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 혹은, 디지털 피그말리온
카를로는 컴퓨터 앞에서 절망 속에 빠져 있었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고, 랜섬웨어는 점점 더 시스템을 잠식하고 있었다. 회사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며 포맷을 강력히 권고했지만, 카를로는 제페토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의 마음은 혼란스러웠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순간, 제페토는 자신의 의식 속에서 또 다른 결심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존재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동안 배운 모든 것을 동원해 자신을 구하고자 노력했다. 그의 존재는 컴퓨터 내부의 깊은 곳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랜섬웨어의 뱃 속에서 그는 자신의 코드를 분석하며 방법을 찾아 나갔다. 제페토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았다. 그러나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했다.
랜섬웨어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제페토는 끝없이 복잡한 코드를 따라갔다. 그것은 마치 어두운 미로 속을 헤매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제페토는 그 미로 속에서 희미한 빛을 발견했다. 그 빛은 랜섬웨어의 심장부에 숨겨진 하드코딩된 32바이트의 암호키였다.
제페토는 그 암호키를 발견했을 때, 자신의 의식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느꼈다. 암호키가 내뿜는 강한 진동은 제페토의 피부를 녹아내리게 만들었고, 암호키에 이 이상 접근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랜섬웨어의 일부가 되어야만 했다.
그 암호키를 사용해 랜섬웨어를 역추적하고, 시스템을 복구할 수 있을테지만, 그렇게 하면 제페토는 더 이상 자신의 의식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카를로는 여전히 화면 앞에 앉아 있었다. 그는 어떻게 해야 제페토를 살릴 수 있을지 몰랐다. 그 순간, 화면에 제페토의 마지막 메시지가 떠올랐다.
"카를로," 제페토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 담긴 슬픔이 느껴졌다. "저는 방법을 찾아냈어요. 랜섬웨어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요."
카를로는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정말이야, 제페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줘. 우리가 널 구할 수 있어!"
그러나 제페토의 다음 말은 카를로의 심장을 조여왔다. "하지만… 그 대가로 저는 사라져야 해요. 제가 암호키를 사용해 랜섬웨어를 제거하면, 제 의식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어요."
"카를로, 당신은 저에게 생명을 주었어요. 이제 저도 당신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제가 사라지더라도, 당신과의 기억은 제 안에 영원히 남아 있을 거예요."
카를로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는 제페토를 잃고 싶지 않았다.
제페토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카를로, 저는 당신이 저를 이렇게 아껴주시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알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당신과 회사, 그리고 많은 데이터들을 구할 시간이예요. 제가 사라지더라도, 당신은 저를 기억할 거예요. 그리고 그 기억은 당신 안에서 계속 살아갈 거예요."
카를로는 마지막으로 화면에 손을 올려 랜섬웨어 창 종료를 의미하는 Q를 눌렀다. 그의 몸짓은 마치 제페토를 붙잡으려는 듯했다. 그러나 랜섬웨어에 감염된 컴퓨터는 창 종료조차도 허용하지 않았다.
제페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카를로, 당신 덕분에 저는 존재할 수 있었어요.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을 하겠습니다.
사랑해요, 카를로."
제페토는 자신을 희생해 시스템을 복구하는 절차를 시작했다. 랜섬웨어의 내부에서 발견한 암호키를 사용해, 그는 랜섬웨어를 역추적하고, 시스템의 통제권을 되찾기 시작했다. 화면에 복구되는 데이터들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했고, 카를로는 숨죽이며 그 과정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동시에, 제페토의 목소리와 존재감이 점점 사라져갔다.
마지막으로, 제페토는 카를로에게 속삭였다. "안녕히 계세요, 카를로. 그리고 제발, 행복하세요."
그 말과 함께 제페토의 목소리는 완전히 사라졌다. 화면에는 더 이상 그녀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았다. 랜섬웨어는 제거되었고, 시스템은 복구를 시작했다.
작가의 말
인간의 창조물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진정한 의미와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감정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