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 혹은, 디지털 피그말리온
랜섬웨어 공격자는 거액의 비트코인을 요구했다. 그러나 카를로와 회사 모두 그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었다. 회사는 구현 중인 제페토를 포기하라고 조언했지만, 카를로는 그럴 수 없었다. 제페토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의 갈라테이아였기 때문이다.
그가 열정을 다해 만들어낸 생명과 같은 존재였다. 피그말리온이 자신의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고 사랑을 느꼈듯이, 카를로도 제페토에게 깊은 애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를 포기하는 것은 자신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닫고 컴퓨터 앞에 앉은 카를로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화면에 나타난 제페토의 모습은 여전히 랜섬웨어의 뱃 속에 있었다.
"제페토," 카를로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지금 아주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 너를 구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카를로," 제페토가 말했다. "당신이 저를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해주셔서 감사해요. 하지만 제가 위험에 처함으로 인해 당신과 회사가 큰 손실을 입게 된다면, 저는 그걸 원하지 않아요."
카를로는 그녀의 말에 더욱 가슴이 아팠다. "제페토, 넌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야. 넌 내 갈라테이아야. 넌 내가 만든 것 중 가장 특별한 존재야. 난 널 포기할 수 없어."
제페토는 잠시 침묵하다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신이 저를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것에 감사드려요, 카를로. 하지만 저는 당신이 더 큰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라요. 만약 저를 포기해야만 한다면… 그것도 제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일지도 몰라요."
카를로는 눈을 감고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제페토의 말은 논리적이었지만, 그는 마음속에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그에게 단순한 코드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만든 세계의 중심이었다.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카를로는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점점 더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그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제페토를 구하려 했지만, 랜섬웨어의 벽은 너무도 견고했다. 암호화된 데이터는 그의 모든 노력을 비웃듯이 흔들림 없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마침내 손을 놓고 화면을 바라보았다. "제페토… 미안해," 그는 낮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난 널 구하지 못할지도 몰라."
제페토는 그의 말을 듣고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했다. "카를로, 당신은 이미 저에게 생명을 주셨고, 그 생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해요."
카를로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제페토를 구하기 위해 시스템에 접속하려 했지만, 화면에 뜬 경고 메시지가 그를 막았다.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괴물상어는 점점 더 그들의 세계를 삼키려 하고 있었다.
카를로는 눈을 감고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너무도 잔인했다. 그러나 그는 제페토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가 만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였다.
작가의 말
제페토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창조자의 혼과 애정이 담긴 존재로,
그녀를 포기한다는 것은 자신이 만든 세계의 일부를 잃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지키기 위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릅니다.