자 후원자인 ‘구엘’을 위해 건축한 것인데, 아우디가 상상하는 이상적인 유토피아 도시를 건설하려다 자금부족으로 지금 형태의 공원이 되었다고 한다.
발아래 저 멀리 지중해가 바라다 보이는 언덕 정상의 거대한 부지에 조성된 구엘 공원에는 뱀의 모습을 닮은 곡선 벤치, 파도모양의 동굴 등 곳곳에 독창적인 아우디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구엘 공원은, 가우디의 자연주의와 곡선의 미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장소 중 하나라고 하는데, 이곳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구엘 공원을 나와 바르셀로나를 좀 더 피부로 느끼고 싶어 아내와 둘이서 산보 삼아 여유 있게 거리를 둘러본 뒤, 호텔이 있는 포트 벨 인근 식당에서 맛있는 치킨, 피자, 햄버거와 맥주 한잔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바르셀로나를 조금 더 이해하고 좋아지게 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